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돼가? 무엇이든 - 개정증보판
이경미 지음 / 유선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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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 홍당무>를 정말 웃어가면서 봤는데 이경미 감독님의 작품이었다.

남몰래 짝사랑하던 유부남이 젊은 여자랑 바람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쓴 이야기라고 한다. 혼자 좋아해도 어떻게 해보겠다는 마음은 품지 못했는데 아는 여자랑 그 남자가 그리 되었고, 그럼 나는 어떡하지, 속상한 마음으로 내가 나를 가지고, 나를 웃겨서, 스스로가 위로 받은 영화라고 한다.

슬픈 비하인드 스토리라고 생각했는데 사랑을 잃고 직업을 얻은 셈이니, 천만다행이다.” 라니.

 

헐렁한 옷을 입고 우체국 집배원과의 대화에서, 전화로 하는 신년 운수에서도 작가님은 어디 하나 나사가 빠진 듯했다. 맞다.

시나리오를 쓰느라 머릿속은 내내 시나리오 생각뿐. 걸어 다니는 것도 신기할 정도.

글쓰기-창작의 고통, 성공하고 싶은 강한 욕구-실패할까 봐 두려운 솔직한 마음이 글에 절절하다.

 

삶에서 일어나는 무수히 많은 일이 파도처럼 밀려올 때가 있다.

그것을 견뎌내고 또 다른 일이 일어날 때까지 삶은 녹녹하지 않으며 오히려 비극인 경우도 많다.

그러나 자신만의 어떤 간절한 확신을 가지고 계속 그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언젠가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많이 돌아가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거기에 농담 한 스푼을 더해서 좀 더 희망적인 내일로 갈 거라고 믿고 싶다.

아니, 꼭 그래야 한다.

 

계획적이지 못한 나는 다이어리도 못 쓰고 어리버리 게으르지만 어쨌든 살아가고 있지 않나.

24년을 시작하는 1월에 올해의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지는 않았지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지금만큼만 살아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농담으로 진지함에 살짝 물을 타보자.

웃고 힘을 빼니 겨울바람이 청량하게 느껴진다.

잘 돼가? 무엇이든.” 묻거든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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