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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
닉 혼비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바웃 어 보이', '하이 피델리티', '피버 피치'의 작가 닉 혼비...
인터넷 서점 책소개글을 읽다가 '덜 자란 남자의 성장기'라는 멋진 설명을 발견했다.
'슬램'도 덜 자란 남자의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정말 덜 자랐다는 것.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16세 미성년자라는 것. 축구나 음악 대신에 스케이팅(빙판 아니다)에 심취해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측면에서는 다른 소설에서 등장하는 주인공들보다 어른스럽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닉 혼비의 다른 주인공들이 아이스러운 어른들이었다면, 이 소년은 어른스러운 아이라는 느낌이다.
그래도 아이는 아이, 그 역시 도망치고 싶을 수 밖에 없는 고민에 당면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잠깐 도망친다.
TM의 자서전을 이 소년은 읽고 또 읽는다. 질문하고, 그에게서 대답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나름 대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때로는 생뚱맞은 답변에 속이 터져하지만, 그 대답 속에서도 진리는 숨어있었다.
TM은 샘(소년의 이름이 샘이다)의 영웅이자 자신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의 미래상이랄까...아무튼 멘토 같은 존재인 것 같다.
하지만 어느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자신인 것 같다. 이미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있는, 이미 결심을 하고 마음을 굳힌 자신.
참 TM은 티에리 앙리가 아니다. 토니 호크다. 스케이트 보딩계에서 그가 어떤 존재인지 이 책을 읽으면 알 수 있다.
이 사람 모르면 쿨하지 않은 사람 취급을 꽤 여러 차례하고 있어서 살짝 빈정상할 뻔도 했다.
어쨌든 샘은 스케이팅에 매료되어 있다. 스케이팅 기술 몇 개를 구사할 수 있으며, 토니 호크의 포스터와 대화하곤 한다.
평온한 일상이 계속되어 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앨리시아를 만난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다.
앨리시아와 함께할 수 있다면 스테이팅도 내팽개칠 것만 같던 날이 지나고,
다시 스케이팅으로 마음이 향하던 때에, 그러니까 앨리시아와 헤어지고 나서 그녀의 임신소식이 날아든다.
그리고 이 녀석 도망친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단 하나의 외지를 찾아서 떠난다.
하루의 가출로 끝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 아니겠는가?
샘은 그 과정들을 거치면서 성장할 수 있을까는 이 책을 읽어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슬램'을 읽다보면 토니 호크의 자선전을 한번 찾아볼까 싶어진다. 아직 번역본은 없는 것 같다. 해외주문해야 할 듯.
그래서 토니 호크에 대해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다. 와~탄복할만큼.
샘이 토니 호크를 모른다고 비웃어도 할 말 없을 것 같다.
참, 책제목인 슬램(slam)은 보드용어였다. 보드에서 떨이지는 것이란다.
샘의 슬램, 그리고 닉 혼비의 재기발랄하고 위트 넘치는 문장에 관심이 간다면 후회없는 선택이지 않을까한다.
세상에 완전하게 어른인 사람이 있는걸까. 어느 정도의 아이스러움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닉 혼비의 성장소설은 언제까지 유효한 매력을 가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난 닉 혼비가 좋다. 소설뿐만 아니라 에세이도 좋아한다. 31 songs란 책이 곧 출간될 것 같은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