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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미궁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김주영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물의 미궁'이라는 제목답게 장소적인 배경은 수족관이다. 망할 뻔하다가 간신히 살아난
수족관인데, 자체 시설 개선과 신선한 아이디어로 지금은 제법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괘도에 올라서기 이전, 그러니까 모두가 대충 시간을 때우자는 식으로 일을
하던 때에 수족관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가 있었다. 그는 가타야마였다.
두달이 넘도록 야근을 반복하던 어느 날 그는 역시나 수족관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차에 수온에 이상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순간 그는 쓰러진다. 사인은 과로에 의한 돌연사로 결론이 내려졌고,
그의 죽음은 수족관 직원을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나머지 직원들은 이전까지의 방만한 태도를 버리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홀로 수족관에서
일을 했던 동료의 뜻을 이어받기로 했던 것.
그리고나서 정확하게 3년이 지났다. 수족관은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수족관으로서의
모습을 하고 있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평온하고 분주한 수족관의 하루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하지만 관장 앞으로 휴대폰이 전달되면서 그 날은 이전까지의 나날들과
같을 수 없게 되었다. 그 핸드폰으로 정체불명의 문자가 도착했다. 그리고 곧 그 문자가
수족관에 대한 협박이라는 것을 알아차린다. 게다가 앞으로 그런 문자가 계속 될 것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 협박에 수족관 직원들은 안절부절하지 못한다.
우왕좌왕하는 직원들 사이에는 냉철하게 사건을 바라보는 사람이 단 두 명이 있었으니
그들은 관장과 가타야마의 기일이라 찾아온 후카자와였다.
협박범은 도대체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단순히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자신의 쾌락을 위해 이 모든 것을 꾸민 것일까. 아니면 그런 치밀한 계획을 세워야 할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그 협박 사건은 급기야 살인 사건으로 발전하고, 그 일련의
사건들이 3년 전에 과로사한 가타야마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지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 미묘해진다. 이 사건은 어떤 종착점을 향해 나아가는 것일까.
'물의 미궁'의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문을 아직 닫혀 있는데'를 읽었었다.
몇 페이지를 넘겼을 뿐인데 범인을 밝혀버려서 깜짝 놀랐었다.
책을 읽기 시작한지 3분이 채 되지 않아서 범인을 알게 되다니...
이 책이 재미있으려나는 둘째치고 작가가 걱정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도대체 어쩌려고 이러는거지?'라고 말이다. 하지만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초반에 범인을
알려주었음에도 소설은 긴장감을 유지했고, 비교적 흥미진진하게 읽었었다.
'물의 미궁'도 첫 장면에서 중요한 키를 하나 던져준다. 등장인물들은 알 수 없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알고있는 정보라는 게 존재하면서 독자를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흥미롭게
관찰하게 된다. 그러면서 더욱 소설 속의 상황에 몰입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사건에 관여하게 된다. 범인이 누구일까 궁리하게 되고, 사건의 허점을 찾기 위해
예리한 눈빛이 되기도 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을 읽는 시간이 더욱 즐거워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