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가의 오후 - 피츠제럴드 후기 작품집 (무라카미 하루키 해설 및 후기 수록)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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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소설가가 되기 전부터 나는 그의 작품을 사랑하고 부지런히 번역해왔다. 피츠제럴드는 나의 출발점이자 일종의 문학적 영웅이다." 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 소설은 <위대한 개츠비>라고 노르웨이의 숲에도 실을 정도이니. 어느 부분을 읽어도 좋다는 그의 말은 피츠제럴드 찐 덕후 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단편 소설 8편과 에세이 5편으로 엮어진 <어느 작가의 오후>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피츠제럴드를 향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믿고 읽는 작가의 찐 사랑의 표현으로 완성된 책이다. 피츠제럴드는 이른 성공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인생이 낭만적이라는 믿음이야말로 너무 이른 시기에 거둔 성공의 대가이다’(p.354) 라고 표현한다. 이른 성공을 하고 차기작으로 여러 작품들을 내놓았으나 문단의 주목을 받지 못한 그의 마음 또한, 에세이와 단편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만 알던 나에게는 여러모로 생경한 그의 모습이었다. 작가의 소설에는 그의 사생활과 내면의 이야기들이 녹아져 있어 이 책을 읽음으로써 피츠제럴드를 조금이나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얼마 전 소설을 읽고 내가 경험한 것이 아니고 내 나이도 아닌데 이렇게나 내 마음속에 들어왔다 나간 것 같은 글을 쓴다고, 작가는 역시 다른 사람이라고 이야기를 나눴었다.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예민한 감각으로 보고 읽고 쓴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쓰는 사람으로서의 두 사람, 스콧 피츠제럴드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쓴다는 것에 대한 마음까지 생각하게 된다. 닿아 있지 않음인데 닿아 있는 그 마음이 이 책을 있게 하지 않았을까. 계속 독자에게 닿도록 쓰는 이들을 나는 마음 깊이 좋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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