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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 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다 02 ㅣ 이 세상은 싸울 가치가 있다 2
코다마 하츠미 지음, 김수연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DCW / 2025년 9월
평점 :
1권을 읽고 주인공을 좀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2권을 읽고 나니 확실하게 느껴진다.
걍 쿨찐병 걸린 부적응자 꼬맹이. 그게 전부다. 사회인이라 생각하고 이해하려 했으니 이해가 안 된것 뿐이었다.
지금 와서 출판사의 1권 소개글을 확인했는데
사회 생활 3년차에 이 난리를 떤다고? 20대 중반도 안 와서 삶을 돌아보고 정리를 해? 그래 놓고 유일하게 자신을 긍정해준 어린 시절 기억에 다소 노이즈 좀 끼어 있다고 쓰레기 취급하고 은사를 매도한다고?
얘는 시한부 인생이라고 앞에 달아놔도 이해를 해줄까 말까 한 상황인데, 그런 것도 없이 혼자 고고한 척, 여러명을 구한다느니 하며 막나가는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것도 모자라 타인에게 상처 주는 것도 서슴치 않는데, 이건 그냥 애다. 사회라는 공간 안에서 단순히 쓸모 있는 사람이 되겠다 라는 방향성 없고 누가 묶어 놓은 것도 아닌 목줄을 패션템처럼 스스로에게 달아 본성을 감추다가 핑계 댈걸 찾고는 입마개도 하지 않고 날뛰는 개를 보는 느낌인데, 캐릭터로서의 성격이 애 같은게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애에서, 과거 충격을 받아 움츠려들던 그 때로 돌아갔거나, 아니면 성장한것 없이 어설프게 어른인척 하다가 본성을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
물론 기껏 자신을 긍정하던 유일한 기억이 사실은 누군가의 아픔을 밟고 새겨진 기억이라면 찝찝할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설령 그것이 은사의 자기만족에 불과한 행위라도 은사의 행위를 부정 할 이유까진 되지 않는다.
애초에 자기만족하지 않는 인간이란 없다. 누군가의 친절이 100% 선의에서만 나온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린애의 착각 수준에서나 나오는 결론이다. 누군가의 선의는 그 안에서 복잡하게 살아온 과정과 지금의 상황과 배움과 신념을 섞어 도출 해 낸 결과물이고 선의를 베품으로서 감정적인 자기 만족에 취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행위이기에 경중의 차이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자기만족을 위한 행위라는 것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애초에 자기만족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선의를 끌어내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반대로 살아온 과정과 배움과 경험 등으로 누군가에게 무례하거나 막나가는 행동을 하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여기는 부류의 사람도 존재하기에 세상은 단순히 착한 사람만 사는 것도 아니다. 자기만족도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빚을 지고 낭비를 해 가면서 무언가를 수집하려는 사람이 있거나, 불법적인 행위에 만족하는 사람도 있는 것을 생각하면 은사는 가족에겐 좋은 사람은 아니어도 정작 장기 기증 카드라는 나중에 있을 일 말고는 이룬 것도 내세울것도 없는 주인공에게 매도 당할 이유는 없다.
그렇게 주인공이 사회생활 3년 사이에 만난 인간 쓰레기들에 대한 감정보다 소중한 그 자신을 지탱해준 유년 시절의 유일하게 긍정적인 추억을 쓰레기 취급하며 쉽사리 내던져 버리는 것은 그야말로 애나 하는 짓이다. 세상엔 착한 사람도 있고 나쁜 사람도 있다. 그렇기에 자신에게 좋은 사람, 좋은 경험은 그 안에 보고 싶지 않은 이면이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사회에, 인간이라는 집단에 적응하는 과정이다. 상대의 친절을 싫어요 필요 없어요 라고 딱 잘라 거절 해 봐야 자기 자신만 고립 될 뿐이고, 그 어느쪽도 생산적이거나 의미도 없다.
은사의 행위가 누군가의 피해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주인공 입장에선 그걸 어찌 할 방법은 없다. 애초에 그런 줄 몰랐고, 알았더라도 은사와 동등한 입장이 아니니 거절을 해도 효과적이진 않을거고, 거절을 받아들여 그걸로 끝이 났다 하더라도 주인공에게 이로운 점은 아무것도 없다. 그걸로 주인공이 도움을 받았으면 그때 고마웠지 라며 그냥 그걸로 끝내면 될 일이다. 애초에 주인공도 말했지만 그건 은사가 행한 행위이니 그 결과는 은사가 책임지면 그만이고, 주인공이 분담 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 주인공은 혼자 쿨찐병 걸려서는 단지 기분이 찝찝하다는 이유로 도움 받은 일을 쓰레기 취급하며 은사를 매도하고 관계를 끊는다.
세상 모든게 자기가 원하는대로, 100%의 조건 없는 선의가 주어질리도 없고, 모든 인간은 다가오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 적당히 살피고 중간에 거절을 하면 그만인데 얘는 쿨찐을 넘어서 강박증 마냥 주변 사람이 다가오면 시작부터 경계와 거부를 하고, 반대로 자신은 상대의 공간을 제멋대로 침범하는 등 기준이 없고 제멋대로니 이 역시도 애다. 애초에 거절만 제대로 했더라면 사회 생활 3년 동안 바보처럼 착취만 당하지 않았겠지만. 몸뚱아리는 20대인데 정신 상태는 10살 이하짜리니 도저히 공감이 되질 않는다.
애초에 주인공부터가 장기기증카드를 빌미로 막 살기 시작했으니, 주인공의 선의 조차 시작은 좋았을지 몰라도 결국 변질되고 만 것이며, 아닌게 아니라 장기기증을 받은 사람이 기증자가 이딴 식으로 막 사는 사람이란걸 알아서 실망했다 쳐도, 기증 받은 장기를 돌려 줄 수도 없고, 설령 막 사는 사람이란걸 알았다 하더라도 그건 그 사람의 문제일 뿐 내가 받은 장기(선의)와는 상관이 없으니 받은 것을 소중히 하면 그만일 뿐이다. 기증자가 와서 자신을 매도하면 주인공은 주인공이 매도한 선생처럼 수긍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것 같지도 않으면서, 단지 이야기의 주인공이란 이유 만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도 트집잡고 해서는 안 될 선을 마구 넘고 있다.
그래놓고 주인공에게 긍정적이며 호감을 가지는 캐릭터를 배치해서 우리 애 착하지 착하지 식으로 주인공을 긍정하기만 하니 이 역시도 공감이 되질 않는다. 애초에 이야기라는 것이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니 작가의 수준을 넘어 설 순 없지만 말이다.
동창 남자아이의 보험업을 원샷으로 조명하는 걸 보면 1권의 뺑소니범 찾기와 연계 할 모양인가 싶은데, 은근슬쩍 끼워 넣는게 아닌 주인공과 상관 없는 분량을 소모하는 시점에서 뻔하기도 하여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애초에 뺑소니범을 찾는다고 하더니만 그것도 금새 관두고 상관 없는 짓만 해대니 이렇게라도 떠넘기지 않으면 전개를 못 하긴 하겠지만.
유독 일본의 만화 그리는 인간들을 보면 교사를 무능하거나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그리는 경향이 빈번한데, 작가들이 학창시절을 스스로 얼마나 조졌는지는 관심 없고, 최소한 작가라고 출판사에서 떠받들여져 책을 그리는 책임을 지는 위치가 되었으면 좀 어른이 되길 바랄 뿐이다. 교사도 인간이고 좋은 교사도 나쁜 교사도 환경을 따라갈 뿐이다. 교사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면 그보다 더 무능하고 머리 나쁜 작가들이 그림 좀 그린다고 누굴 직접적으로 돌보는 책임감도 없이 망상이나 그려 출판사나 다수의 팬한테 센세 센세 호칭을 받는 것은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이란 말인가.
이 만화는 여기서 끝으로 그만 사야 겠다. 어른이 되지 못 한 주인공, 그리고 그런 주인공을 설득력 없이 그려내는 작가의 한계가 명확하니 볼 것이 되지 못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