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프 1 - 쉐프의 탄생
앤서니 보뎅 지음, 권은정 옮김 / 문예당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월요일에 왜 생선 요리를 시켜서는 안되는지, 스테이크를 웰던으로 주문해서는 안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무리 홍합 요리를 좋아하더라도 왜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는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약간은 충격적인 주방의 실체가 펼쳐진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아왔던  

청결하고 반짝거리는 키친은 적어도 이 책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만 덜 놀라게 될테니까.

이 책의 작가인 앤서니 보뎅은 실제로 스무살이 채 되기 전부터 부엌에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처음에는 단순한 아르바이트였다. 하지만 그의 오기에 불을 지피는 사건이 일어나고  

그는 요리학교에 진학한다. 그리고 그의 요리 인생이 시작된다. 요리학교를 졸업하고나서  

얼마간은 모든 상황이 수월하게 그를 위해서 진행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산전 수전 공중전은 앤서니 보뎅을 두고 있는 말인 것만 같은  

상황들이 이어진다. 그는 약물에 중독되고, 수시로 직장에서 해고되고, 다니고 있던 식당들은  

망해버리기 일수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자신의 경력을 제대로 갈고 닦지 못한 것 같다.  

그는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그다지 손님이 없는 식당에서 요리를 했다.  

그리고 일을 마치고 난 후에는 약물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그는 그 바닥에서 약물중독자로 소문이 났고, 그 이름으로는 요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는 그동안에도 요리를 놓지 않았다. 그는 키친과 요리를 사랑했다. 그것만큼은  

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게를 잡지도 미화화지도  

않는다는 점이 마음에 쏙 들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주방의 실체를 폭로에 가까울만큼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그래서 실망했다기 보다는 유쾌하고 즐거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키득키득 웃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요리사의 모습은 모두  

허상이었다는 걸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깨끗한 하얀 옷이 주방에 애초부터 가당치  

않았다. 이 책에는 그 자신이 경험한 있는 그대로의 주방의 모습이 고스란히 적나라하게  

그려져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시종일관 주방의 또 하나의 얼굴만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은 이런 일도 있었다지...'로 시작하는 폭탄 발언만이 가득한 것도 아니다. 이 책에는  

요리를 사랑하고, 이 일을 떠나서는 도저히 그 무엇도 그려지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저런 당부의 말도 군데군데 보인다. 식당을 열려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사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들을 위해... 물론 상냥한 웃음을 지으며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지 않음을 미리 알려두고 싶다. 시니컬하고 무시무시한 몇 마디를 툭하고 던지고 있다는  

느낌인데, 거기에서 그들을 위한 우려나 걱정이 느껴진다. 그는 원래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구나를 이 2권의 책을 모두 읽은 다음에야 간신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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