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다시, 우리
진성림 지음 / 지식과감성#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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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사랑은 늘 예쁘게만 남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분명 설렘이었고,
서로를 향한 마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안에 두려움도 생기고, 오해도 생기고, 말하지 못한 진심도 쌓인다.
​
이 책은 그런 사랑의 뒷모습을
조용히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
표지부터 강렬했다.
비에 젖은 듯한 분위기와 세 사람의 엇갈린 시선이 단순한 로맨스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것 같았다.
사랑, 이별, 미련, 상처, 다시 마주하는 마음까지 한 번에 담긴 느낌이었다.
그래서 첫 장을 펼치기 전부터 이 이야기가 달콤하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읽으면서 가장 오래 남았던 건,
이 책이 사랑을 소유로만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붙잡고 싶고, 내 곁에 두고 싶고,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게 된다.
그런데 이 소설 속 인물들은 그런 마음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상대를 원하면서도 상대가 덜 아프기를 바라고, 자기 마음보다 상대의 상처를 먼저 바라보는 순간들이 있다.
그게 오히려 더 아프고, 더 깊게 느껴졌다.
​
성림과 정원, 슬기의 관계는 쉽게 한쪽 편을 들 수 없었다.
누군가가 완전히 나쁘고, 누군가가 완전히 착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사랑이 어긋날 때 꼭 악인이 있어서 무너지는 건 아니니까.
좋은 사람이어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사랑했어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할 수 있고, 마음이 남아 있어도 물러나는 선택을 해야 할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복잡한 감정을 억지로 정리하지 않고 천천히 보여준다.
그래서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관계들이 있다. 좋아하지만 힘든 관계, 좋은 사람인 건 알지만 함께하기 어려운 관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마음 한편에 오래 남아 있는 관계.
그런 감정들을 지나온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이 조용히 흔들릴 것 같다.
​
특히 “누군가는 당신의 고통을 말하지 않아도 알아본다”는 결의 문장이 오래 남았다.
사람은 자기 상처를 다 말하고 살 수 없다. 괜찮은 척 웃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루를 보내지만 마음속에는 혼자 감당하는 시간이 있다.
그런데 누군가 그 고통을 알아봐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숨 쉴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이 주는 위로는 바로 그런 쪽에 가까웠다. 크게 다독이는 위로가 아니라,
조용히 옆에 앉아 있어 주는 위로였다.
​
진성림 작가가 호흡기내과 전문의라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사람의 숨을 지키는 일을 해온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들여다본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의학이 몸을 살피는 일이라면, 문학은 마음을 살피는 일 같았다.
그래서 이 소설은 감정을 과하게 몰아붙이기보다, 아픈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지나온 관계들을 떠올렸다.
마음을 다 줬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던 시간, 서로를 미워해서가 아니라 서로를 감당하지 못해 멀어진 순간,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오래 남아 있던 말들까지 생각났다.
사랑은 끝날 수 있지만, 그 사랑이 나를 지나간 시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떤 위로를 바라는지 알게 되는 것 같다.
​
이 책은 격정적인 로맨스를 기대하고 읽어도 좋지만, 나는 그보다 사랑이 끝난 뒤 남는 사람의 마음에 더 집중하며 읽었다.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이 결국 나를 무너뜨리기만 하는 건 아니라고, 때로는 그 상처를 지나며 조금 더 깊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해주는 소설이었다.
​
사랑 때문에 흔들려 본 사람,
끝난 관계 뒤에 오래 남은 마음을 이해하는 사람,
아픈 로맨스 안에서 성장과 위로를 함께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이 책은 사랑의 시작보다 끝난 뒤의 마음을 더 오래 바라보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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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두 번째 재테크 - 월급만으로는 불안했던 K-엄마들의 돈 모으기 현실 노하우
우리나 외 지음 / 제이브리즈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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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엄마의 두 번째 재테크』는
제목부터 마음이 갔다.
​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다 보면 돈 이야기는 늘 현실과 붙어 있다. 생활비, 아이들 교육비, 노후, 갑작스러운 지출, 그리고 내가 언제까지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까지.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재테크 책이라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시 돈 공부를 시작한 엄마들의 현실 기록처럼 느껴졌다.
​
나도 워킹맘으로 오래 살았다.
병원에서 책임자로 일하며 하루 대부분을 일에 쏟았고, 월급이 들어오는 삶에 익숙했다. 하지만 월급만으로는 늘 마음 한쪽이 불안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부수입에 대해 찾아보기도 했고, 실제로 실행해 본 것도 있었다.
​
공모주로 수입을 늘린 적도 있어서 책 속 공모주 이야기는 특히 반가웠다. 처음엔 괜히 어려울 것 같고, 잃으면 어쩌나 걱정부터 앞섰지만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그때의 내 경험이 떠올라 더 몰입해서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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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현실적이라는 점이다. 부자가 되는 대단한 비법을 말하지 않는다.
​
앱테크, 기프티콘, 공모주, 당근마켓,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에어비앤비처럼 일상 가까이에 있는 부수입 방법들이 나온다. 읽다 보면 엄청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부담보다, 내가 지금 가진 시간과 상황 안에서 작게라도 시작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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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좋았던 건 성공담만 가득한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각자의 실패와 막막함, 불안과 시행착오가 함께 담겨 있어서 더 믿음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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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기술이 있다고 해서 손님이 저절로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열정만으로 가게가 운영되는 것도 아니라는 문장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
지금 남편과 정비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내 현실과도 맞닿아 있었다. 정비를 잘하는 남편 옆에서 나는 블로그와 당근, 홍보 글을 쓰며 가게를 알리고 있다. 처음엔 내가 이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막막했지만, 결국 내가 잘하는 기록과 글쓰기가 가게에 도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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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자랑보다, 돈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과정을 보여준다. 예전에는 월급이 들어오기만 기다렸다면, 이제는 내가 가진 경험과 시간, 관심사를 어떻게 수입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부수입은 단순히 몇만 원을 더 버는 일이 아니라, 불안을 줄이고 나를 믿게 만드는 작은 훈련이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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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대부분 자기 시간을 뒤로 미룬다. 아이 먼저, 가족 먼저, 집안일 먼저, 직장 먼저 살다 보면 내 이름으로 된 시간은 자꾸 사라진다. 그래서 이 책 속 엄마들의 도전이 더 크게 다가왔다.
​
대단해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불안했기 때문에 시작했고, 막막했기 때문에 배웠고, 가족을 지키고 싶어서 돈 공부를 했다.
그 모습이 멋있었다.
​
나도 아직 큰 부자가 된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돈을 무조건 아끼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걸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다. 필요한 곳에 쓰고, 아낄 곳은 아끼고, 작은 수입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시도해 보는 것. 그게 이 책이 말하는 진짜 재테크에 가까운 것 같다.
​
『엄마의 두 번째 재테크』는
월급만으로 불안한 사람,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나만의 수입을 고민하는 사람,
부수입을 시작하고 싶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엄청난 성공담보다 현실적인 이야기가 필요할 때, 이 책은 꽤 좋은 시작점이 되어준다.
돈 공부는 거창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
엄마도 할 수 있고, 워킹맘도 할 수 있고, 지금 조금 늦었다고 느끼는 사람도 할 수 있다.
작게 시작해도 괜찮다.
​
중요한 건 내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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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각본집
곽재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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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화로 오래 기억하던 이야기를 책으로 다시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특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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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에서 스쳐 지나간 장면들이 글로 놓이니 감정이 더 천천히 다가왔다.
​
『클래식 각본집』은 단순히 영화 대사를 모아둔 책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가 어떤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어떤 장면으로 완성되었는지 차분히 따라가게 만드는 책이었다.
​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클래식>이 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첫사랑의 대표작처럼 남아 있는지 다시 알 것 같았다.
​
요즘 사랑 이야기는 빠르고 선명하다.
​
좋아하면 바로 말하고,
기다리기보다 확인하고,
놓치면 다시 연락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이 작품 속 사랑은 그렇지 않다.
​
마음은 깊지만 말은 늦고,
보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하고,
우연처럼 스친 순간이 오래 남아 한 사람의 기억을 흔든다. 그래서 더 애틋했다.
​
각본집이라는 형식도 좋았다.
영화를 볼 때는 배우의 표정, 빗소리, 음악, 풍경에 마음을 빼앗겼다면, 책으로 읽을 때는 장면의 뼈대와 감정의 방향이 보였다.
​
어떤 장면이 왜 그렇게 조용했는지,
왜 어떤 말은 끝까지 직접 말하지 못했는지,
왜 비와 우산과 강가의 장면이 오래 남았는지 조금 더 느낄 수 있었다.
​
영화가 감정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면,
각본집은 그 감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특히 과거와 현재가 이어지는 구성이 참 좋았다.
​
준하와 주희의 사랑, 지혜와 상민의 마음은 서로 다른 시간에 놓여 있지만 결국 하나의 결로 이어진다.
​
부모 세대의 첫사랑이 자녀 세대의 설렘과 맞닿는 구조가 낭만적이었다.
​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 같지만, 어떤 마음은 형태를 바꾸어 다시 돌아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옛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세대를 지나 이어지는 마음의 기록처럼 느껴졌다.
​
책 안에 담긴 감독의 말과 장면 자료도 인상적이었다.
​
<클래식>의 시작이 설렘이었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이 작품 전체가 왜 그렇게 맑고 아련한지 이해가 됐다.
​
첫사랑은 꼭 이루어져서 오래 남는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를 함께 데려오기 때문에 오래 남는 것 같다.
​
누군가를 좋아하던 마음,
말하지 못해 혼자 삼켰던 감정,
작은 우연에도 하루가 흔들리던 순간들이
이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
좋았던 부분은 영화의 감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책만의 소장 가치를 잘 살렸다는 점이다.
​
장면 사진과 각본, 감독의 기록이 함께 있으니 영화를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선물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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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다시 보고 싶어질 것이고,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각본집을 통해 먼저 그 분위기에 젖어들 수 있을 것 같다.
​
나는 고전적인 사랑 이야기가 주는 힘을 다시 느꼈다.
​
비 오는 날, 우산 하나, 편지 한 장, 엇갈린 마음 같은 것들이 지금은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그런 느림 때문에 더 깊이 남았다.
​
사랑이 빠르게 소비되는 시대라서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더 귀하게 느껴졌다.
​
첫사랑은 지나간 시간이 아니라, 가끔 마음 한쪽에서 다시 켜지는 불빛 같은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
『클래식 각본집』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첫사랑이라는 단어에 아직 마음이 움직이는 사람, 오래된 한국 로맨스 영화의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
한 번 본 영화도 책으로 다시 읽으면 전혀 다른 깊이로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알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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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딸이 아닌 엄마 - 엄마에게 받은 삶을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기까지
김현경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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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엄마가 떠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어떤 책은 시간을 다시 그날로 데려다 놓는다.
이 책이 그랬다.
읽는 내내 단숨에 넘기지 못했고 자주 멈췄다.
괜찮은 줄 알았던 마음이 아직 괜찮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들이 있었다.
​
이 책은 엄마를 떠나보낸 딸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엄마가 된 한 사람의 이야기다.
엄마라는 존재를 오래 사랑했지만 끝내 다 알지 못했고 떠난 뒤에야 엄마도 한 사람의 여자였고 자기 삶을 살고 싶었던 사람이었다는 걸 알아가는 기록이다.
그래서 단순히 슬픈 책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슬픔도 있지만 그 안에는 이해가 있고 후회가 있고 뒤늦은 사랑이 있고 다시 살아가려는 마음이 있다.
​
나는 이 책을 읽으며 3년 전 엄마가 돌아가신 순간부터 지금의 내 모습까지 자꾸 되돌아보게 되었다.
엄마가 떠난 그 시간은 지금 생각해도 아득하다.
갑자기 세상 한쪽이 사라진 것처럼 멍했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설명되지 않는 감정들이 남아 있었다.
​
작가가 엄마를 떠올리는 문장마다 내 기억도 같이 열렸다.
엄마의 얼굴 엄마의 말투 엄마가 살아 있던 날들의 공기까지 한꺼번에 밀려와 몇 번이나 쉬어가며 읽었다.
특히 삼 남매의 장녀라는 점이 나와 같아서 더 마음이 갔다.
장녀라는 이름은 가끔 애쓰지 않아도 많은 것을 먼저 짊어지게 한다.
엄마 앞에서는 딸이고 동생들 앞에서는 언니,누나이고 내 아이들 앞에서는 엄마인 사람.
그 사이에서 나의 슬픔은 자주 뒤로 밀린다.
​
나도 엄마를 잃었는데 누군가를 챙겨야 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 순간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 책 속 마음들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엄마를 잃은 사람은 안다.
밥을 먹다가도 오고 아이를 보다가도 오고 아무렇지 않은 하루의 틈에서 갑자기 찾아온다.
엄마가 해주던 말 하나 엄마가 걱정하던 표정 하나가 어느 날 문득 살아나서 마음을 흔든다.
이 책은 아프면 아픈 대로 바라보고 미안하면 미안한 대로 꺼내 놓는다.
그래서 읽는 사람도 자기 마음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는 위로를 받는다.
​
엄마가 된 뒤에야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마음도 크게 남았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엄마가 왜 그랬는지 늦게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그때는 몰랐던 엄마의 걱정과 외로움과 참고 넘긴 날들이 내 삶 안에서 다시 보인다.
나 역시 아이들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엄마의 자리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덜 아픈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미안하고 더 보고 싶어졌다.
​
이 책이 좋았던 건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가는 엄마를 이해하려고 애쓰다가 결국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본다.
엄마에게 받은 삶을 엄마의 방식이 아닌 나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마음.
그 마음이 이 책의 가장 깊은 메시지처럼 느껴졌다.
​
엄마를 사랑한다는 건 엄마를 붙잡고 멈춰 있는 일이 아니라 엄마가 건네준 삶을 내 자리에서 계속 살아내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읽는 동안 자꾸 엄마에게 묻고 싶었다.
엄마는 어떤 시간을 지나왔는지.
엄마도 자기편이 필요했던 날이 있었는지.
엄마도 엄마가 아닌 자기 이름으로 불리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는지.
이제는 들을 수 없는 질문들이라 더 아팠다.
하지만 그 질문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엄마를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 들었다.
​
이 책은 엄마를 떠나보낸 사람에게 조용히 건네고 싶은 책이다.
또 엄마와의 관계가 마음 한쪽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
읽다 보면 울컥하는 순간이 많지만 이상하게 다 읽고 나면 조금은 숨이 트인다.
내 슬픔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사랑의 한 방식이라는 것.
그리고 남겨진 사람은 결국 그 사랑을 품고 다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
나는 여전히 엄마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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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도 이 마음이 완전히 괜찮아질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나니 내 안에 남은 그리움이 조금 덜 외롭게 느껴졌다.
​
엄마를 잃은 딸이자 아이들의 엄마로 살아가는 지금의 나에게 이 책은 조용한 위로였고 오래 꺼내 보고 싶은 마음의 기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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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당신 마음에 들어야 할까 - 착하게 살다 나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이상미 지음 / 모모북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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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좋은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은
처음엔 참 예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
불편한 말을 피하고,
될 수 있으면 상대의 마음을 먼저 살피며 사는 일은 분명 다정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던 마음이 어느 순간 나를 뒤로 미루는 습관이 되어 있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나는 괜찮은 척을 잘하는 사람이었다.
힘들어도 참으면 지나갈 거라 믿었고, 누군가에게 서운해도 말하지 않는 쪽을
택할 때가 많았다.
관계가 틀어질까 봐,
내가 예민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괜히 분위기를 망치는 사람이 될까 봐
내 마음을 먼저 접어두는 일이 익숙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조용히 묻는다.
왜 그렇게까지 당신 마음에 들어야 하냐고.
​
이 책이 좋았던 건 무조건 나를 먼저 내세우라고 말하지 않아서였다.
상대를 미워하라고도,
관계를 끊어내라고도 하지 않는다.
다만 나를 잃어가면서까지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는 일은
다정함이 아니라 자기 방치에 가까울 수 있다고 말해준다.
그 말이 생각보다 오래 마음에 남았다.
​
살다 보면 누구나 누군가의 마음에 들고 싶어진다.
가족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고,
친구에게 편한 사람이고 싶고,
일터에서는 문제없는 사람이고 싶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자리에서
괜찮은 사람으로 보이려다 보면
정작 내 마음은 어디에도 앉지 못한다.
이 책은 그 지점을 아주 섬세하게 짚어준다.
​
특히 좋았던 부분은
감정을 억지로 눌러 없애려 하지 않고,
먼저 알아봐 주는 태도였다.
불편하면 불편한 이유가 있고,
서운하면 서운한 이유가 있고,
지친 마음에도 다 사정이 있다는 걸 말해준다.
​
나는 그동안 내 감정이 생기면 먼저 부끄러워했다.
이 정도 일로 속상해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 나를 다시 밀어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감정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들어줘야 할 신호라는 걸
다시 생각하게 됐다.
​
멋있는 말로 포장한 위로가 아니라,
오래 혼자 버틴 사람 옆에 조용히 앉아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이 크게 흔들리기보다 천천히 풀리는 기분이 들었다.
누군가 나 대신 내 마음을 정리해주는 것 같았고,
괜찮은 척하느라 놓쳐버린 내 속마음을 다시 바라보게 했다.
​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관계 안에서의 나를 많이 떠올렸다.
상대의 표정을 살피고,
말투를 조심하고,
혹시 내 말이 부담이 될까 봐
미리 물러나는 순간들이 있었다.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한 선택들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나를 작게 만드는 시간이기도 했다.
​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이제는 조금 덜 맞춰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
가장 크게 남은 건 나를 지키는 일이 이기적인 일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내 마음을 먼저 살피는 건 누군가를 밀어내는 일이 아니라, 내가 무너지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찾는 일이다.
관계를 오래 이어가려면 상대를 이해하는 마음만큼 나를 지키는 마음도 필요하다.
이 책은 그 균형을 다정하게 알려준다.
​
책을 덮고 나니 앞으로는 내 마음의 안부를 조금 더 자주 묻고 싶어졌다.
오늘 나는 괜찮았는지,
정말 하고 싶어서 한 일인지,
혹시 또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나를 뒤로 미루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
착하게 살려고 애쓰다가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이라면
이 책이 꽤 깊은 위로가 되어줄 것 같다.
​
이 책은 마음을 오래 붙잡는다.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말한다.
남에게 좋은 사람이 되기 전에,
나에게 먼저 다정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나는 이 책을
관계에 지친 사람,
거절이 어려운 사람,
괜찮은 척 오래 버틴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
읽고 나면 누군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애쓰던 시선을 조금 거두고, 내 마음 쪽으로 한 걸음 돌아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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