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이 문이 되는 순간 - 질주하는 시대의 등에 올라타는 창의적 발상
김시래 지음 / 파람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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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 작가님은 나와는 참 상반된 사람이다. 연륜이 있으시고, 사람을 좋아하고, 도전을 좋아하는 작가님과는 달리 나는 나이가 어리고, 개인주의자이며, 안정적인 삶에서 행복을 느낀다. 소위 "요즘 젊은이"로서 살짝 반발심이 들었던 구절도 있었으나, 수많은 경험으로 축적된 연륜과 오픈 마인드는 존경할만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공통점도 많았다.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그 곳의 음식을 먹고, 위인들의 발자취를 밟아보며 감상에 젖어보는 모습이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책 이야기보다 작가님 이야기를 하냐하면, 이 책은 마케팅에 대한 원론적인 내용만 담겨있는 책이 아니라 "김시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수많은 소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소제목은 2, 3장 내외의 짤막짤막한 스토리로 쓰여있어 짧은 호흡으로 쉽게 읽을 수 있다. 실제 예시, 겪은 경험을 활용하여 마케팅 전략을 설명해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 외에는 김시래 작가님의 가치관, 삶의 모토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 적혀있다.

책 제목이 "벽이 문이 되는 순간"이다. 나를 막고 있던 벽이 나아갈 수 있는 문이 된다니. 흥미를 끄는 제목이다.

마케팅 관련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는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에 인간적인 내용을 담으라는 이야기였다. "요즘 애들은 스마트폰만 봐 에잉 쯧쯧"이라고 할 시대는 지났다. 일상의 세세한 부분까지 스마트폰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SNS로 소식을 주고받고, 새로운 뉴스를 접하며, 이벤트에 응모하고, 각종 서류를 발급받는 것도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한다! 사람 대신 무인기계로 대체하는 기관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인간적인 마케팅은 빛을 발한다.


"디지털 세상이 열릴수록 인간이 가진 정신적 미덕을 잊지 않으려는 반작용은 당연하다. SNS가 연대와 결속의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리라는 희망을 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성이 빛을 발하는 아날로그적 콘텐츠와 결합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벽이 문이 되는 순간,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P.85


사람들은 여전히 인간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에 목마르다.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다. 유튜브를 보다가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할 수 있는 다트 게임 기계를 본 적이 있는데 이 또한 디지털을 통한 소통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코카콜라에서 다른 나라의 국민들이 자판기를 보고 상대에게 인사하면 콜라를 나눠주는 전략을 사용한 것도 인간적인 면모를 잘 융합한 광고이다. 기계의 홍수 속에서 기계 뒤에 있는 사람을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개인주의적인 사회에서 어떻게 소비자의 마음을 끌 수 있을지 고민해보라는 이야기였다. "우리"를 강조하던 예전과는 다르게 요즘은 "나" 중심의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나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소소하게 취미생활을 즐기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1인 음식이 각광 받으며 맞춤형 소량 생산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변화하는 사회에 맞춰 어떻게 1인 가구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지, 그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이러한 마케팅 이야기 이외에도 인생에 대한 좋은 말들이 많다. 작가님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셔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은데, 개인주의자인 나로서도 생각이 흔들렸던 구절이 많았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은 다음과 같다.


"인생은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내게 보낸 마음으로 채워가는 것이다. 그러니 비라도 내리거나 바람이라도 부는 날이면 조급한 발걸음을 멈추고, 당신 곁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볼 일이다."

벽이 문이 되는 순간, "그 때도 맞고, 지금도 맞는 것" P.168


참 따뜻한 말이지 않은가. 작가님 곁에 사람이 많은 것도 이러한 따뜻한 마음 덕분이리라 감히 추측해본다. 창의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해보게 된 책이었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드는 생각은 '개인적으로 작가님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라는 생각이었다. 마케팅 관련 지식을 얻고 싶은 사람은 관련 선배의 조언을 듣기 위해 봐도 좋을 책이고,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을 얻고 싶은 사람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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