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초병이 있는 겨울별장
박초이 지음 / 문이당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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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날씨처럼 을씨년스럽고 음울한 분위기고,겉표지도 내용을 닮았다.읽는 내내 뭐라 꼭 집어 말하기 어려운 불편한 이유를 책을 덮고 나서 알았다.

대위를 경멸하지만 힘 있는 대상을 따를 수밖에 없는 비겁함을 적당히 포장하며 살기도 하고,나 아닌 누군가가 대신 어려움을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이기심도 인정하기 불편한 마음이다.또 한가지 이들은 의료인인데 눈에 보이는 의학적 현상에도 둔감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는 것이 불편했다.

해마다 가을이 끝나갈 무렵 겨울을 맞이하기에 앞서 독감 예방 접종을 연례행사로 여겨왔다. 독감백신을 맞는다 해서 독감을 완벽하게 피해갈수는 없고 기껏해야 고통을 반감시켜주는 정도라도 일종의 보험이나 자동차안전장치처럼 인식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러한 백신을 한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코비드 19,2019년에 최초 발견되어 명명되고 2020년 전세계를 돌아 이제는 아프리카 오지와 남극에까지 바이러스의 확산세는 멈추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바로 지금 우리가 겪고 있기에 이 책은 소설이되 소설같지 않은 이야기이다.

몇달 전 유럽에서 국가적인 봉쇄조치에 자유와 인권을 외치며 저항하던 사람들은 그 어떤 상황이 와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 자유주의자들일까,타인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반사회적인 사람들일까.

혈액원 간호사인 영미와 동료 의료인인 재인,수연,유리 그리고 최와 김기사는

군부대 수혈 같은 위료행위를 위해 양천지역으로 출장을 간다.

별스러울 것도 없고 위험하지도 않고,일상에서의 탈출을 겸한 가벼운 출장이었지만

이들은 별장에 갇힌채로 꼬박 겨울을 나고 봄을 맞는다.

정일병과 안상병은 대위의 명령 하에 별장 보초를 서고 또한 방문객들을 감시하고 행동을 제약한다.

혈액원 팀 일동은 뜻밖의 강제격리 상황에서 치커바이러스의 조용한 침투를 체험하며 두려워할 뿐이다.

극한의 상황을 이용하여 대위는 사람을 조종하고 이들 위에 군림한다.

이들이 군 별장에 숙박하지 않았다 해도 별장 밖의 양천 지역은 바이러스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채 그 또한 안전하지 않을 터였다.

격리가 해제되어 일상으로 복귀한 일행은 별장에서의 기억을 외면하고 살려고 애쓰지만,절대 잊을수 없는 모두가 공유한 기억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코로나 이후의 삶을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치료제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백신에 기대를 걸 뿐,부작용을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고, 다들 지칠대로 지쳐 인내심도 바닥이다.독감백신 정도의 효과일지 몰라도 현재로선 그마저도 감사할 따름인 상황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치료제를 발명하는 사람은 노벨 상의 노벨을 무덤에서 일으켜 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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