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중 처세어록 -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 푸르메 어록
정민 지음 / 푸르메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성대중의 약력을 읽다보면 그가 지었던 짧은 문장들이 사실은 자신의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기 위해 몇 번이고 되뇌이던 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학문적 능력은 인정받았지만, 신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그의 글이 너무도 바르고 맑아서 서글프고 쓸쓸해진다. 뜻을 한껏 펴보지도 못한 채 잊혀져 간 문인들은 얼마나 많을까. 무형의 족쇄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답답하고 분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을텐데,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남긴 글에서 그런 애달픔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분통을 터트리고 악다구니를 쓰는 일은 못하겠지만 앞으로 그들이 남긴 글을 읽고 그들을 기억해야 겠다. 그리고 그 글에서의 배움을 통해 마음을 다잡아 이전보다 곧고 맑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성대중의 처세어록'은 성대중의 [청성잡기]중에서 10개의 주제에 12항목씩, 큰 깨달음을 주는 120편의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다. '경박한 세상을 나무라는 매운 가르침'이라는 부제가 있는 이 책은 경박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따끔하게 나무라고 있다.

성대중의 따끔한 어록들을 읽으며, 내 마음 하나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된다.

자기 합리화, 나약함 그리고 태만함...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주위에 언씬거리지 못하도록 경계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씩 적어 나갔는데, 미처 다 적지 못했는데 대대적으로 못된 습관들을 뜯어 고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것이 많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리고 이제부터 허술하고 쓸모없는 변명에 기대어 자신을 속이려는 짓은 하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하나같이 옳고 마음에 새겨 따라야 할 말인데, 그 가르침을 실천하는 일은 아마도 녹록치 않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 당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고 있지만 그 감동과 여운을 금새 잊을까봐 걱정스럽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누군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을 바꾸고 새로운 모습에 익숙해 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결국은 얼마만큼 강한 의지와 의욕이 있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이상적인 인간상에 대한 나의 열망은 미적지근했었나 보다. 그동안 나약한 자신과 쉽게 타협했던 화려한 전적을 보아...

그래도 다시 한번 스스로를 믿고 싶다. 변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인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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