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고파졌다(요리사인데)손님에게 맛있는 요리를 먹이고 싶지만 동시에 자신도 먹고 싶어하고, 자신을 위한 요리 시간을 방해하는 손님이 싫은 이상한 요리사가 주인공인 만화입니다.일본의 야라나이 키친이라는 아스키 아트 작품을 소설화 한 크레이지 키친을 만화한 작품으로서 야라나이 키친보다는 내용이 추가되긴 했는데 역으로 빠진 점도 있습니다. 소설화 한 작품은 읽어 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습니다. 야라나이 키친은 인터넷 검색을 하면 건너 건너서 그 글들, 일본에서는 스레라고 하는걸 모아놓은 게시판을 찾을 수 있으니 구매 전에 혹은 구매 후에 보고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만화의 정체성은 유머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과 그 덧글들 같은 수준으로 점장이 손님을 팬다거나 손님이 점장을 팬다거나 웨이트리스가 점장을 패는... 그리고 자신의 요리를 먹이기 위해 가게 문을 닫아 손님을 감금하고 자신의 요리를 먹이는 짓을 하거나 야한 농담들을 자주 합니다.그림체는 그냥 준수합니다. 요즘은 하도 자격미달인 만화가가 너무 많아서 그런 경우에 비하면 이 만화는 그림은 마음에 드는 퀄리티로 매 페이지 퀄리티가 꽉 차게 그려진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공을 들인 편입니다. 그러나 요리 그림의 퀄리티는 좀 뭉개는 느낌이라 세세한 디테일이 좀 부족하고 식욕을 땡기지는 않습니다. 못 그리거나 대충 그린건 아닌데 끌리지는 않는 그런 느낌입니다.원작이 게시글로 올라오는 아스키 아트이다 보니 요리 만화로서도 개그 만화로서도 퀄리티는 떨어집니다.식극의 소마나 철냄비짱처럼 요리 대결을 하는 것도 아니고, 심야식당이나 고독한 미식가처럼 사람 또는 가게나 요리를 베이스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게 아닌, 그냥 그때 그때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개그를 띄우는 형식이라 요리는 덤에 가깝습니다.개그 수준도 개그의 발상법이나 웃음을 끌어내는 법칙을 염두해 두고 만들어진 형식이 아니어서 노리고 잘 짜여진 깊은 맛이나 빵 터지는 큰 웃음은 없고 피식하는 재미 정도에 불과하며 유머 게시판 글 같은 느낌으로 섹드립이 나오기 때문에, 유머 게시판에서 맥락없이 섹드립 치는게 꼴 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그다지라고 여길듯 합니다.원작의 에피소드가 17개 정도라서 2-3권 안팎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고 현재 일본에선 2권까지 나온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