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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세금으로 산 책 6 ㅣ 세금으로 산 책 6
케이야마 케이 / 시프트코믹스 / 2025년 11월
평점 :
목차에 책 제목이 언급되어 있어 드디어 책과 사람이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걸까 라고 기대를 했건만,
여전히 그저 도서관 업무와 관련된 이야기일 뿐이다.
다만 이시다이라의 행동 원리는 꽤 공감이 되는데, 반골기질이나 비주류에 집착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도서관 업무를 하면서 능숙해지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게 되는 것이 좋고, 그 경험을 통해 이용자가 찾는 책을 빠르게 찾아주는 것이 좋기도 했었다. 그저 책을 꽂기만 하는 도서관 업무 중 매우 드물게 이용자에게서 감사합니다 라는 인사를 들을 수 있는 작업이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최소한 책을 언급했으면 그 책이 어떤 내용인지 살짝 알려주기라도 하면 좋을 것을, 전혀 알려주지 않은채 제목만 소비해 버리니 이야기 자체에는 공감도 안 되고 이해도 되지 않는 상황. 좀 더 책을... 이용자의 이야기를 담으란 말이다.
서지쪽은 경험 한 바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내 기억으로 국내는 출판사가 책을 출판 할 경우, 30일 이내에 국립중앙도서관에 2부씩 납부 하는 의무가 있는 걸로 알고 있어, 당연히 서지데이터는 중앙도서관이 관리하고 있지 않을까 싶어, 국립중앙도서관의 사서지원 서비스인 국가서지 검색을 해 보니 나오는 것도 있고 안 나오는 것도 있곤 하다. 다만 최신 발행된 책들이 검색 안 되는 경우가 많을 뿐이라 아직 데이터가 안 올라간 걸수도 있겠다. 만화책도 예외없이 등록되어 있다.
서지 작업이 왜 힘든지, 뭐가 문제인지가 명확하게 설명이 안 되는 이야기인게 아쉬운데, 특히 도서 24권을 모레 안에 처리하는게 무리인지, 아니면 그 전에 순차적으로 해야 했던게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으니, 20권 내외의 책을 모레 즉 이틀 뒤까지 작업을 마치기 힘든 이유, 정말 그렇게 힘들고 무리가 가는 작업인지를 설득력있게 풀지 못 하고 과장만 하는 듯 하여 좀 실망스럽다.
최소한 그 대화가 퇴근전에 나와서 지금은 늦었으니 내일부터 작업을 해야 하거나 하는걸 표현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런 세심한 표현이 부족한 점이나, 성장 없는 진상 직원을 그저 갈등에 이용 할 뿐인 부분들이 아쉬운 부분.
이동 도서관은 국내에도 시행되고 있는 서비스지만 예산과 사업성을 이유로 폐지하려는 곳이 많고, 이미 폐지한 곳도 많다. 물론 일본도 비슷하다. 어디든 예산 문제로 서비스가 중지되고 심지어 도서관 운영마저 끊기는 경우가 있으니까.
평소에는 보기 힘든 이동 도서관의 모습을 보게 된건 좋지만, 시라이가 업무에 회의감을 느끼는 것과 아이가 변상과 관련하여 곤란해 하던 것을 잘 연결하여 훈훈하게 마무리 해도 될것 같은데, 여전히 업무만 있고 휴먼드라마가 없는 점이 아쉬운 부분.
냄새나는 이용자는 업무를 하며 겪은 적이 거의 없었고, 좀 냄새난다 싶은 이용자가 있어도 그건 2m 안으로 가까이 가지 않는 이상 알 수 없어 그렇게 불쾌감을 느낄 일은 없었기도 하고, 대부분의 이용자는 그냥 대출,반납 위주라서 일부러 오래 자리 잡고 있는 경우는 경험한 적이 없다. 비가 오거나 겨울철이 아니면 창문을 열고 환기도 하니까 더더욱 냄새로 문제 될 일도 없고.
이 만화의 이야기가 일부러 부풀려서 이야기하기 위해 다소 문제를 안고 있는 이용자를 단순히 희화화 용도로 소모하는 것은 여전히 불쾌한 부분인데, 이걸 읽고 괜히 나한테 냄새나는거 아닐까? 하며 도서관 이용을 주저하진 않았으면 한다. 내가 경험한 이용자 중에는 고기나 음식 냄새가 배어 있는 사람도, 화장품 냄새가 지독하게 과한 경우도 있었지만 이런 걸로 문제 삼거나 주의를 주려 하진 않는다.
일본의 진상들은 죄다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 밖에 없나 싶은데, 왜 저런 짓을 하는지, 게다가 왜 도서관 내에서 계속 말을 걸며 대화를 하는 것을 제지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가는 상황. 애초에 도서관 내에서 정숙해야 하는 것을 위반하고 있는걸 안 막고 있으니까 진상들이 나대는 것 아닐까?
진상이라 하여 일 그만둔지 한참 되서 대부분 잊고 있었는데, 이걸 보니 좀 떠오르는게 있다.
진상이라면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경험상, 어디까지나 경험상 내가 겪은 진상들은 대부분 학생들이었다. 그 외에 드물게 노인이나 부모, 청년세대나 중년세대 순으로 있는 정도. 재밌게도 내가 경험한 도서관 이용자 비율도 거의 비슷하다. 부모,노인,청년,중년 순으로 이용 비율이 많고, 반대로 학생은 시험기간에나 학습실을 이용하려고 몰릴 뿐 그 외에는 다른 층보다 적다.
학생은 취식 금지인 열람실 내에서 과자를 까먹거나, 이용자가 사용하는 책상과 의자 아래에 껌을 붙이거나, 과자 봉지 같은 쓰레기를 버리고 가거나 하는게 일반적이고
비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구석진 서가 사이에서 남학생,여학생이 서로 물고 빨고 애무하는 경우를 좀 자주 보곤 한다. 아니 자주 보곤 했으니까 비일반적인건 아닌가?
아무튼 처음엔 사서와 다른 직원들에게 이야기 하긴 했지만... 그때 내가 일하던 초반엔 도서관 내에서 업무 매뉴얼 같은 게 있지도,만들려 하지도 않았고,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 마련도 준비도 되어 있지 않다보니 직원들이 수시로 왔다갔다 하거나 책 배가 업무로 다가가서 타인이 보고 있는 상황으로 못 하게 하는거 말고는 방법이 없었는데 지금은 뭐 얼마나 대처 할 방법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나중에는 결국 방법도 없고 권한도 없고 괜히 내가 나서봐야 될 일도 아니란걸 알아서 그냥 무시하게 되었고, 그 외엔 시험기간에 자리 맡아두려고 책가방만 덩그러니 올려두고 몇시간 동안 나가 놀러가 이용자 자리만 차지하여 다른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는 등 단순히 그런 일들이 한두번 있었다가 아니라, 그 어느 진상들보다 학생들과 관련된 진상 문제가 가장 빈도가 많고 다양하게 누적되면서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 일 별거 없는 책과 관련된 반복 노가다일 뿐이구나 라며 가장 회의감을 느끼게 된 부분이기도 했다
그 외에 드물게 출몰하는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만화에선 호통치는 인간이 무슨 이유가 있는 것 처럼 표현하는데, 솔직히 내가 경험했던 소리 지르는 진상은 이유도 말이 안 되는 걸로 소리를 지르는 경우를 경험했다 보니, 별로 공감도 이해도 되질 않는다. 감정형 진상은 본인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 뿐이고 심지어 그걸 아무 상관도 없는 다른 사람에게 푸는 것 뿐이다. 그때 나는 소리 지르는 이용자는 1~2년 정도 도서관 이용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직원이었을 때 푸념일 뿐, 도서관 입장에선 그럴수 없긴 하다.
세상은 무작정 소리 지르는 것 보다 조용하고 침착하게 대화를 하는 편이 고객으로서도, 서비스업으로서도 편하고 빠르게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나조차도 이해하고 있는데, 나보다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을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진상짓을 저지르는 것을 보면 참 한심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진상 비율이 높은 학생들이 그러고 다니는건 그냥 철없고 배운게 없어서 라고 쳐도, 나이 먹을 만큼 먹고서 말도 안 되는 걸로 감정형 진상이 되는건 정말 호르몬 핑계라도 대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올 정도다.
진상도 열람실이나 휴게실 등 공간에 따라 달라지긴 하는데, 아동도서 자료실의 경우에는 코 파서 책에 묻히는 아이들은 너무 자연스러워서 일상적인 수준이고, 의외로 아동도서 자료실쪽에서는 간식 쓰레기가 일반 열람실보다는 적었는데 그것도 참 아이러니했던 부분. 다만 일반 열람실과는 다르게 대놓고 과자를 집어 먹는 상황이 펼쳐지곤 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꾸준하게 생각하곤 하는 것이 그때 어떻게 했었어야 했나 라는 것을 고민하곤 한다.
진상짓에 대해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좋았나, 뭐라고 대답해야 했나, 그때 중요한게 무엇이었나 하는 그런 의문에 답을 찾기 위해 진상 대처술 계열 책도 읽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진상 대처술 책을 읽을 수록 이게 일개 직원 선에서 해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것도 알았고, 경영자나 관리자 선에서 단호하고 빠른 대처로 진상들이 성공 경험을 체험하는 싹을 끊었어야 했다거나, 누구 하나만 고생하고 일을 그만두어 다음 직원에게 타겟이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런 상황에 대처하는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이 같이 대응 할 수 있게 해야 한다던지, 감정형 진상은 문제가 이쪽에 있는게 아니라 진상짓을 하는 당사자에게 있지만 정작 당사자의 감정 문제를 이쪽이 해결할 방법 같은게 없는 점이 문제라서, 책에서는 장소를 옮기고 분위기와 주의를 환기시키라는데 그럴수도 없었다 보니 일개 직원 입장에선 참 답이 없는 느낌이다.
그래서 정말로 이 책이 그렇게까지 기대가 되는건 아니지만, 계속 진상 에피소드를 울궈 먹겠다면 최소한 진상 대처법과 관련한 노하우나 해결법을 가지고 있겠지 하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진상 대처 노하우 같은 것도 아니고, 머리 나쁜 주인공이 조리있게 대화를 하여 우위를 점할 일도 없으니 결국 그저 히죽거리며 궁금해 할 뿐이라서 기대했던 부분을 채워주지 못 함이 매우 실망스럽다. 그리고 항상 고객제일주의로 굽신거리며 거절을 못 하는 서비스직으로서의 한계가 명확한 모습도 그렇고 답이나 해결법을 찾기 보다 그저 작금의 상황이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인 점도 안타까울 뿐.
능숙한 화술로 상대를 구워 삶고 논리적 허점을 파고 들어, 통쾌하게 심리전에서 이기는 이야기도 결국 작가의 능력이 받쳐줘야 할 수 있는 거겠지. 그저 도서관 업무를 나열할 뿐인 점에선 전혀 기대 할 수 없는거였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