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 이야기 -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피엘 드 생끄르 외 지음, 민희식 옮김 / 문학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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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여러 우화들은 권선징악이라는 주제를 많이 담고 있다. 선한 주인공이 여러 시련을 이겨내며 보상을 받고, 악한 인물은 벌을 받는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이 프랑스 우화는 꽤나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프랑스인들이 사랑하는 여우이야기>의 주인공은 교활하며 이기적인 여우이다. 여우는 희생적이고 선한 인물과는 거리가 멀다. 맛있는 것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본인이 다 먹어버리고 한두 개만 가족을 위해 가져가는가 하면, 사소한 일이라도 꼭 복수하곤 한다. 또한 남을 골탕먹이는 게 큰 즐거움이고 멍청한 늑대를 덫에 걸리게하여 죽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결국 이 여우가 벌을 받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 여우는 왕을 보필하다가 반란을 꾀했음에도 불구하고 용서받고 죽을 때까지 평화롭게 살다가 잠든다.


  이렇게 여우의 이야기만 보면 이 이야기가 왜 그렇게 유명하고, 프랑스 어린이들의 필독서인지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이 우화는 교훈을 주려는 목적보다는 당시 사회를 풍자하려는 목적이 강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을 동물에 빗대어 당시의 귀족계급, 서민계급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그려내었다.


  여우는 본인이 지닌 꾀로 어떤 상황에서도 해결법을 찾으며, 심지어 본인보다 월등히 강한 맹수조차 손쉽게 함정에 빠뜨린다. 이는 당시의 교황, 황제, 귀족 등 상위 계층의 어리석음을 풍자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세상이 어지러우니 본인이 훌륭한 왕이 되겠다며 설득하던 부분은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도 보던 모습이어서 공감도 되고 실소가 나오기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우화인 이상 교훈적 의미가 아주 없지는 않다. 오히려 타산지석의 형태로 교훈을 준다. 여우에게 당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보며 '저렇게 당하지는 말아야겠구나' 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색다른 방식으로 이 사회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어서 왠지모를 통쾌함이 많이 느껴졌던 책이었다. 삽화도 들어가있고 짤막한 우화 형식이라 부담없이 읽기 좋은 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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