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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아이는 알아주지 않는다 : 하 ㅣ 아이는 알아주지 않는다 2
다지마 렛토 지음, 박여원 옮김 / 크래커 / 2024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흐릿하고 알아보기 힘든 상편에 비하면 하편은 약간 더 뚜렷해져서 글자 읽는건 크게 힘들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화질 구린건 마찬가지라서 화질 신경 쓰시는 분이라면 딱잘라 말해 추천 안 합니다. 어느 정도냐면 대각선을 확대 해 보면 계단현상이 보일 정도입니다. 톤 같은건 뭘 쓴건지 짐작하기도 힘들구요. 너무 고화질이라 확대해야 톤이 정상적으로 보이는 고화질e북과는 그야말로 천지차이입니다.
상편만 봐서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건지 알수가 없어서 결국 하편을 구매해서 보긴 했는데 왜 상편을 보고 추측을 하기 힘든 것인지는 하편을 보면 알게 되긴 합니다. 애초에 신흥종교의 교주인 아버지를 찾는다는 이야기 자체가 그럴싸하게 흥미를 끌어내는 요소이지만 정작 본 이야기와는 하등 상관이 없었으니까 착각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냥 아빠 찾는 이야기는 나올 필요가 없었습니다. 특히 제목이 착각하기 쉽게 만들어요. '아이는 알아주지 않는다'란 제목으로는 가족 문제 이야기처럼 보이거든요. 가족 문제 이야기가 전혀 상관없던건 아니지만 중간 소재로만 쓰일 뿐 심각한것도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내용은 단순한 보이밋걸. 소녀와 소년이 만나서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과정을 그리는 하이틴 이야기여야 했는데요. 이 두사람을 엮어주는 첫 단추가 옥상에서의 만남과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같다 라는 점이었고 그걸로 서로 거리감을 줄여나가게 되긴 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거리감을 좁히는 사건을 만드는게 신흥종교와 관련된 물건이 소녀의 아빠와 관련있는 물건이었고 재혼하기 전 아빠를 찾고 싶은 소녀가 소년의 형에게 탐정 의뢰를 하는게 중간 과정입니다.
......근데 이 소녀의 아빠를 찾는 이야기가 보기에는 그럴싸하지만 별로 쓸모없는 내용들 뿐입니다. 문제는 상편만 봐서는 모릅니다. 소녀의 아빠가 위험한 분위기로 흘러가는 반면 탐정일의 흐름은 별로 진행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게 미스터리물인지 순정인지 긴가민가 하는 시점에서 하편의 이야기는 상당히 맥빠지는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일본 서브컬쳐가 대체로 문제를 흘려보내는 식인 메데타시 메데타시 류의 긴장도 불안도 문제도 없었다 식으로 마무리하거든요. 그래놓고 결말이 좋아해로 나오니까 보는 입장에선 뭐지? 싶습니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보통 소년과 소녀가 서로 얼마나 같은 시간을 보내고 조금씩 마음이 열리는지가 중요한데 정작 소년과 소녀의 접점이 그리 많진 않아요. 불필요한 아빠 찾기 과정이 다 잡아먹고 시선을 돌리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빠질만한 사건을 만들지 않고서는 어라? 나 왜 이러지? 쟤를 좋아하나? 이러니 납득하기 어려운 흐름이 되고 맙니다.
물론 서로에게 인상을 남길만한 사건은 있었지만 아빠찾기라는 사족에 묻혀서 그 이야기를 진행하는 동안은 소년쪽의 비중을 완전히 죽여놓고는 막판에 부랴부랴 투입하는 형식이라 그리 인상적이지가 못 한게 문젭니다.
애초에 소년이 머리도 좋고 추측도 잘 하기에 아빠를 찾으러가는 소녀를 소년이 동행하여 도와주려다가 가까워지는 이야기가 더 나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년이 혼자 신흥종교를 수사하는 것은 리스크가 큰 요소이기에 현실적으로는 탐정에게 의뢰하는게 더 말이 되긴 합니다. 다만 그만큼 소년의 비중이 사라져서 이게 보이밋걸이란 인상을 못 받는게 문제죠. 좀 더 소년의 비중을 늘리고 같이 있는 시간들을 만들어 줬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상편은 이 출판사가 처음 내는 e북이라 초보가 저지른 실수일거라 생각하고 일단 그냥 넘어갔는데 하편도 똑같은 짓을 하길래 말을 안 하면 이해를 못 하는건가 싶어서 적습니다.
표지에다가 광고문구 적어넣지 마세요.
이거 소설 아닙니다. 소설이어도 독자 입장에선 충분히 기분 나쁠수 있을거고 엿먹이는 짓입니다.
서점에서 책을 샀을때 안에 홍보문구 적힌 띠지가 있을수는 있어요. 띠지 같은거야 책 사고 난 뒤 그냥 버리면 되니까요.
근데 e북 표지에다가 일러스트 비율을 5분의 1이나 잡아먹는 영역을 날려먹고 광고문구를 집어넣는건 뭐하는 짓입니까? 표지 그 다음장에 온전한 표지 일러스트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왜 표지 일러를 광고문구로 망칩니까? 이런 식으로 e북 내는건 처음 봤습니다. 아무리 출판 경험이 없어도 그렇지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건 E북 화질 구린거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왜 사람들이 만화를 양면페이지 보기 할때 전장(양면을 전부 쓰는) 페이지 그림 사이에 여백이 있거나 잘려나간 부분이 있을때 짜증을 내는지, 왜 작가의 일러스트를 소중히 여기는지 이해를 못 하는 행위입니다. 제가 이 작가 팬은 아닌데 이 작가의 팬이 봤더라면 대단히 짜증났을거라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작가의 일러스트를 훼손한 짓이니까요. 인터넷서점에서 대충 만화e북 나온것들 표지만 쭉 훑어봐도 이런 짓하는 만화가 없어요. 당연히 그 출판사들은 그게 정상이니 안 하는거구요.
광고문구를 적어 놓으면 물론 사람들 이목을 끌긴 쉽죠. 그렇지만 표지 그림은 만화가가 표지 그림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책의 느낌인데 광고문구는 그냥 몇등했고 영화화 되었고 이런 이야기뿐이니 표지가 전달하려는 분위기를 죽이는거나 마찬가집니다.
상편 구매할때 알라딘 상품 페이지 보고 에이 걍 상점 페이지만 저렇겠지 싶었는데 진짜로 e북에 광고문구 그대로 일러스트 분량 잘라먹고 집어넣을줄 상상도 못 했는데 그 뒤로 책을 내는 족족 똑같은 짓을 할줄은 더욱 상상도 못 했습니다. 같은 실수를 두번이나 하면 그건 실수가 아닌거죠. 화질도 화질인데 표지를 이따위로 하니 도저히 살 마음이 안 듭니다. 만약 내용이라도 마음에 들었다면 짜증이 몇배로 났을테니까요.
만화의 내용은 잘 쳐줘도 별점 3점 정도이지만 화질이며 표지 문제로 좋은 점수를 줄 수가 없어서 1점으로 합니다. 가격도 다른 단편집들에 비해 높은 가격이면 최소한 책으로서 기본적인 부분은 충족 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책이 다운 받을때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여있지 않아서 상편 하편 따로 따로 찾고 관리해줘야 해서 불편합니다. 시리즈 만화들에서 올라온지 얼마 안 된 만화들에서 출판사들이 종종 그런 실수를 하긴 하지만 나중에는 수정되긴 하는터라 이거 끝까지 수정 안 되면 관리 안 하는구나란 생각이 들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