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 - 시장주의와 반공주의를 넘어, 비판적 중국 연구의 새로운 시각
이반 프란체스키니.니콜라스 루베르 지음, 하남석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 역사를 가진 나라 중국, 거대한 땅덩어리와 많은 인구를 가진 중국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나라의 정권교체 후 바뀐 외교 기조로 중국과의 무역적자는 최고치를 경신한 지 오래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그들의 갈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정치적,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밀접한 영향을 주는 중국을 오랜 기간 연구한 자료를 토대로 엮은 책 <방법으로서의 글로벌 차이나>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중국을 이해해야만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할 수 있고, 지구적 자본주의를 이해해야만 중국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노동권, 디지털 감시 및 사회적 신용 시스템, 신장 위구르족 및 기타 소수민족에 대한 대량 억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 및 중국의 해외 투자, 학문의 자유라는 현재 중국에 대한 논의를 통해 얽혀 있는 관계들을 연구했다.

단순히 중국의 존재를 그 자체로 세계의 한 구성요소로 인식하기보다는 중국이 지구적 역사, 과정, 현상, 추세와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중국이 1990년대 세계의 공장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에는 지구적 자본주의와의 집약적 관계였음을 밝히고 그것이 중국의 노동 착취가 세계적으로 바닥을 향한 경주였음을 말한다. -중국의 디지털 감시가 단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감시 자본주의의 세계적 궤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를 확장하는데 일조하고 있다고 밝힌다.

-신장 위구르 지역의 대량 억류 사태를 검토하면서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과의 유사성과 연관성을 검토한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해외 투자 계획들이 어떻게 서구의 모델을 모방하고 참조했는지 살핀다.

-중국의 해외 영향력의 확대와 서구 학계에 퍼진 신자유주의화로 학문 검열의 정당화 사례들을 살핀다.

 

지구적 사회·경제 체제에 통합된 지 40년이 지나 세계의 공장이자 두 번째로 큰 규모의 경제체가 된 지금에도 중국에 대한 대부분의 논의는 중국을 실재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근본적으로 다른 타자로 상정하며 계속되고 있다. (p.25)

 

중국을 표면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중국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의 한 구성 요소라는 점이며, 그렇기에 중요한 것은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중국에 미치는 영향과 그 역으로 중국이 지구적 자본주의 체제를 또 어떻게 변화시켜나가고 있는지 그 상호관계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분법적 사고가 아닌 함께 비판적 시각으로 중국을 바라보고 논의 해야한다. 세계화를 이루는 방법으로 중국을 봐야 함을 알게 되었다. 끝으로 역자는 중국을 향한 혐오 정서에 매몰되지 않고 중국과 중화권의 노동, 젠더, 청년, 생태 등을 연구하는 작업을 통해 연대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적으로 퍼져나가는 포퓰리즘에 더 두려운 지금이다. 서로를 가르는 막대가 아닌 포용하는 울타리가 되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패권, 제국, 신식민주의 측면에서 포괄적이고 거대한 일반화에 손쉽게 의지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다. 동시에 '세밀하고 근거를 갖춘 경험적, 비교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일대일로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강박을 줄이고 대신 중국 행위자들의 현장에서의 실제 행동에 초점을 맞춰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고착화된 선입견을 넘어 숨겨진 유사점과 연결점을 발굴하고, 중국의 지구화 패턴이 기존의 배열과 공식에서 구축되고 진화하는 방식을 밝혀내는 노력이 필요하다.(p.139)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방법으로서의글로벌차이나 #이반프란체스키니 #니콜라스루베르 #하남석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사회과학 #정치외교학 ##책친구 #hongeunkyeo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니네 미술관 - 다정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그림과 인생 이야기
이진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은 무엇을 보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p.280)

 

남성들의 손으로 그려진 여러 시대의 그림들. 그 안에 담긴 차별과 조롱도 있지만 여성성을 떠나서 노동의 아름다움과 숭고함을 그린 작품들. 그리고 이것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다정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선에서 책장을 놓을 수가 없다. 각 챕터마다 각각의 주제에 따라 소개되는 예술작품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따라가 본다. 그 시선 속에 담긴 마음이 느껴져서일까. 에세이인가 싶다가 철학적이기도 하다. 그쯤에서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철학 하는 분이셨음을 알게 된다.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글과 생각을 내놓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단단한 일상이 지탱하는 커다란 무게, 그것의 고마움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물방울 맺히는 다정함, 슬픔을 해석하는 다양한 모양으로 사랑의 깊이를 더해주는 이 책을 보듬게 된다.

 

그에 멈추지 않고 작가는 말한다. 반가사유상이 전시되어 있는 사유의 방을 보며 작가는 뒷모습을 보려면 의지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그것은 바로 멈춰서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노력이고, 그런 자세를 말하며 우리는 어디를 보려고 하고, 어디까지 보려고 하는지. 당신은 무엇을 보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p.280) 라고 삶에 대한 나의 자세를 점검하라고 말을 건넨다. 울림이 있는 많은 이야기 중에 나에게 이 문장이 와닿은 것은 지금 내가 고민하는 지점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것. 어쩌면 이건 일생 동안 계속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책 속에서 나를 만났을 때 그 책은 내게 크게, 깊이 새겨지는데 이 책이 그러하다. 저자의 세상에 해가 되지 않는 그런 글들을 계속 만나고 싶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러 의자를 바짝 당겨 앉는다.

 

예전의 내가 보았던 거울이 반사하는 물건이었다면 지금 내가 보는 거울은 반영하는 물건에 가깝다.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수렴하는 물건이 될 것이다. 이런 변화는 시간이 마음을 고이게 하기 때문이다. 반사와 반영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사이에는 시간의 웅덩이가 있다. 시간이 모여 그림자를 만들어낸 것이 반영이고, 수렴은 그 그림자들이 모여 향하게 되는 지점이다. (p.88)

 

을 쓰려다 사람으로 오타가 났기에 한참을 들여다 보았다. 우리가 을 살면서 실수하기에 사람이 되고, 또 우리가 이렇게 실수를 하기에 사람이 크게 보인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만들려는 것보다는 그 서투름과 불완전함을 널리 사랑하는 일. 그게 먼저다. 우리 삶을 품는 것은 사실상 한 치의 오차, 거기에서 생기는 헐거운 틈이라는 것도. (p.193)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언니네미술관 #이진민 #한겨레출판 #하니포터 #하니포터9#철학 #그림 #인생이야기 ##책친구 #hongeunkyeo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술관으로 숨은 엄마 - 그림에서 발견한 삶의 가치 36가지
한도연 지음 / 북클로스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같았다고 저자는 힘들었던 시절을 회상한다. 그 터널 안에서 혼자인 것 같다고. 그 먹먹한 마음이 전해지는 건 나 또한 그런 경험이 있어서일까. 그럴 때 다가온 미술은 저자에게 새로운 시간을 선사했고 취미였던 미술이 공부로 이어졌다. 현재 저자는 뉴욕의 미술관에서 프라이빗 도슨트로 활동 중이며 그림 인문학 북클럽과 클래스를 운영하며 그림 인문학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그림을 통해 붙들고 싶은 가치들을 발견할 때 그 그림은 오랫동안 저자에게 머물렀다. 마음과 머리를 통과해 살아온 경험들과 이미지가 버무려져 자신만의 특별한 그림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그런 순간들을 기억하고 싶어서 저자는 자신만의 작은 가치 미술관을 만들었다. 가치 미술관은 총 6개의 전시실로 꿈, 배움, 유연함, 행복, 관계, 나눔으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예술작품들과 그에 얽힌 이야기, 그림을 통과한 저자의 이야기로 가치를 찾는 여정을 함께 떠나게 된다.

 

곳곳에 여러 질문을 통해 삶의 가치를 찾는 여정에 독자를 참여 시킨다. 기억에 남는 질문은 내 취향은 무엇일까?’인데,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떨 때 오감이 즐거운지 나를 음미해야 한다고 한다. 자신을 섬세하게 관찰한 적이 있었나. 스스로 자문해 본다. 나를 관찰해서 나의 감각 리스트를 작성하고 그것으로 나만의 감각 사용 설명서를 완성하는 작업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취향을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며 내 안에서부터 나오는 나만의 취향을 만들어가는 것은 나를 더 자세히 알아가는 여정 중의 하나이다. 나를 아는 것이 모든 것의 시작인 셈이다.

 

인상 깊었던 그림은 존 화이트 알렉산더의 <한가로운 순간>이다. 턱을 괴고 앉아서 어항 속의 금붕어를 바라보는 여인의 모습이 담겨 있는데 그런 여인의 모습에서 무해한 것을 바라보며 무해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열망이 꿈틀거린다. 그림이 나를 통과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런 느낌이 그것이 아닐까.

 

어떤 강렬한 그림보다도 내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무엇인지 더 깊이 생각해 보자. 나는 아마도 휴식, 쉼이 절실했나 보다. 자연 속에서 가만히 눈을 감고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소리, 새가 지저귀고 풀벌레가 내는 소리를 듣는 것처럼 가만히 어항 속을 헤엄치는 금붕어를 상상한다. 그 무엇도 생각하지 않고 가만히. 금붕어가 가르는 물살이 이는 파동을 그냥 가만히 지켜보는 상상은 왠지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이제 또 다른 페이지를 펼쳐서 나는 그림속으로 천천히 걸어들어간다.

 

마이사이더 mysider는 나를 중심으로 기준을 세우겠다는 의미로 나를 중심으로 나다움을 고민하고 자아를 깊이 들여다보려는 이들을 말한다. 튀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필요도, 유행에 뒤떨어질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이 그저 자신이 느끼는 그대로를 기준으로 자신만의 취향을 표현한다. 이제 우리도 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의 색을 뿜어내는 시간이 필요하다. (p.35)

 

마음속 그림을 만나기 위해 여행을 계획하면 설렌다. 그 미술관에 가면 붙박이처럼 그 자리에서 날 기다리는 그림. 그 도시에 가야 할 이유다. (p.321)

 

@dodohansalon 한도연작가님과 함께한 그림 인문학 여행 즐거웠습니다.

 

#미술관으로숨은엄마 #한도연 #북클로스 #미술이야기 #예술 #그림인문학 ##책친구 #hongeunkyeo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 - 박화성과 박서련의 소설, 잇다 6
박화성.박서련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잇다 시리즈

 

<백년을 잇는 삶>

 

일제강점기의 여성작가로서 박화성은 신여성이자 사회주의자와 결혼한 여성 동지, 글쓰기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여성 가장이었다. 가장 오랜 활동을 했고 제국주의와 식민지하의 궁핍하고 핍박받는 민중과 노동자, 여성 등이 처한 처참한 현실을 직시하는 작품세계를 이루어냈다.

 

<홍수전후><호박>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계급의식과 남성 가부장성을 다루는 소설이다. <홍수전후>에서 보이는 재난의 불평등은 여전히 지금도 유효하니 백년이 지나도 계급적 불평등이 계속되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폭염으로 사망하는 온열질환자가 많아짐을 <폭염 살인/제프 구델>실내 기온은 계급을 가르는 기준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이미 경고한 바다.

 

<호박>의 주인공 음전은 타지에 나가 고생하는 약혼자를 위해 미래를 약속하며 호박 두 개를 몰래 갈무리해 두었다. 그런데 그 호박은 탐내는 이도 많다! 결국 약혼자가 꼭 돌아올 것이라는 약속의 징표인 호박은 고생하는 약혼자를 위한 셔츠와 맞바꾸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다. 가난으로 맞게 되는 모순들이 그려지는 당시의 소설들에서 여성은 계급과 젠더, 불평등에 남성보다 더 취약했음을 느낀다.

 

<하수도 공사>는 당시의 노동 착취로 인해 동맹파업을 다루었는데, 노동자인 서동권의 애인인 용희를 통해 동권과의 사이에서 계급의식의 각성으로 인한 갈등과 모순을 보여준다.

 

용희! 나는 용희를 정말로 사랑하오. 그러나 나는 우리의 사랑이 현재 우리 정세에 합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스스로 억제하는 때가 많소. 그러나 용희는 어쩐지 누가 아오?”

그런데 말이요, 어째 우리의 사랑이 합당하지 못하다고 그래요?”

그것쯤이야 용희가 생각해보면 알겠지. 지금 우리의 사랑이.”(pp.54~55)

 

박서련의 소설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는 대학 독서동아리에서 <하수도 공사>를 접한 림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림은 동아리의 회장인 진과 사귀는 사이이고, 진은 총학생회의 재건을 목적으로 동아리를 운영 중이고 레즈비언으로서의 커밍아웃 되는 것을 망설이고 있다.

 

그들은 <하수도 공사>를 읽고 토론하는데 림은 그 안에서 용희의 시점으로 소설이 다시 쓰인다면 어떨까상상하며 <하수도 공사>의 동권을 진으로, 자신을 용희에 대입하여 우리는 정세에 합당한 연애를 하고 있어요. 정세에 합하지 않는 연애 같은 건 세상에 없어요.”라고 말함으로써 백년을 넘은 대답을 하게 된다. 소설 안에서 다뤄지는 소설을 박서련의 언어로 다시 보는 재미가 있었고, 이런 대답을 통해 백년을 넘은 두 작가의 시선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묘한 전율이 흘렀다.

 

이처럼 백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고민하고 갈등하는 존재로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사랑, 사랑과 현실의 간극에서 오는 갈등, 경제적인 궁핍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욕망과 현실 사이에의 그것마저도 지금 전하는 메시지와 같으니 박화성, 박서련 두 작가의 맞닿음은 당연한 것일까. 소설 잇다 시리즈의 여섯 번째 소설 <정세에 합당한 우리 연애>는 정말 지금의 정세에 매우 합당함이다.

 

이 굉장한 하수도를 보는 자, 돈과 문명의 힘을 탄복하는 외에 누가 삼백 명 노동자의 숨은 피땀의 값을 생각할 것이며 죽교의 높은 이 다리를 건너는 자 부청의 선정을 감사하는 외에 누구라 이면의 숨은 흑막의 내용을 짐작이나 하랴. (p.91)

 

@jakkajungsin 작가정신출판사의 작정단13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정세에합당한우리연애 #박화성 #박서련 #작가정신 #작정단 #작정단13#작가정신서포터즈 #한국소설 #소설잇다 ##책추천 #hongeunkyeo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과 법 - 생존을 위한 두 가지 요건에 관한 이야기
장혜영 지음 / 궁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저자는 사랑과 법은 사회를 구성하는 토대이자, 사람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요건이라고 말한다.

 

저자가 검사 시절에 다루었던 사건들을 통해 사랑과 법에 대한 생각을 엮은 책이다. 사랑의 부재와 변사, 능력과 책임, 착오와 사기, 방법과 학대, 순위와 합의, 효율과 중독, 기한과 시효라는 주제를 가지고 법이 개인의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사랑이 법적 결정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다룬다.

 

주요 내용으로는 법적 갈등 속에서의 인간관계, 사랑의 복잡성과 법적제재, 그리고 이 두 요소의 상호작용도 보여준다. 또한 저자는 사랑이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말한다. 실제 사건들이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검사로서 저자가 느끼는 감정과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담담한 문체로 그려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로 인해 법과 사랑의 사이에는 어떤 격차가 존재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지금 우리 사회의 법은 존재하는데 그 법적 결정에 사랑이 도대체 어떤 역할이길래 이 지경인지에 화가 났다. 최근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46개월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했다. 외국에서는 살인사건보다 주가조작 사건을 더 큰 죄로 인식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의 법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개인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가조작은 말 그대로 조작으로 작정하고 계획하는 것인데 그것으로 피해를 본 많은 이들,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을 많은 이들의 가슴에 정말 큰 상처를 남겼다. <사랑과 법>을 읽으며 저자의 담백하고 솔직한 글로 잠시나마 희망을 꿈꾸었는데 현실의 사건으로 꿈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다. 지금 사랑 부재중인 거 맞지 않나.

 

사랑의 부재가 죽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 사랑의 존재는 생존의 근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p.27)

 

사랑의 부재가 개인의 삶을 고립시키고 때로 자살이나 고독사로 이끈다면, 이는 그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는 그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구성원들의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사랑의 부재, 그 결과인 고독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이로부터 가난, 실업, 질병, 장애 등 그러한 고독을 초래할 수 있는 여러 요인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고 실행할 구체적인 의무가 도출된다고 할 것이다. (p.33)

 

공소시효가 가해자의 가벌성에 기한을 정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에 기한을 정한 것이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나면 사랑도 추억도 변하는 것처럼, 고통도 고통이 아닌 것으로 변하는 그런 기한 말이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 고통이 사라질 수 있다면, 모든 범죄의 공소시효는 짧을수록 좋을 것이다. (p.198)

 

@ekida_library #이키다랑독토 로 함께 읽었습니다.

@kungree_press 도서 지원 감사합니다.

 

#사랑과법 #장혜영 #궁리출판사 #사회과학 #법과생활 #평친클나쓰 ##책추천 #hongeunkyeong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