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는 양들의 축연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사이트 밀',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의 작가 요네자와 호노의 블랙 미스터리 연작 소설이라고 한다.

그의 이름으로 출간된 소설들의 제목이 참 특이하다.

'인사이트밀',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 '덧없는 양들의 축연'...

제목만으로는 그 어떤 것도 짐작할 수 없다.

'봄철 딸기 타르트 사건'은 '초콜릿칩 쿠키 살인사건'과 비슷한 분위기려나 예상했었는데

'덧없는 양들의 축연'을 읽으면서 받은 인상을 토대로 미루어 짐작해보건데,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인사이트밀'은 그 제목만으로는 책의 줄거리에 대한 어떤 정보도 주지 않고 있다.

다만 밀실이지 않을까라는 희미한 예감 정도만을 허용할 뿐이다.

'덧없는 양들의 축연'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양들은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건지 조바심을 쳐야했다.

이 책은 다섯 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있는데, 마지막 에피소드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그 양들과 축연의 정체가 밝혀지니까 말이다.

책제목만으로는 어떤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그 정체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이 책을 구성하고있는 다섯 가지 이야기는 하나의 접점을 가지고 있다. 바로 '바벨의 모임'.

대학교 독서모임으로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그 가입이 허가되는 모양이다.  

그 모임에 가입한 사람이나, 그 회원의 주변인이 각 에피소드의 주축을 이루며 스토리가 진행된다. 

다섯 편의 소설의 시대적 배경이나 소설의 분위기가 비슷한 면이 없잖아 있다.

습도 높고 묵진한 공기가 책장 사이에 깔려있다고 해야할까. 그런 분위기를 일관적으로 유지하며

만들어낸 그 이야기들은 바벨의 모임에 대해 살짝 언질을 주는 정도로 그치고 있어서 그 모임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게 한다. 이 모임에는 분명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이 모임이 후반부에 가서는

무언가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는 예감이 든다. 그리고 그 예감은 틀린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책과 동일한 제목을 가지고 있는 에피소드 '덧없는 양들의 축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기괴한 사건이 일어나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사건을 바벨의 모임은 직격탄을 맞게된다.

그 사건의 회오리 바람에 바벨의 모임이 휘말리게 되고,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지만

바벨의 모임의 역할은 다른 에피소드에서와 마찬가지로 매우 수동적으로 다루어진다.

그 모임은 전면에 나서는 법이 없다. 베일에 가려진 신비한 모임으로서의 본분을 이 소설 속에서 지켜나가고 있다.

바벨의 모임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요건으로 필수적인지는 몰라도, 그 구성원으로 명문가 자제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에피소드에서는 명문가의 딸들과 그녀를 곁에서 돌보는 하녀가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잔잔하기만 했던 일상의 정적을 깨는 사건들이 그들 주위에 일어난다.

그리고 속을 알 수 없는 인물들의 담담한 독백으로 그 사건의 전말을 전해들을 수 있다.

뜬금없고 침착한 목소리의 독백은 이 책의 표지처럼 컴컴하고, 인적없이 고요한 분위기를 지속할 수 있게 만든다.

바벨의 모임이 독서 모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책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고전들의 깜짝 출연이 이 책에서 깨소금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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