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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세트] 아하렌 양은 알 수가 없어 (총17권/완결)
미즈 아사토 / 학산문화사/DCW / 2024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람과 거리를 두는 것이 서툰 아하렌 레이나와 친구100명 만들기를 목표로 한 라이도의 만남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아하렌 양은 알 수가 없어 입니다.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는 러브코미디 중에서 아하렌 양은 낮은 텐션의 착각계 코미디라는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보통 착각계 코미디는 주변 인물들의 과장된 표현과 연기, 착각과 오해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웃음을 끌어내는데 아하렌양은 주인공 아하렌과 라이도의 시종일관 무표정을 일관하는 감정표현과 착각도 금방 착각이란걸 깨닫는 빠르게 정리되는 상황으로 마무리를 짓습니다.
놀라거나 당황하는 표현이 크지 않은 저텐션 개그이다보니 빵 터지는 쎈 재미는 없습니다. 그 대신 웃기기 위해 억지로 과한 소재를 쓰거나 이상한 캐릭터를 늘리거나 하지 않기에 호불호가 갈리는 일이 적습니다. 쎈 맛에 중독되어 더욱 쎈 맛을 찾게 되는 일 없이 1권부터 17권까지 꾸준히 평균적인 퀄리티를 유지하고 있는 점이 대단합니다.
특히 소재를 다양하게 쓰는 점이 대단한데 17권까지 이야기의 패턴이 비슷한 경우는 있어도 소재가 같은 경우는 거의 없어서 봤던 이야기를 또 보는 지루함이 없습니다. 10권 내 완결인 만화들에 똑같은 기념일,이벤트 등 소재를 두번 이상 울궈먹는 경우가 빈번한 그런 점에 실망하곤 했기에 더더욱 이 만화가 소재나 패턴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진지하게 다루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아하렌 레이나란 캐릭터에 마음이 끌렸을 독자를 위해 어쩌면 작가가 만족하기 위해서인지 매 권 새로운 모습,복장을 입은 아하렌을 보여주는 것도 만족스럽습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만큼 좋은게 없는데 이 만화는 여주인공 아하렌에 맞춰 다른 만화들보다 더 다양하고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좋습니다.
만화는 코미디가 거의 90%, 연애가 10%인 느낌으로 러브코미디에서 러브의 표현 비율은 낮습니다. 아하렌과 라이도의 만남은 여타 러브 코미디처럼 좋아하기에 가까워지고 싶어하는 흐름이 아닌 가까워지는 만큼 좋아하게 되는 이야기라 러브에 치중되어 있지 않고, 라이도는 항상 아하렌에게 진지한 캐릭터라서 경기를 하면 봐주는 일 없이 이기려 들기에 겉으로 보면 참 멋 없다 라고 생각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관성있게 아하렌에게 진지한 캐릭터이기에 이어질수 있었구나 싶습니다. 여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모습은 러브코미디에서의 남주인공들이 보이는 정석적인 모습이기에 개그 요소가 강하긴 해도 할때는 하는 남주라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만화의 일관성 있는 퀄리티는 결말까지 이어져서 안정된 마무리를 보여줍니다. 과도하게 캐릭터를 늘려서는 이야기가 정리가 안 되고 난잡하고 제멋대로인 캐릭터들에 묻혀서 주인공이 뒷전인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캐릭터가 늘어난 만큼 종종 다른 캐릭터들 위주의 이야기가 있곤 한데 다른 만화들이 저지르는 것에 비하면 그리 심하지는 않아서 간당간당하게 허용범위 내에서 이야기가 옆길로 새는 정도입니다. 애초에 다른 캐릭터들에게 그리 큰 비중이 없는터라 과도하게 이야기를 배분 할 필요가 없는 것이 깔끔합니다. 비록 라이도는 100명의 친구는 만들지 못 했지만 뭔 상관이겠습니까. 한 명의 아내를 만났는데.
개인적으로는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는 만화가입니다. 팬이 뭘 원하는지를 알고 있고 소재 사용에 나태함이 없는데다 균일한 퀄리티를 유지 가능하다는 점이 독자 입장에선 좋은 만화가의 조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