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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 - 일본 최고의 빈티지카페 성공기!
Mana, Takemura 지음, 김희정 옮김 / 아우름(Aurum)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라는 말을 하게 만들지도 모르겠다.
구체적 계획 없이 공상에 가까운 카페 창업의 꿈을 키우고 있다면 이 책으로 구체적 계획에 한걸음 다가갈수 있지 않을까 한다.
작은 카페를 시작하기 위한 세세한 정보들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는 일본의 작지만 그들만의 색채를 선명하게 가지고 있는 카페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한결같이 가까이에 있다면 집에 오는 길에 들려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생길 만큼 아담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넘친다.
카페소개는 창업주에 대한 인터뷰로 시작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그들의 창업 동기나 컨셉 잡는 과정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는 카페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에 대한 창업주들의 대답을 들을 수도 있다.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꼼꼼하게 표를 만들어 정리하고 있고, 구체적인 창업자금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이게 아닐까라고 생각하는데, 통합해서 뭉퉁거리지 않고 비용내역별로 제시해주고 있어서 대략적인 예산을 세워볼 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창업주들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했는가에서부터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기 전에 어떤 경력을 쌓아왔는지까지 언급되어 있어서 창업준비를 이제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지침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카페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인 메뉴가 멋드러진 사진과 함께 자리잡고 있다. 식사, 음료, 디저트가 골고루 소개되고 있는데, 꽤 맛있어 보인다. 메뉴고안 포인트까지 짚어주는 세심함까지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맛있는 커피와 홍차를 끓이는 방법도 따로 장을 만들어 알려주고 있다.
카페 오너의 일상적인 하루 일과같은 것도 한 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다. 식당일에 맞물려 규칙적으로 착착 돌아가는 하루 스케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창업주들의 공통점이었다. 카페를 운영한다라고 하면 시간적으로 여유있고 자유롭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식사 시간과 생활리듬까지도 카페의 영업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었고, 카페의 규모상 창업주가 처리해야 하는 일도 상당히 많은 것 같았다. 응석부리는 마음으로 시작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치밀하고 열정적인 사람만이 제대로 된 공간을 꾸려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책 한권 들고 카페에 찾아드는 걸 좋아한다.
그날 기분에 따라 선택한 커피나 차 한잔을 기다리며 팔랑팔랑 책장을 넘기는 순간도 좋아한다.
대규모 프랜차이즈도 물론 좋지만, 그 카페만의 분위기가 공간을 가득채우고 있는 작은 가게는 나른한 오후에 발길을 잡아챈다.
하지만 '카페를 왜 좋아해? 어떤 카페를 좋아하는데?'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거 같지가 않다.
'작은 카페, 시작했습니다'를 읽으면서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는 시간도 가졌던 것 같다.
이 책에서 모아놓은 카페들만의 편안한 멋스러움을 만나면서 내가 어떤 카페를 멋지다고, 매일이라도 들리고 싶다고 느끼는지 한참을 생각해봤던 것 같다.
밥이나 커피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게 제일 맛있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금은 게으른 카페가 있다면 좋지 않을까라고 책장을 덮고 한참이나 지나서 문득 떠올랐다.
테이블에 제대로 자리 잡기도 전에 주문한 음료가 찰카닥하고 나오는 스피디함은 없겠지만, 그만큼 정성과 시간을 조미료로 사용하는 작은 공간 말이다. 집근처에 그런 작은 공간이 생긴다면 단골카페가 또 하나 생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