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 절대적인 자유를 꿈꾸다 - 완역결정판
장자 지음, 김학주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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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문장 자체가 난해하다거나, 알 수 없는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어서 어렵다는 건 아니다.

이 책은 원어풀이와 해설이 잘 되어 있는 책이니까 말이다. 그런 점에서라면 오히려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문장 하나 하나를 꼼꼼하게 읽어나가다보면 이내 혼란스러워지고 만다. 말장난 같기도 한 문답들을

쫓아가다보면, 그 질문을 던진 사람이 그러했듯이 아리송해지면서, 어느새 헷갈려 버린달까.

이것인지 저것인지 명확하게 결론 내려버리는 것은 어리석고 서투른 짓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만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유일하게 변치 않았던 것 같다. 미숙하게 성급한 결정을 내리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이 책에서

등장하는 사례에서 여러차례 보아왔으니까. 그리고 그런 실수를 하는 이들은 의례 해야 할 공부가 한참 많이 남은 사람인지라,

그런 그들은 반면교사 삼아야 겠다 생각했던 것 같다.

고전을 탐독했던 적이 있다. 사전적 의미의 그 탐독이 아니다. 탐욕에 휩싸여 읽어다라는 의미니까 말이다.

지금 되돌아보면 허영과 겉멋의 소치였다. 이 정도는 읽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 '맹자'부터 시작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고전과 친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저런 책정보를 수집한 끝에 신중하게

한 권의 책을 구입했고, 결국에는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다. 읽을 수 없는 한자가 이렇게나 많다는 걸 깨닫게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책 같았다. 전자 사전을 숱하게 두드리다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고 탁하고 책을 덮었더랬다.

그 다음에 아주 쉬워보이고, 얇은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엄청난 타협의 결과로 맹자를 시작으로 노자, 장자까지 읽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독서로 고전을 읽으므로써 얻으리라 기대했던 거의 모든 것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로부터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다시 읽게 된 게 바로 이 책 '장자'였다.

이 책은 그 당시에 얼마나 날림으로 책을 읽었는지 상시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거의 대부분의 페이지가 낯설기만 했으니까.

하지만 이전에 비해 정말 좋아진 점이 있었다. 이 책은 모르는 한자를 찾기 위해 미친듯이 전자 사전을 두드리고,

옥편을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친절하고 충실한 각주를 참고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감격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같은 문장을 읽고, 또 읽기를 여러번 반복했기에 한자를 찾는 시간을 절약했어도 이 책을 읽는데

꽤 시간이 걸렸지만. 그렇지만 그것만으로도 고전과의 거리가 확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이제는 더 이상 가까이 하기에 너무나

난해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니까 말이다. 오히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며 새삼스레 고전에 다시 한번 호감이 생겼다.

이 책을 아직 1번 밖에 읽지 못했다. 장자에는 이러 이러한 내용이 있다는 것을 대략적으로 파악했을 뿐이다.

이해했냐고 묻는다면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아직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는 모르겠다고.

하지만 이제 '장자'를 맞닥뜨려도 멍하니 '호접몽'을 생각해내고는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겠다는 것만을 떠올리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기에는 장자가 가지고 있는 게, 보여주는 게 너무나 많다는 걸 이제는 알았으니까.

다시 한번 천천히 '장자'를 읽어볼 생각이다. 그러면서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지 가만히 귀기울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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