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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트 인생 - 다정한 고집과 성실한 낭만에 대하여
문선욱 지음, 웨스트윤 그림 / 모모북스 / 2024년 10월
평점 :
📚 저스트 인생
📚 문선욱
📚 모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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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 없이 사랑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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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북스 에서 서평제안을 해주셔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게된 에세이입니다. 책을 보고 난 후 든 생각은 정말 진솔하게 자기이야기를 썼다는 거였습니다. 작가의 과거의 경험과 삶의 굴곡들에 대해 여과없이 솔직하게 적어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또, 작가가 사랑을 하게 된 이야기와 이별을 통해 느낀 점, 이런 것들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작가의 감성대로 잘 풀어냈네요.
에세이임에도 소설처럼 재미있게 잘 읽혔고,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이 책 한 권으로 잘 파악할 수 있게 쓴 한편의 성장일기를 읽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는 작가를 응원하게 되네요. 꼭 좋아하는 음악으로 성공하길 바랍니다.
#저스트 인생 #문선욱 #모모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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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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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나는 내 인생이 시트콤 같았으면 좋겠다. 쿨하고 키치하게 살아가야지. 시트콤이 되지 못할 바엔 블랙코미디로라도 만들어버려야지. 내 슬픔에 본때를 보여줘야지.
그러니까 나는 이제, 음악도 영상도 글도 그만두지 않을 거야. 네 덕분이야. 고마워.
p.5
오랜만에 다시 카페에서 알로하를 마주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알로하가 꽤 오래 친한 사람처럼 느껴진다는 거였다. 나는 이런 사이일수록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몇 번의 미숙한 경험을 통해서 알고 있었다. 말이 입을 통과하기 전까지, 이게 정말 내 진심이 맞는지, 배려는 묻어 있는지 몇 번씩 생각했다. 그런 탓에 대답은 느리고 말하는 중간중간 많이 쉬어야 했지만, 알로하는 내가 입 밖으로 꺼낸 문장을 온전히 끝마치길 가만히 기다렸다. 나를 가만 보고 있는 알로하를 보고 있자니 묘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더 커져갔다.
p.17
인생이란, 연관성을 찾을 수 없는 우연 같은 일들이 세월을 먹고 자라 개연성을 갖게 되는 과정인 것일까. 그저 돈을 벌다 마주친 이 사람들은 대체 어떤 마음을 주고받았기에 이토록 친해져서 돈 버는 시간도 뒤로 한 채 한낱 변기 얘기로 떠들고 있던 걸까. 내가 처음 카페 알바를 할 때 결국 카페를 차리게 될 거라는 생각을 했을까. 나는 앞으로 어떤 우연을 만나고 또 어떤 개연을 가지게 될까.
p.26
나는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는 데 필요한 여유나 노련함, 자상함 같은 것들에도 많은 체력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걸 한참이나 걸려 알게 되었다.
p.34
나는 시간에 압박감을 느끼며 형체 없는 무언가에 쫓기듯 자기 발전을 갈구했는데,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자기 발전이 아니라 착취였다. 나의 청춘을 착취한 것이다. 누리고 즐겨도 모자랄 청춘을 누르고 비틀어 꾸역꾸역 성과만 짜내려 했고, 그 탓에 밖으로 삐져나온 얼마간의 성과로 자위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나를 포장했다.
p.42
사람들은 땅과 바다의 아주 깊은 곳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일단 그곳에 계속 있게 되면 그 일들은 더 이상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아니다. 달과 태양이 뜨고 지는 것처럼 그냥 일어나는 일. 즉, 일상이 된다.
p.70
고객들은 비슷한 수준의 돈을 지출했지만 비슷한 형편은 아니었기에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누군가에게는 무척 큰돈이었고, 누군가에게는 그냥 돈이었다. 또, 고객들은 비슷한 인성은 아니었기에 나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누군가는 나를 귀한 사람으로 대했고, 누군가는 돈이 너무 귀해 내가 사람이라는 걸 잠시 잊은 듯했다. 나역시 돈독이 올랐었기에 돈을 귀하게 여기던 고객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익숙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p.85
사람은 이따금 스스로를 발전시키기보다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림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려고 한다. 무의식적으로라도 그 편이 자기가 발전하는 것에 비해 더 즉각적이고 분명하며, 수월하다고 느끼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이 과정에서 상대의 잘못을 끄집어내 자신의 행위에 타당성을 부여하는 일도 일어난다 물론 이것은 나에게도 있는 면모일 것이다.
p.164
우리는 옴팡지게 좋아했으나 옴팡지게 좋은 일들로 채워졌어야 했는데 이별을 했다. 우리가 헤어진 이유는 물어보지 않아도 대답이 되는 것들 때문이었다. 가령 자고 있어야 할 시간에 자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버렸거나. 같이 기대했던 영화를 암묵적으로 제외하고 다른 영화를 예매한다거나. 가고 싶어 했던 식당을 더 이상 가려고 하지 않는다거나. 서로를 궁금해하지 않는다거나.
누구 하나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우리는 서로에게 옴팡져 많이 울었던 탓에 마음마저 습기가 차 곰팡이가 생겨버린 것 같았다.
p.212
사랑은 사람을 바꿀 수 있다. 사랑은 나를 타일러 스스로를 돌아보도록 했고, 끝끝내 삶을 직면할 단단한 웃음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사랑으로 배웠기에 내가 받은 상처들은 이제 대수롭지 않다. 나를 아프게 한 사람들이 아닌 내가 아프게 한 사람들에게 마음이 쓰인다. 많은 판단을 내리지만 쉽게 내뱉지 않고, 내려보지 않으려 끊임없이 나를 의심한다. 용기 내어 용서를 구하기도 한다. 나는 사랑으로 변해왔다. 그러니 앞으로도 계속 다정한 고집을 부리고 성실한 낭만을 벗 삼아 사랑을 가꾸어 갈 것이다. 나를 이룬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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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회초년생들이 읽으면 많은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드립니다.
👉 모모북스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