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도시여행자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표지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 그냥 독특한 표지이려니하며 눈여겨 보지 않고 지나쳤다.
그리고 이 책에 있는 에피소드를 전부 읽은 다음에야 알 수 있었다.
그 지도에는 이 책에 실려있는 단편소설을 이끌었던 이들의 어느 순간이 좌표처럼 표시되어
있다는 것을 말이다.
요시다 슈이치의 최신작이기도 하지만 10년간의 단편을 모아놓은 책이기에
단편 읽어갈 때마다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그의 책들이 있기도 했다.
'7월 24일의 거리'가 떠오르기도 했고, '퍼레이드'의 한 부분이 연상되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 좋아한다면 분명 이 책에도 꽤 호감을 느끼지 않을까 한다.
이 단편들 속에는 그의 장편을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말이다.
이제까지 읽어왔던 그의 소설은 장편들을 주를 이루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의 단편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걸 잊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퍼레이드도 장편이지만 단편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은 책 중 하나였고,
'일요일들'은 인물들이 교차하고 있기는 했지만 단편의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도 있었다.
그런만큼 그의 단편은 낯설지 않았어야 했지만, 이상하게도 익숙하지도 않았었다.
그랬던 그가 시간을 두고 써내려간 단편의 모음이 한 권의 책이 되어 나왔다고 하니
요시다 슈이치의 단편소설에 호기심이 발동한다면 '도시 여행자'를 집어들고 천천히 페이지를
넘겨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제목이 '도시여행자'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참 외롭고 쓸쓸해보인다. 작은 등에 커다라 가방을 매고 간신히 한걸음씩 발을 내딛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과 매치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들이 힘차게 거리를 걷는 건
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발걸음을 영영 멈춰버릴 것 같지도 않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갈 것만 같은 인물들이 모여서 '도시여행자'집단을 만들고 있다.
페이지 속에는 요시다 슈이치라는 이름으로 연상되는 분위기들이 무리를 이루며 소용돌이
치고 있다. 그리고 그 휩쓸림에서 빠져나와서 다시 표지의 지도를 봤을 때, 그곳에 정말
그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