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이도 떠나는 세계 일주 전략서
이토 하루카 지음, 김윤희 옮김 / 브레인스토어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돈 없이는 세계일주를 떠날 수 없다. 돈이 없으면 세계일주는 고사하고 동네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망설여지지 않을까?

그런데 돈 없이도 떠나는 세계일주 전략서라니, 내심 약간의 기대를 하며 급하게 펼쳐봤다.

그런데 역시나 였다. 돈 없이는 세계일주를 떠날 순 없었다. 단, 내 돈 없이 세계여행을 하는 건 가능했다.

적어도 이 책을 쓴 그녀는 가능했다. 취업을 앞두고 세계일주를 결심했으나 금전적인 문제가 부딪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에 대해 해결책으로 기업 협찬을 생각해낸다. 그리고 기획서를 작성해서 여러 회사에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한다.

그게 시작이었다. 물론 부정적인 대답을 듣기도 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의사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게 그렇게 세계 일주가 시작되었다. 기업 협찬으로 여행 경비와 필요한 물건들을 지급받은 대신 몇 가지의 미션을

수행하기로 약속하고 떠난 여행인지라, 여행은 그냥 여행이 아니었다. 매일 3~4가지의 미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진을 찍고, 보고서를 써내고, 블로그에 끊임없이 포스팅을 해야 했다. 그리고 여행일정을 마음대로 바꿀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 대신에 그녀의 세계일주는 흑자로 마무리되었다. 흑자라니...존 탬플턴이 여행 중에 타고 다니던 트럭을 팔고,

이후에 여행기록을 출판해서 흑자를 기록한 적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사람은 존 탬플턴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상상할 수도 없는 여행 후 흑자가 가능하다니 놀랍기만 할 뿐이었다.

주요 경로를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인데다가 이 책을 쓴 이는 본인이 밝히는 바로 결벽증이 약간 있다보니

이 책에는 고생담이 드문드문 자리잡고 있다. 손톱 밑까지 소복하게 쌓이는 모래하며, 식중독으로 고생한 이야기며,

여행 지원을 받으면서 약속했던 미션을 해내지 못할까 안절부절했던 나날들에 대한 회상과 노트북이나 카메라가 고장날까

전전긍긍한 경험들이 때때로 등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눈밭같은 소금 사막과 그곳에 머무는 동안 단골이 된 쥬스가게처럼 그곳으로 떠나지 않았다면

결코 만날 수 없었던 풍경들도 함께 펼쳐진다. 그리고 그 장면들은 여행의 이런저런 어려움을 많이 희석시켜

주었던 것 같았다. 그리고 세계일주는 무사히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솔직하고 거침없는 그녀의 글들이 재미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 책도 어쩌면 미션 중에 하나로 수행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그리고 누군가 돈 없이 세계 일주를 떠난다면 이 책이 그다지 도움이 될 것 같지도 않고 말이다.

정말 돈 없이 떠난 게 아니었으니까. 다만 내 돈이 들지 않았을 뿐이니까.

그러니까 가벼운 주머니이지만, 열정과 젊음을 여비삼아 세계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이 책을

실용적인 여행 정보 수집을 목적으로 읽는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여행 경비를 마련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라는 건 핑계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이 책을 읽다보면 어쩌면 이제까지 자신을 여기에 묶어두었던 여러가지 이유들이 조금씩 희미해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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