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스터츠의 내면강화 - 흔들리면서도 나아갈 당신을 위한 30가지 마음 훈련
필 스터츠 지음, 박다솜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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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자기 삶에서 태도를 분명히 하는 법을 반드시 배워야 합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자신에게 겨누어지기 마련인 증오와 오해를 견뎌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하지요.”p.54


작년에 중학교3학년이었던 아이는 학교에서 힘든 일을 경험했다. 한 명이 주도하여 아이를 따돌리기 시작했고 그것이 학급 전체로 퍼져 아이는 암흑 같은 시간을 보냈다. 처음에는 그러다 말겠지 했던 것이 여름방학이 지나고 겨울이 되도록 계속되었고 아이는 학교에서 급식을 먹으면 체하곤 했다.


집단 따돌림 속에 놓인 아이를 바라보며 부모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암담하고 속상한 나날들이었다. 나는 아이 옆을 지켰고 하교하고 나면 우는 아이를 안아주고 다독였다. 담임 선생님이 가해 학생들의 부모에게 알렸고 그 아이들과 면담하면서 사태는 수그러들었다.


그러나 아이는 그 상처에서 아직도 완전히 헤어 나오지 못했다. 누군가 자신을 싫어한다는 것에 주눅이 들었다.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그전처럼 웃으면서 학교 생활을 한다는 것을 두려워했다. 결국 상담 치료를 길게 받았고 이제 긴 터널의 끝에 겨우 다다랐다.


‘내면 강화’ 라는 이 단어에 눈이 간 것은 그래서 일까. 읽으면서 내내 아이가 떠올랐다. “증오와 오해를 받는 경험은 우리의 에고를 깨뜨려서 우리가 정말로 누구인지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p.55. 진짜? 누구나 내 아이가 상처 없이 크기를 원하고 영혼에 구김 없이 성장하길 바란다. 나 역시 그랬고. 하지만 아이는 이제 말한다.


“나 자신도 모르게 나도 그랬어. 이유 없이 휩쓸려 누군가를 싫어했고 그게 내가 될 줄은 몰랐어.” 라고. 스스로를 직면했던 시간은 아이에게 힘들었지만 그것으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걸음 떨어진 곳에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책은 ‘고통 마주하기’ 라고 말한다.


    “우리 삶의 모든 가능성은 아픔을 마주하는 태도에 달렸습니다”


정신과의사인 필 스터츠는 수십 년에 걸쳐 내담자들과 상담한 결과 그들이 자신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상념을 떨치고 현재의 삶에서 나아가기 위해 행동하게 하는 방법론을 고안했다. 무기력하고 회의에 빠진 많은 내담자들은 그를 만나서 달라진 삶을 영위하게 되었고 그는 진정한 자유로운 삶은 고통을 마주하는 것부터임을 말한다. <필 스터츠의 내면 강화>는 자유로운 삶을 이루게 하는 단계별 솔루션을 제시한다.


무수히 많은 일들이 내 앞에 놓여 있는 지금, 과거의 일을 들추어 지금의 나를 이해하기보다 현재와 미래를 떠올리며 앞으로의 행동을 통해 변화 가능한 나를 만들어가는 시간. 흔들림에도 계속 살아야하고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 부분이 와 닿았다. 현실이, 정치가 암울하다고 굴을 파고 들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흔들릴수록 더 단단해지는 뿌리가 되도록, 휩쓸리는 사람이 아니라 단단한 내면을 가진 내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도와주는 책 <필 스터츠의 내면 강화>이다.


*다산북스에서 소정의 원고료와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ekida_library 

@dasanbooks


#얼리서평단 #필스터츠의내면강화 #다산북스 #다산초당 #필스터츠 #인문 #인생책 #자기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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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채우는 내 마음 필사노트 -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한 단어도 쓰기 힘든 당신을 위한 문장들
황인찬 외 지음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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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피드에서 많은 이들이 요즘 필사를 하고 있다. 고운 글씨와 예쁜 그림들로 꾸며진 필사노트를 보며 부러웠다. 그럼에도 필사에 도전하지 못했던 건 못난 글씨 탓이라고 생각했다.


좀 못나면 어떻고 예쁘게 꾸미지 못하면 어떠랴. 가끔 쓰는 일기에 필사를 더해 손을 부지런히 놀려본다. 노트북으로 입력하던 문장을 한 글자씩 꼭꼭 눌러 쓰면서 쓰는 손맛을 알아간다. 그래, 이런 거였지. 학창 시절 친구에게 편지를 써서 전하던 내 마음, 서로 교환 일기를 쓰면서 비밀 이야기를 나누던 몽글했던 순간, 그리고 스승의 날, 어버이날이면 손수 카드를 만들고 편지를 쓰면서 할 말이 없어서 매해 편지 내용이 비슷했었던.


그래서 나왔다. 마음을 표현하고 싶지만 한 단어도 쓰기 힘든 당신을 위한 문장들!!!


텍스트의 시대가 갔다고 하기엔 요즘 힙한 취미로 필사와 다이어리 꾸미기가 대세이지 않은가!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하고 싶다면 시로 시작해보자. 그리움, 사랑, 휴식, 자연 등의 다양한 키워드로 나만의 문장을 만들어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창비 시선 500번 출간을 맞아 엄선한 시인들의 시로 구성되어 어느 페이지를 펼치든 펜을 펜을 들지 않고는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없다.

올해는 욕심 내지 말고 하루에 한 두 페이지라도 꾸준히 필사를 이어나가야겠다. 아름다운 문장들로 지어진 시라는 세계에 필사와 함께 빠져본다. 내 마음을 온전히 전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면서.


@changbi_insta 창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창비 #필사 #필사도전 #시필사 #마음을전하는연습 #책 #책추천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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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과 생각
정용준 지음 / 작가정신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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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작가와 소설을 읽은 독자가 공감의 영역에서 만났다면, 밑줄을 긋고 인덱스를 붙이는 멈춤의 순간에 서로의 눈동자가 마주쳤다면, 그건 실제 사건과 경험이 같거나 유사해서가 아니다. 나도 그 인물처럼 될 수 있고, 할 수 있고, 있을 수 있고, 그럴 수 있다, 는 실존적인 이해다. p.206


<선릉 산책>을 너무나 재미있게 읽고 빠져든 정용준 작가님의 산문이 새로 출간되었다. 다양한 이야기거리들을 저자의 시선을 따라 읽으면서 어느새 깊이 빠져들게 된다. 새벽의 조용함에 젖어보기도, 고소한 두부를 구워 한입 가득 음미해보기도 하면서. 야금야금 읽는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그런 산문집이다. 아껴서 야금야금 읽었다.

한 편을 읽고 다시 읽어본다. 다시 읽으면 또 다른 문장에 눈이 가고 또 인덱스를 붙인다. 지나온 이야기들 속에 나의 과거를 반추하고 지금의 문장엔 현재의 나를 슬며시 대입해 본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소설을 쓰고 싶다는 저자의 말에는 그의 글을 읽을 기쁨에 미리 가슴이 설렜다.


소설이 아니었다면 나는 나라는 세계에 도착하지 못했을 것이다. 타인의 마음에 숲과 바다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을 거고 인간의 감정과 감각에 바람과 별자리가 있다는 것도 몰랐을 거다. p.71


뒤늦게 소설을 읽는 재미에 빠져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내게 소설을 읽고 쓰는 마음을 표현한 문장이 가슴속에 와 닿았다. 누군가 요즘 젊은 작가들의 소설은 깊이가 없고 가볍다 했는데 그 말은 내 머릿속에서 오래 머물렀다. 그 이유는 나와 생각이 달랐기 때문이다. 작가의 직접 경험이 아니라서, 오랜 연륜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서 그렇다고.


과연 그럴까. 누군가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정말 그 사람이 되어 볼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소설을 읽고 이야기에 나는 빠지게 된다. 소설의 깊이는 모르겠고 나는 깊이 빠지는 편이다. 내게 무대를 선사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창구로서의 소설은 이미 깊디 깊다. 그곳에 줄을 긋고 나는 또 고개를 끄덕인다.

이것이 바로 “리얼 월드!” 아닌가.


성장은 날과 달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깨달음, 선택과 포기, 후회와 어리석음의 흔적으로 각자의 몸과 마음에 새겨지는 것이다. p.54


뫼르소에게 나는 배웠다. 타인의 인정이나 보증을 필요치 않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자기 이해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삶에 절실하지 않는 자만이 자신의 삶을 누릴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된다는 것을. p.279


@jakkajungsin 작가정신의 작정단13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작정단 #작정단13기 #산문 #책 #책추천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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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여정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박재연 옮김 / Pensel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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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예술가라는 반 고흐. 한 달도 더 전에 얼리버드로 예매해 놓은 ‘반 고흐 전’을 다녀왔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대기 입장을 할 정도로 줄은 길었고 입장 후에도 사람에 떠밀려 그림을 보는 것에 피곤이 몰려왔다. 그럼에도 고흐의 생애를 그의 발자취로 따라 가 보는 것은 인상적이다. 모든 사물에서 빛을 끌어내는 화가의 눈은 어디에서 기인한 걸까. 풍경화를 보면서 그 장면을, 그 색을 내기 위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반짝임을 표현하기 위해 그곳을 얼마나 자주 찾아 갔을까 에 닿게 된다.


예술이 주는 경험은 예술가의 감정과 경험, 영감이 모여 만들어진 복합적인 결과물이기에 우리는 위안을 얻고 그들의 예술에 벅찬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은 데이비드 호크니, 칸딘스키, 살바도르 달리, 구스타프 클림트, 앙리 마티스, 파블로 피카소, 반 고흐 등 31명의 위대한 화가들이 떠났던 여행을 통해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그들의 삶과 예술에 미친 영향을 소개한다. 지도와 사진 자료들을 보며 그들의 여행에 함께 참여해 볼 수 있다.


그들의 여행은 지적인 도피처가 되기도,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느끼는 계기가 되기도, 삶과 경력에 전환점이 되기도 하는 등 그들의 예술에 다양한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곳에서 이국적인 공간이 주는 영감을 놓치지 않고 예술로 표현해낸 예술가들의 여정을 따라가 보는 시간은 내게 예술을 이해하는 새로운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인도에서 밤기차를 타는 것, 멋진 밤공기가 불어오는 가운데 3등석의 딱딱한 좌석에 앉아 바퀴가 덜컹거리는 소리를 듣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는 문장이 인상적이었는데, 즐거움과 기쁨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시간, 공간. 그것이 여행인가 싶었다. 자신의 내면의 것을 끌어올려 주는 여행의 기쁨을 예술가들과 함께 시간이었다.


#이키다서평단

@pensel_publisher

@kali_suzie_jin

@ekida_library


#미술이야기 #아트트립 #예술여행 #도서지원 #책 #책친구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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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봄의 불확실성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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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는 이 반()진실의 시대에, 갈수록 노골적인 위선이 판치고 이야기는 현실을 왜곡하고 모호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이용되는 현실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인의 역사와 성찰을 담은 문학일지도 모른다. 직접적이고, 진짜이며, 사실을 세심하게 다루는. (p.288)

 

팬테믹 봉쇄 조치로 인적이 뜸해진 뉴욕에서 거주하는 소설가의 이야기를 담았다. 마치 저자 자신처럼. 그러다가 지인의 부탁으로 고급 아파트에서 유레카라는 금강앵무를 돌보는 일을 맡게 되었고 반려 앵무새를 키우는 것이 소원이었던 주인공은 유레카를 돌보며 삶의 활력과 위안을 얻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들이닥친 전 앵무새 돌보미인 대학생과의 동거로 평온했던 삶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서로 다른 가치관과 많은 나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의 동거는 어떻게 이어질까.

 

읽다가 표지를 다시 살펴보게 되는 건 소설이라고 했는데, 에세이인가 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큼 화자 위주의 일인칭 시점의 이야기였고,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워 사실 처음에는 집중이 잘 안됐다. 팬테믹 기간이라는 전 인류가 함께 겪은 힘들었던 시기들이 떠오르고 화자와 친구들의 대화들을 읽으며 킥킥거리기 시작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우린 왜 이런 우스꽝스러운 대화를 이어 가고 있는 거지? 진실을 많이 알수록 인류가 멸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두려움만 커질 뿐이지. 그런데 우린 여기 앉아서 남자들 없는 세상이라는 판타지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있구나. (p.74)

 

뒤틀린 시대였음에도 시간은 흘렀고 그 시간 또한 나의 삶이었다. 그 시간을 지나오며 그때의 답답함과 우울한 기억만 남은 것은 아니었음을 어렴풋이 깨닫게 되는 작품이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로 책 모임은 중단할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이라는 앱으로 책 모임은 지속되었고, 갇힌 삶 속에서 갈급했던 대화는 어느 정도 숨통을 트이게 했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줌 영화토론 모임을 만들었고 그 기간에 같이 본 영화와 나눈 이야기들은 세상을 보는 시선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지금 바빠진 일상에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할 일이 없었던 그때를 떠올려보면 살짝 그리워지기도 한다. 코로나로 바뀐 문화들. 경조사부터 명절까지. 아무리 바꾸려 해도 바뀌지 않았던 것들이 많이 바뀌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저자의 나는 기억한다로 시작하는 글들도 너무 재미있어서 내 노트에 적어본다.

나는 기억한다...

그 다음은 내 삶의 이야기들로 채워보면 그때의 불확실함이 꼭 나쁘지 않았다는 문장들이 더 많이 써지리라. 지금의 일상이 가진 눈부신 하루들의 소중함도 함께. 지금이 어쩌면 누군가는 그토록 바라던 하루 일 수도 있으니.


한동안 나는 책을 읽을 수가 없었고 다시 글을 쓸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도 없었다. 그건 그해 봄의 많은 불확실성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었다. (내가 아는 작가 중에 그런 체험을 하지 않은 이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왜 평생 애도하며 사는 기분인지 알고 싶다. 그 감정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고 도무지 사라지려 하질 않는다. (pp.19~20)

 

내 인생의 이야기는 네 단어로 요약될 수 있다. 좋은 시간들, 나쁜 시간들. (p.185)

 

시간이 지나가는 건 삶이 지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방향으로 빠르게 흐르고 붙잡거나 멈출 수 없다. 그게 어른들의 마음을 짓누르는 것이다. 그들이 두려워하는 피할 수 없는 힘이다. 내 삶도 다른 모든 사람들의 삶과 마찬가지로 지나간다. (p.249)

 

우리는 우리가 꿈꾸는 삶을 이루려면 수십 년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삶을 이루었을 때쯤엔 그 삶이 곧 사라질 거란 말은 듣지 못했다. (p.303)

 

헤세드의 서재의 서평단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hyejin_bookangel @openbooks21

 

#소설 ##책친구 #서평단 #hongeunk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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