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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더 사랑하는 법 (해외편 + 한국편) - 우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일상의 재발견
미란다 줄라이, 해럴 플레처 엮음, 김지은 옮김 / 앨리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Learning To Love You More'이라는 웹사이트에 과제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 과제들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범주에 속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누구도 이제까지 현실에서 시도해본 적 없는 그런 질문들이 던져졌다.
이를테면 낯선 사람에게 손을 잡게 하고 사진을 찍는다던지
다른 사람의 머리를 땋아준다던지
침대 밑을 프래쉬를 팡 터트리고 찍어본다던지
모건 로재키의 이웃 사람 중 한 명을 일회용 문신을 하는...
그런 과제들이 연달아 던져지는데, 신기하게도 그 질문에 진지하게 응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게다가 아주 많았던 것 같다. 8년동안 5000개의 답변, 5000명이 그 과제를 해냈다.
학점에 포함되는 것도 아니고, 그걸 해낸다고 해서 누군가 페이를 지불하는 것도 아닌데
그들은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하고 사진을 찍었고, 글을 썼다.
그리고 그 과제물은 한 권의 책이 되었다. 'Learning To Love You More'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명의 사람들이 과제를 수행하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는 긴 글도 있었고, 짧지만 강렬한 문장도 있었다.
어느 특별한 날에 입었던 옷을 찍은 사진 한장도 있었고,
이제까지 이런 사진을 찍어보리라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장면의 사진도 있었다.
그 사진들을 보고 있자면 침대 밑을 찍으려고 바닥에 최대한 가깝게 웅크리기도 하고,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카락을 찍기 위해 고군분투했을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머리를 땋아주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을까 고심했을것이 분명하다.
그 사람의 머리를 땋아주는 그 시간동안 그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그리고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이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그들의 과제를 살피고 있자니
사진과 함께 있는 짤막한 문장은 실제 문장 길이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에는 63개의 과제가 실려있고, 실제로는 70개의 과제가 있다고 한다.
70개의 과제를 마지막으로 공동프로젝트는 마감되었다고 한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하나하나 대답을 찾아가는 동안 그들은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되었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제를 해내기 위해 고심했을테고 기억의 상자를 뒤집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잊고 있었던, 잊었다고 생각했던, 그리고 잊고 싶지 않았던 많은 것들을 떠올리지 않았을까.
여러 과제를 해내면서 자신에게 있었지만 몰랐던 장점을 찾아냈을지도 모르고,
자신이 아끼고 있는 사람이나 물건을 찾아내면서 미소를 지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일상에서 동떨이진 곳이 아닌, 지금 생활하고 있는 지금 그곳에서 그들은 그들만의 보물을 캐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 프로젝트가 우리나라에서도 진행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두 권으로 분권이 가능한데
두번째 책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었다는 그 프로젝트를 엮은 것이라고 한다.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어서인지는 몰라도 옮긴이의 글이 꽤 많았다.
그리고 동명이인일지는 모르겠지만 같은 사람의 이름으로 작성된 글이 몇몇있어서 의아해했었다.
시간을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과제물이 많이 모인 다음에 책으로 엮어졌다면 훨씬 좋지 않았을까.
프로젝트 자체의 취지가 참 좋았던 것 같다.
이런 시도를 통해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그리고 좀 더 사랑하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일상의 아름다움에 감동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책표지에 큰 글씨로 이렇게 찍혀있다. '우리 모두를 특별하게 만드는 비밀은 일상에 숨겨져 있습니다'라고.
정말 그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