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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미식의 테크놀로지
츠지 요시키 지음, 김현숙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설거지를 하는 것보다는 먹을 것을 만드는 것...
-요리라고 단어를 사용하고 싶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내가 음식을 만드는 과정은 요리라기 보다는
얼렁뚱땅 공작작업과 유사한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먹을 것을 만드는 것보다는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고, 멋진 요리책을 보는 걸 훨씬 좋아한다.
설거지도 안해도 되고, 애매한 맛의 음식을 사흘에 걸쳐 먹을 일도 없으니까 말이다.
게다가 접시 위의 예술은 나의 몫이 아닌지 책 속의 음식과는 달리 모양새가 환상적으로 제멋대로인지라
의욕은 가끔씩 불꽃처럼 타오르다가 이내 그 모습을 감추고 꽁꽁 숨어버린다.
어쨌든 요리책을 보는 것도 좋아하고, 어느 순간부터는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도 읽기 시작했는데...
그들에게 뭔가 다른 게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미식의 테크놀로지'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그들은 참 대단하다.
요리에 대한 그들의 자세를 보고 있으면 평소에 익숙한 허술하고 나태한 자세에 대한 경개심이 생긴다고 해야하나.
기초를 중요시 여기고, 자신과 경쟁하며 끊임없이 정진하다는 느낌도 참 좋다.
그런 사람들을 멀찌감치 떨어져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두 주먹 불끈쥐고 기합을 넣게 되어버린달까.
그런 의미에서 '미식의 테크놀로지'에서 만나볼 수 있는 쉐프들은 겨울잠에 빠진 곰마냥 미동도 않고 있던
도전과 발전의 의지를 마구마구 흔들어 깨우기에 충분하다 못해 넘칠 정도로 멋진 사람들이었다.
요리에 대한 확실한 철학과 방향을 가지고 흔들림이나 망설임없이 앞으로 나가아가는 모습이
그들이 만드는 음식만큼이나 아름다워보인다.
그들의 요리 중에 몇몇은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는데, 그 차분하고 정갈한 맛이 책장을 통해서도 느껴질 것만 같다.
전문가의 손길이란 저런 건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미식의 테크놀로지'를 통해서 음식에 대한 대가들의 자세와 투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모든 일에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태도를 도출해 볼 수 있었다.
그냥 대충대충 하면서 가당치않은 엄청난 결과에만 욕심을 부리는 것은
신데렐라 언니들같은 동화 속의 얄미운 캐릭터들이 곧잘 저지르는 일인데
그런 짓을 아무런 의식도 없이 기계적으로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보다 번쩍 정신이 든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열심히 해야 겠구나. 나 정말로 게으르게 살고 있구나...!
반성도 하고, 요리의 세계도 살짝 들여다보고...한 권의 책으로 멋진 미식 여행을 한 기분이다.
요리사를 꿈꾸고 있는 사람만이 아니라, 꿈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도 좋을 책인 것 같다.
대가들이 지금의 자리에 도달하기까지의 경로와 그들의 모습에서 무언가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