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소멸 사회 -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이관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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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래 지난 70여 년간 대한민국은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독립한 많은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고 분단과 전쟁의 시련도 겪은 나라이다. 그럼에도 근대화와 산업화, 민주화를 모두 성취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되었다. 악착같이 살아남은 한국은 절대 빈곤국에서 2017년에 실질 구매력으로 1인당 GDP4만 달러를 넘겼다.

 

경제 성장뿐 아니라 민주주의도 대단히 예외적인 사례로 1950년대 중반 이후부터 1987년 민주화까지는 한 세대 남짓으로 빠른 속도였음을 알 수 있다. 이에 2017년 대통령 탄핵까지 민주화된 시민에 걸맞은 나라였다.

 

게다가 한국 문화가 세계 주류로 떠올라 한국말로 된 노래를 전 세계인이 따라 부르고 있고, 영화와 OTT 시장 등도 강세이다. 이렇게만 보면 한국은 대단히 발전한 나라이고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인데 지금의 한국은 어떤가.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 동안 발전의 방향은 치우쳤고 지금 한국은 자살률 1, 저출산 국가, 기후 악당 등의 이름과 함께 최근 쿠데타까지 일어나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해졌다.

 

저자는 지금 한국 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을 조명하며 소멸이라는 단어를 언급한다. 성공과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발전주의, 성장 이데올로기, 능력주의, 개인주의, 개발주의가 이제는 거꾸로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과 공동체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급격하게 심화된 양극화는 각자도생 시대를 열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을 압축 성장에서 압축 소멸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표현한다.

 

소멸로 이끄는 것 중에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의 부재를 꼽으며 민주주의자로의 품격과 공동체 전체에 대한 책임을 가진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에 울컥한다. 지금 책임을 가진 정치는 어디로 가고 국민을 국민으로 생각하지 않고 제 밥그릇만 챙기는 정치인들을 매시간 뉴스로 접하니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 중심에는 대통령이 있고!

 

힘들게 얻은 민주주의를 이대로 무너뜨릴 수는 없다. 절망스럽지만 희망을 꿈꾸어 본다.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안전한 공동체를 위해 연대하고 행동해야함을 <압축 소멸 사회>를 통해 뼈져리게 느낀다.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정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정치 혐오로는 아무것도 이뤄 낼 수 없습니다. 지금은 정치가 만연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정치가 없어서 문제입니다. 정치가 아니라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는 정치인과 정당들에게는 박수든 비난이든 보낼 겨를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그 자체입니다.

극단적 투쟁이 아닌 문제 해결을 위해 합리적 진보와 건전한 보수가 경쟁. 협력하는 정치, 포퓰리즘과 팬덤을 넘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정치, 갈등을 드러내고 조정하고 화해하는 정치, 미래에 대한 비전을 놓고 숙고하는 정치가 필요합니다. 그것만이 소멸을 막는 유일한 방법일 것입니다. (pp.236~237)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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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삼사라 서 세트 - 전2권
J. 김보영 지음 / 디플롯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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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유전자는 태고의 바다에서부터 온 거야. 너는 모든 진화를 거치고 모든 생명을 다 거쳤어. 지구의 역사와 함께해왔어. 태고의 영혼이 모두 네 몸에 남아 있어. 그때부터 살아온 전체가 다 너야. 자신을 함부로 하찮게 여기지 마.” (p.257)

 

대한민국 서울의 연남동에 자리한 마구니, 제주와 광주의 현대사들을 통해 오랜 시간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한 욕망이 인격화된 카마를 조명한다.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그 옛날의 사건들의 배후에, 사람 마음속에는 카마가 있었다.

 

모멸과 상처는 그 세계를 겨누는 칼이 되어 세상을 모멸과 멸시로 덮어 서로를 상처 내고 악으로 치닫게 된다. 누구나의 마음속에 가진 어두운 욕망이 마구니가 되고 그것을 조정하는 마구니 두억시니가 있다.

 

*카마 - 사람의 마음에 있는 욕망이나 갈망이 마력으로 인격과 형상을 얻어 생겨나는 일종의 요괴이다. 사람의 마음이나 집단의식에 거주하며 이들이 마구니와 계약하면 마구니의 군대가 된다. 그러므로 마구니는 세력 확장을 위해 카마의 수를 늘리려 하고, 퇴마사는 이를 막기 위해 그 수를 줄이려 한다.

 

*마구니 카마를 군대로 부리는 군주이자 욕망의 화신. 마군으로도 불리며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소원을 들어준다고 유혹하여 카마를 만든다.

 

*두억시니 모멸을 욕망의 동력으로 삼는 심소 카마. 사람이 받은 모멸을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돌려주고, 그래서 생겨난 모멸을 양분으로 자라난다. 상대가 쓰는 기술으르 복사해서 되돌려주며,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모멸에 사로잡히게 된다. 몸의 각 부분이 따로 살아 있고, 신체를 변형하여 회복한다. 심소가 사라져도 마음의 모멸을 따라 장소를 옮겨 다시 살아난다. 물리칠 방법이 실상 없으며, 교단에서는 접촉금지령이 내려져 있다.

 

아버지에게 학대받는 소년 수호가 퇴마사가 되는 과정에서 만난 퇴마사들-마호라가 (선혜), (아난타)-과 사람의 마음속 심소에 들어가 그곳에 든 마구니를 퇴치하고 그들을 부리는 두억시니를 추적한다. 두억시니가 이렇게나 무서운 존재였다니!!! 수호의 마음속에 든 카마인 바루나의 이야기 또한 흥미진진하고 전투씬은 그래픽을 보는 듯 화려하게 머릿속에 펼쳐진다.

 

퇴마사로 성장하는 수호의 모습을 보면서 가슴 졸이고, 다양한 형태의 인간 마음의 속에 든 카마들을 보면서 크고 작으며 악하기도 혹은 미약하기도 한 각기 다른 욕망에 모두 이름이 있다는 것. 그것은 백년 전이나 천년 전에도 인간의 마음속에 있었음에 서늘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어제 밤 그것을 목도하기도 했고.

 

환생, 전생의 기억, 불교의 사천왕, 하늘을 나는 용, 사방위의 신들, 마구니, 카마, 두억시니. 그냥 읽었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것들이 스페셜 가이드 북이 있어서 한층 재미를 더했고 작가와의 대담으로 무려 8년간의 긴 집필 기간이 이 작품을 탄생시켰음을 알게 되었다. 그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였던 철거 용역, 젠트리피케이션, 가정 폭력, 학교 폭력, 정상 가족 프레임 등을 다루어 더욱 한국적인 판타지 소설이다.

 

인상 깊었던 것 중 퇴마사들의 장애 혹은 상처에서 무기가 생성되는데 생각하는 대로 무기는 커지기도 하고 작아 지기도 하는 무한대의 능력치를 가져서 놀라웠다. 안 그래도 발목을 다쳤는데 무기가 나오면 좋겠다는 상상에 살짝 잠겨보기도.

 

현실에 일어나는 일들이 마음속 심소에 있는 카마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어디에선가 퇴마사가 짠! 하고 나타난다면 인간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려나.

 

두꺼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2024년이 아닌 2015년 연남동 그 어디쯤을 걷고 있다는 상상을 했다. 힘들었던 것들은 어두운 마음속에 이런 것들이 있어서였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기 때문에 판타지를 읽는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 이 세계 말고 어딘가 또 다른 세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말이다. 꿈꾸게 만드는 마법 같은 책 <사바삼사라 서西>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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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 - 패턴 뒤에 숨어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들!’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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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돌아가는것에 법칙이 있다니! 색다른 시선을 느껴볼 수 있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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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다를 나이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강경수 외 지음 / 우리학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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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다섯이라는 나이는 한국에서 사춘기의 절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각자의 치열한 고민이 느껴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사춘기라는 단어로 뭉뚱그렸던 나는 반성했다. 각자 마음의 모양을 만들어가는 모습, 자신이 원하는 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모습을 만났을 때 성장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한걸음 씩 치열하게 걸어 나가는 열 다섯들이 여기 있음에 , 쫌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 다섯, 그럴 나이>의 후속편 격인 <열 다섯, 다를 나이>는 평범하지 않은 열 다섯들의 각각의 고유한 이야기로 한층 다양한 모양의 다름을 그려내어 더 의미 있는 작품이다.

 

요즘 작가들의 요즘 십대 이야기들을 담은 소설집 <열다섯, 다를 나이>는 소아 비만인 아놀드의 영상을 보고 #헬스 를 시작하는 나의 #중독 과 #몰입 사이의 이야기, 서로 다른 축구팀을 응원하는 축구 #덕후 들의 좌충우돌 이야기, 자꾸만 중요한 것을 기억하지 못해 아침마다 주문을 외는 현준의 이야기 속엔 요즘 아이들 사이의 새로운 언어인 #줄임말 을 담았고, 친구와 다툰 뒤 #중고거래 로 게임팩을 구매하면서 의문의 게임 친구를 만나며 변화하는 #관계 를 다룬 형태의 이야기, 일정한 나이가 되면 집으로 배송되는 개의 탈을 쓰기를 거부하는 솔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이처럼 5편의 소설은 흥미로운 열 다섯 남학생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다섯 편의 색다른 소설 중에 강경수 작가의 <개의 시간>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유년 시절을 지나 어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입장권을 개의 탈로 표현했는데, 공동체 안에서 사회적 가면을 쓰는 것에 대한 충격을 고스란히 작품에 담았다고 한다. 어쩌면 중학생은 가장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잣대를 지닌 나이라고 한다. 그때가 되면 한없이 큰 사람이었던 부모의 이중적인 면이나 가식적인 부분들이 눈에 보이기도 하고.

 

지금껏 선과 악의 이분법을 믿었었는데 선과 악은 공존하기도 하며 그것의 차이가 아주 작다는 것, 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국은 다수를 위한 것이며 소수를 위해서는 악이었음을 알게 되었던 때가 떠올랐다. 그렇다.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 남아 있다는 걸 소설은 일깨워준다. 그리고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 온다는 것을.

 

다를 나이, 그러나 우리는 같은 길을 함께 걸어가는 중이다. 누구나 경험하고 지나치는 시간의 모양은 다 다르고 어쩌면 또 같음을, 그런 서로를 응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는 책이었다.

 

<안전하고 완벽한 기억 보존을 위한 영원중 갓기의 시크릿 플랜>

시작 홀드가 없으면 뭘 잡고 시작하는데?”

네가 잡고 싶은 걸 잡으면 되지.”(p.89)

 

너는 누구니?”

기억하는 사람.”

그럼 그걸 해.”(p.114)

 

<형태 마음의 형태>

형 뭐 하는 사람인데요.”

나는 네 마음의 형태를 보는 사람.”

 

<개의 시간>

부모들은 자식이 언제 개의 탈을 받게 될까 궁금해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을 자랑스러운 통과 의례로 받아들여 자식이 진정한 어른으로 가는 첫걸음을 떼는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우편물을 받은 자녀를 위해 축하 파티를 열어 주었다. 남을 물어뜯고 험담하게 되는, 소위 경쟁력 있는 아이가 된 걸 축하하는 파티라니. 무시무시한 일이라고 솔이는 생각했다. (p.210)

 

개의 탈이 온다고 해서 모두 다 쓰는 것은 아니었다. 개중에는 솔이처럼 개의 탈이 지닌 난폭함을 깨닫고 거부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 아이들을 양이라고 불렀다. 스스로 양이 된 아이들은 개의 탈을 쓴 아이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해서 그들이 내뱉는 멸시와 조롱을 견뎌내야만 했다. (p.213)

 

@woorischool 우리학교 출판사에서 도서를 보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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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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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 작가는 한국 교육 문제에 대해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주의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의 글을 청탁받아 여러 작가와 이 주제로 소설을 연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기존의 <월급 사실주의> 작가님들을 포함하여 더 많은 작가님을 섭외해 열 네명의 소설가가 참여하는 앤솔러지를 내게 된다.

 

한국의 교육 현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을 담은 짧은 소설들을 읽으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두려운 마음에 절망하기도, 혹은 희망을 보기도 했다.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그 해답의 방향은 달랐다.

 

최근 11월에 수학능력시험이 끝났고 아직 입시전쟁 중이다. 3 수험생들이 있는 집은 감히 먼저 대입 결과를 물어보지도 못하는 이런 풍조는 왜 생겨났을까. 책 속 <대치골 허생전>에서 허생은 사교육과 경쟁 교육의 폐단으로 골머리를 앓던 예조참판 이완에게 절대 평가 제도와 대입 제도 개편의 방편으로 입학과 편입, 전과가 쉽게 하고 반대로 졸업이 어렵게 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그런 가르침을 받고 다음 날 다시 가보니 허생은 사라지고 없는데, 마치 한여름 밤의 꿈을 꾼 듯하다. 이것은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하루 아침에 수능 출제를 뒤바꾼 대통령의 한 마디처럼.

 

자신이 입시를 경험해 보거나 아이를 키운다면 누구나 교육 제도에 불만이 있을 텐데 왜 바뀌지 않을까. 힘들어하면서도 어느새 따라갈 수밖에 없는, 나 혼자 모난 돌이 될 수 있는 용기는 생기지 않고 그러니 아이들은 등 떠밀리고 있다. 경쟁 속에 던져진 아이들은 갈수록 치열해져 성적 우선주의에 인성 교육은 사라진 지금 곳곳에서 펑펑 터지는 학폭들. 나도 경험했는지라 부모로서 속이 타들어 가고 눈에서 불이 켜질 지경이었다.

 

열 네 명의 작가들은 이대로 둘 거냐고 아이들은 이런 마음인데, 이렇게 되게 진짜 할 거냐고 묻는다. 물음은 짧지만 강렬하고 깊은 고민으로 빠져들어 내 생각을, 내 행동을 둥글리게 한다. 그래, 뾰족해지지 말자. 둥글리자, 둥글게 둥글게. 그래야 사라지는 아이 없이 살 수 있을 테니.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입시 컨설턴트들은 킬러 문항을 죽인 존재라는 의미로 정부를 킬러 문항 킬러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바로 그런 정부를 죽이는 존재라며 킬러 문항 킬러 킬러라고 소개했다. 사교육 시장을 이길 수 있는 정부는 없다고 했다. (p.33)

 

대한민국이 자주 그래.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발표하고 다 같이 뭉개지. 그런 풍토를 이해하고 위선자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사회 지도층 인사가 된다. 규정을 다 지키며 사는 사람은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 나중에는 아예 게임에 끼질 못하게 돼.”(pp.36~37)

 

<민수의 손을 잡아요>

의사가 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하잖아요. 전 수학이 너무 싫어요. 엄마가 이름은 수인데 수감각이 없다고 막 뭐라 그랬어요. 수학 응용 편 문제집 푸는 거 세상에서 제일 끔찍해요. 영어 월말 테스트 준비도 밤 12시까지 했었는데 그냥 포기하고 싶었어요.……사라지고 싶었어요.”(p.149)

 

<지옥의 온도>

아빠한테 물려받은 머리를 가지고 쓸데없는 짓이나 하려는데 내가 참을 수가 있니?

참아주셔야 했어요. 기다려주셨어야 했어요.

뭐라고?

엄마가 그랬어요. 상대가 실패하고 방황하더라도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여백, 그게 사랑이래요. (p.172)

 

<우리들의 방과 후>

사춘기라는 말 너무 짜증 나지 않냐.”

30분 전에도 서진과 효우는 탕후루를 오독오독 씹으며 짜증 나, 뭐만 하면 사춘기 때문이래, 그 말이 제일 듣기 싫어, 하고 투덜거렸다.

요즘 우리 엄마가 제일 많이 하는 얘기도 그거야.”

서진은 사춘기라서 쓸데없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인생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아졌다. 공부와 상관없고 해답이나 정답이 없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좀 더 알고 싶고 얘기하고 싶어졌다. 그런데 학교나 학원 모두 그런 것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p.209)

 

<김남숙>

사랑은 어디까지나 언제까지나 뜨거운 것, 거친 것, 부딪쳐 이겨내는 것. (p.218)

우리 중에 몸과 마음에 병이 없는 사람도 있을까? (p.224)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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