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의 루앙프라방 - 산책과 낮잠과 위로에 대하여
최갑수 지음 / 예담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목요일이 참 애매한 요일이다.

 

월요일은 한참 지난 것 같은데 주말은 아직 멀게 느껴지는,

 

쉼표없는 긴 문장을 읽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버리게 만드는 날이다.

 

일상과 크고 작은 충돌을 하는 동안 씩씩함과 열정같은 것들이 마모되어 기운없는 날이랄까.

 

물론 항상 그렇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목요일은 유난스럽게 그런 기분을 부추기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의 제목에 끌렸던 것 같다.

 

'목요일의 루앙 프라방'

 

화요일도 수요일도 아닌, 목요일의 루앙 프라방은 어떤 모습일까.

 

그렇다기 보다는 루앙 프라방의 목요일이 궁금해져버렸다.

 

예쁜 사진, 섬세한 감성이 느껴지는 문장을 읽으며 이 곳에서는

 

온갖 부정적 이미지로 만들어진 두꺼운 코트를 입은 목요일은 존재하지 않는 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왠지 그곳에서는 특별한 요일같은 건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일지도.

 

루앙 프라방은 분명 이곳과는 다른 밀도를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다.

 

나른하게 반짝이는 기분 좋은 느낌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루앙 프라방을

 

여행 에세이로 먼저 만나면서 꼭 한번 가봐야지 몇 번이나 마음 먹었나 모르겠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나서 아직 가보지 않은 루앙 프라방 그려보았다.

 

사람들이 어딘가를 향해 바쁘게 걷지 않는 곳

 

낯선 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급하게 그 시선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 아니라 맑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곳

 

도시의 불빛 대신 밤 하늘의 별빛이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르는 곳

 

생활의 불편은 단지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위에 감정으로 덧칠하는 소모적인 활동은 하지 않는 곳

 

꼭 해야만 하고, 가져야만 하는 것들에 대해 쿨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누군가의 이곳에거 불평하고 총총이 떠나가겠지만

 

이 공간과 마음으로 소통해버렸다면 반드시 되돌아 갈 수 박에 없는 곳,

 

그렇지 않다면 항상 마음의 발걸음이 향할 수 밖에 없는 지점

 

책을 읽고 가지게 된 루앙 프라방에 대한 감상을 직접 그곳에 가서 수정해야지.

 

루앙 프라방에 가면 멋진 창문을 찾아봐야 겠다.

 

그리고 골목을 거닐어야지. 그리고 그 골목에서 만난 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줘야지

 

밤하늘을 바라볼 것이고, 그 멋진 나무가 있는 카페에도 들려야지.

 

그리고 누군가를 만난다면 밝게 웃으며 말할거야.

 

'싸바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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