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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시절
메이비 지음 / 부크럼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온 시간이 떠오르는 책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가도, 문득 울컥하는 순간들이 반복되었습니다.
메이비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놀랐던 건 아이가 셋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가수로만 알고 있었던 분이었는데, 책 속에서는 무대 위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울고 웃으며 하루를 버텨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현실적이라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책 속 장면들이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의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시절 가장 좋은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병원에서 오래 일했고 책임자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며 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남들에게는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정작 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놓치고 살았습니다.
출근해야 했기에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는 날도 많았습니다.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때는 살아내는 게 우선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의 마음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지금은 오히려 시간이 생겼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지만,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버렸습니다.
그 사실이 괜히 미안하고 아쉬워서 한참 책을 덮고 멍하니 있게 되었습니다.
작가님이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소소한 일상도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나를 위해 샀던 물건 하나가 아이 손에 망가졌을 때의 허탈함.
엄마라는 이름으로 버티며 하루를 넘기던 순간들.
그런 이야기들이 화려하지 않은 문장으로 담겨 있는데도 이상하게 더 깊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저 역시 예전에 아끼던 립글로즈를 둘째가 망가뜨렸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육아에 지쳐 있던 시기라 작은 일에도 예민해져 있었고, 나를 위한 물건 하나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서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마저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아이를 안고 같이 울던 밤들도 떠올랐습니다.
잠을 자지 않아 지친 아이와, 그런 아이를 달래다 결국 눈물이 터져버린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 순간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장면조차 그리워집니다.
엄마라는 건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힘들어서 울다가도 지나고 나면 가장 사랑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게 되는 사람.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억지 위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엄마니까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고, 가족이 있으니 무조건 감사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힘든 것도 사랑이고, 지치는 것도 사랑이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진심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으며 저는 지금의 제 모습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병원을 그만두고 남편 정비소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아이들과 웃는 시간이 많아졌고, 책 읽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예전에는 늘 일에 쫓기며 살았는데 이제는 천천히 하루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장 좋은 시절이라는 제목도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우리는 늘 지나간 뒤에야 그 시간이 가장 반짝였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도, 정신없이 살아가던 그 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더 미안하고,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이 책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입니다.
아이를 키우며 자신을 잃어버렸던 사람.
열심히 살아왔지만 문득 허무해진 사람.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가끔은 혼자 울었던 사람이라면 분명 깊게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책이었습니다.
읽고 나니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어졌고, 지금 이 순간을 너무 늦기 전에 많이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더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