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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류지향 - 배움을 흥정하는 아이들, 일에서 도피하는 청년들 성장 거부 세대에 대한 사회학적 통찰
우치다 타츠루 지음, 김경옥 옮김 / 민들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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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위리드 주제 도서는 <하류 지향>. 나는 밑줄 치고 플래그를 붙이고 메모도 해가며 책을 읽는데, 이 책은 ‘ㅋㅋㅋ‘를 가장 많이 적은 책이 되었다. 비꼼과 빈정대기... 휴... 나는 왜 이런 게 재밌고 좋을까? 모임 때 나는 이 책이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웃겼다면서 내가 ‘ㅋㅋㅋ‘ 메모한 부분을 꽤 많이 낭독?했는데 누구도 공감하지 않았다... (나의 학습부진을 초래한 것은 정서적 결핍이었고 정서적 결핍이... 나를 비꼼과 빈정 인간으로 만든 건가? 나는 몰랐지...) 이런 식이다.

한 텔레비전 방송에 나온 중학생이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해서 그 자리에 있던 평론가들이 모두 할 말을 잃었던 사건이 있었다. ~ 사람들이 할 말을 잃은 걸 보고도 그 중학생이 납득하지 못하면 그 자리에서 그 중학생의 목을 조르면서 ˝자, 그럼 이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같은 질문을 해볼래?˝라고 부탁하는 수도 있다.

교사는 어안이 벙벙해 할 말을 잃고, 그러다 아이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제발 공부 좀 해줘˝ 하며, 공부하면 뭐가 좋은지 이런저런 이유들을 늘어놓는다. 이 광경은 아이들 눈에, 시장에서 뭔가 결함있는 상품을 팔아치우려고 ˝그런 건 필요 없어요˝라며 달아나는 고객의 팔을 붙들고는 ˝싸게 줄게요˝ 하며 애원하는 모습처럼 비칠 것이다.

호령을 붙이는 반장이 교사의 신호를 받고 느릿느릿 일어나서는 마지못해 하는 듯이 호령을 붙이면 반 학생들은 반장보다 더 늘어진 자세로, 인체공학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만큼 늘어진 자세로 일어나 마지못해 인사하고는 다시 느릿 자리에 앉는다. 이 정밀한 신체의 움직임은 볼 때마다 나를 감동시킨다. 자칫 잘못해 교사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는 오해 따위는 사지 않도록 학생들은 완벽한 동작을 취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만약 아이들이 정말로 단순히 산만하고 나태하다면 ‘자기도 모르게 깜빡해서 선생님 말씀을 끝까지 듣고마는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뇌물을 받고 체포된 사람이 부동산을 배우자 명의로 바꿔놓는 수법으로 ‘재산 은닉‘을 해서 적발되곤 한다. 물론 칭찬할 일은 아니지만, 자신을 결코 배신하지 않을 파트너가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점은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 강자는 다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단결하라‘는 말은 공허한 이론이 아닙니다. 강자들의 오랜 성공 사례에서 배우자는 것이기 때문에 반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방금 말씀하신 ˝일본 사회는 균질적이고 미국 사회는 가치관이 다양하다˝는 말 자체가 일본인의 균질적 사고의 표본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균질적인 사회도 좋지 않은가?˝라고 뻔뻔하게 말하는 사람에게는 그래도 다양성의 싹이 있는 셈이고, ˝균질적이니까 다양화하자˝는 발상이야말로 이미 절망적일 정도로 균질적인 사고입니다.

이 책이 훌륭하다고 느끼는 지점은, 책에 나오는 ’문제점‘과 ’해결 방안‘은 기존에 이야기 되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뻔한 이야기), 저자가 주장하는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안의 근거‘가 독창적이어서 뻔하지 않게 들리고 매우 설득력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요즘 아이들과 삼십 년 전 아이들 사이에 가장 큰 차이점은 처음 사회관계에 들어설 때 노동을 통해 들어가는가, 소비를 통해 들어가는가의 차이‘로) 요즘 아이들은 소비주체로 사회관계를 시작함으로써 (시장 경제의) 등가교환의 원리를 내재화했다는 분석과 리스크 헷지(이 일화들도 엄청 재밌음) 개념.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문제점을 밝히고) 이에 맞서자, 인간과 사회를 회복하자는 주장 → 진보
그러기 위해 리스크 헷지, 상부상조/상호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자(= 도움을 서로 주고 받자)는 주장 →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에서 한발짝 물러서자는 데에서) 보수적, 전통적

진보/보수, 하나로 뭉뚱그려진 노선을 따라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섞여(사실 섞인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것) 자신만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쳐 나가는 솜씨에 나는 감동했고, 너무 그럴듯해 괜히 희망이 생기며, 이 책의 내용을 완벽히 숙지해 일상 생활에서 써 먹고 싶어졌다. (물론 흠.. 이게 맞나? 하는 부분도 좀 있다.) 강력 추천하며 특히 선생님과 부모님들은 꼭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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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정지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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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아~‘ 하는 인상적인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평소 사회학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다루는 소재는 무겁지만 무난하게 느껴지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위근우 작가님의 라이트 버전이랄까? 이제 막 책 읽는 사람에게 한국 사회 입문서로 괜찮을 것 같기도.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확히 잘 옮기심. 가독성 뛰어남. 글을 쉽게 쉽게 잘 쓰신다는 생각 많이 함. 근데 넘 착하달까? 끝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지점에서 적당한 마무리. 그래서 대부분의 글들이 도입부가 흥미롭고 결말은 미지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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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쓰는 법 - 매일 쓰는 사람으로 성찰하고 성장하기 위하여 땅콩문고
조경국 지음 / 유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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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유 출판사에서 출간되는 책들(‘책 파는 법‘이 쐐기 박음, 진짜...)을 보며 좀 얄팍하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고 그래서 한동안 안 읽다가 읽어 봤는데 생각에 변함이 없다. 빈곤해. ‘OO 하는 법‘ 시리즈 거부감 든다. 대강 이 정도면 되겠지, 안주하는 느낌 팍 든다. 퀄리티 컨트롤 안됨, 매우 들쭉날쭉함(like 아무튼, 시리즈). 여기 책들은 기대가 안됨. (물론 좋은 책도 있지만) 기획/마케팅이 좋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제목을 이렇게 짓는 건 작은 사기 같단 생각도 든다. 일기 쓰는 법 알고 싶은/관심 있는 사람은 이 책 읽을 필요 없다고 생각.
(작가님 비판 아님. 작가님은 좋은 분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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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해내면 그만이다
정영욱 지음 / 놀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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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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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00: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인생은 한번뿐
글배우 지음 / 강한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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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이 조금 떨어지는 사람들이 이런 걸 책이라고 읽을까, 이런 걸 계속 쓰는 사람은 도대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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