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고 또 애써온 시간이 그애의 얼굴에 그대로 남아 있어서 나도 그애를 대할 때는 불성실하고 싶지 않았다. 무성의하게 공무가 이런저런 사람이라고 단정하고 싶지 않았다.
넌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진희와 함께 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퍼져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슬퍼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덜 아플 거라고 어른들은 생각했었던 것 같다. 나중에 조용히 말해 주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마음이라는게 그렇게 쉽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막으면 막아지고 닫으면 닫히는 것이 마음이라면.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내게서 어떤 냄새가 나는 건지, 여기 맞히면 된다고 누가 내 얼굴에 과녁이라도 그려 놓은 건지 괴롭힘을 피할 길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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