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바람
예예 지음 / 오잇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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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반려동물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는데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이 책은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낸 모든 사람을 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바람은 반려견 뭉게와의 시간을 담은 그림에세이지만 단순히 반려동물과의 추억을 기록한 책은 아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은 슬픔과 그리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되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화려한 문장보다 여백에 있다. 많은 것을 설명하려 하지 않는다. 그림과 짧은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깊은 감정을 전달한다. 바람처럼 흩어지는 글자와 따뜻한 색감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천천히 감상하는 기분이 든다.

책 속에서 뭉게는 더 이상 곁에 없는 존재이지만 작가는 뭉게와의 이별을 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바람이 되고 별이 되어 여전히 곁에 머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슬픔을 이야기하면서도 이상하게 따뜻하다.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책이라기보다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주는 책에 가깝다.

읽는 내내 몇 년 전 갑작스럽게 엄마를 떠나보냈던 시간이 떠올랐다. 그때의 나는 하루를 살아내는 것조차 버거웠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고 일상에 집중할 힘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집안을 정리하고 밥을 챙겨 먹고 하루를 버텨내는 아주 사소한 행동들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하얀 바람을 읽으며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거창한 위로나 특별한 방법이 아니라 결국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은 사랑이 남긴 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먹었던 밥 한 끼의 기억. 손길. 목소리. 추억. 그런 것들이 무너진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든다.

작가는 사랑하는 존재와의 이별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더욱 공감이 갔다. 억지로 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는다. 잊으라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사랑했던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서 사랑하는 존재와 이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다. 누군가를 사랑했다는 사실은 시간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는다.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기억은 남고 마음은 남는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뿐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도 깊은 위로를 건넨다. 삶에는 피할 수 없는 이별이 있지만 사랑은 그보다 오래 남는다는 사실을 조용히 알려준다.

짧은 글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큰 울림을 전하는 책이었다. 마음이 지친 날. 누군가가 그리운 날. 조용한 위로가 필요한 날 다시 펼쳐보고 싶은 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하늘을 스치는 바람도 조금 다르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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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도 가도 섬이네! - 백령도에서 독도까지, K-아일랜드 인문지리 탐방기
강이석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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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섬이라고 하면 늘 바다를 먼저 떠올렸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작은 땅.
여행을 가서 풍경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섬을 바라보는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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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곳곳에 있는 섬들을 통해 지리와 역사,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게 만드는 인문 교양서다.
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었던 나에게는 정말 좋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
책에는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처럼 익숙한 섬부터 백령도, 진도, 강화도, 신안군 등 다양한 섬들이 등장한다.
이름을 알고 있는 곳이 나오면 괜히 반가웠고 언젠가 직접 가봤던 장소가 등장하면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되었다.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섬에도 이렇게 많은 이야기와 역사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섬에 얽힌 역사적 사건들과 추모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름다운 풍경만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남겨진 아픔과 기억도 함께 들려준다.
사고 현장과 추모 공간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지금 우리가 평화롭게 바라보는 풍경 뒤에도 누군가의 슬픔과 기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
책을 읽으며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중간중간 등장하는 세계의 섬 이야기였다.
대한민국의 섬을 설명하면서 다른 나라의 섬과 비교해 주니 자연스럽게 시야가 넓어졌다.
또한 섬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담겨 있어 여행 에세이를 읽는 것 같은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실제 사람들의 삶이 녹아 있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
무엇보다 놀라웠던 사실은 섬이 단순히 바다의 일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나는 섬을 바다로만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섬은 오히려 산이라는 설명이 무척 인상 깊었다.
바다 위로 드러난 부분만 보았을 뿐 실제로는 거대한 산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섬이 전혀 다른 존재처럼 느껴졌다.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이 책에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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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지리와 역사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지만 교과서처럼 딱딱하지 않다. 사진과 지도, 실제 답사 경험이 함께 어우러져 있어 자연스럽게 읽힌다.
여행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지식을 배우고 있고 지식을 읽다 보면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
읽는 내내 우리나라에 이렇게 다양한 섬들이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그리고 아직 가보지 못한 곳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지도 한 장을 펼쳐놓고 섬들을 하나씩 찾아보고 싶어졌다.
언젠가는 이 책에서 만난 섬들을 직접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
이 책은 국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좋고 우리나라 지리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좋은 책이다. 또한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교양을 쌓기에도 훌륭하다.
​
한 권의 책을 통해 대한민국을 새롭게 여행한 기분이었다.
섬을 알면 우리나라가 더 넓게 보인다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실감했다.
풍경을 넘어 역사와 문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나고 싶은 분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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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초코빙수 - 지금여기 제철감각으로 살아가기
임애련 지음 / 이야기나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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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에세이를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그림에세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글을 읽는 즐거움과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이 함께 찾아왔다.
마치 작은 전시회를 천천히 걷는 기분이었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들은 화려하거나 어렵지 않았다.
대신 계절의 색과 온도가 담겨 있었고 그 안에는 일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숨어 있었다.
​
이 책은 월별로 제철 음식과 꽃 그리고 여행지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순간들을 붙잡아 보여준다. 그래서 더 좋았다.
​
우리는 늘 특별한 하루를 꿈꾸지만 사실 기억에 오래 남는 것은 평범했던 하루들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었던 순간.
여행지에서 우연히 맡은 꽃향기.
소중한 사람과 나눈 대화.
그런 것들이 모여 삶이 된다는 사실을
책은 조용히 알려준다.
​
읽는 내내 마음이 편안했다.
누군가의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도 들었고
여행 이야기를 듣는 느낌도 들었다.
짧은 글 속에도 작가의 감성과 애정이 담겨 있어 천천히 음미하며 읽게 된다.
​
특히 계절마다 소개되는 꽃과 음식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꽃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정했고
음식을 이야기하는 방식도 정겨웠다.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
책 속 그림들은 단순한 삽화가 아니라 또 하나의 이야기였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고 다시 글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계절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책이라기보다 머무는 책에 가깝다.
​
읽다가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된다면 이 책 한 권을 가방에 넣어 함께 떠나고 싶다.
여행지의 풍경을 보며 책 속 그림을 떠올리고 내가 만난 순간들을 기록해 보고 싶어졌다.
​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뉴욕 이야기였다. 사과를 무척 좋아하는 나는 책에 소개된 허니크리스프 사과를 보며
언젠가 뉴욕에 가게 된다면 꼭 먹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책 한 권이 여행 버킷리스트 하나를 만들어 준 셈이다.
​
바쁘게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늘 다음 일을 생각하며 현재를 흘려보낸다.
하지만 이 책은 잠시 멈춰 서서 지금 계절을 느껴보라고 말한다.
창밖의 나무를 바라보고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사랑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은 하루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
다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해준 책이었다.
​
계절을 사랑하는 사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평범한 하루를 조금 더 특별하게 바라보고 싶은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그림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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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시절
메이비 지음 / 부크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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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지나온 시간이 떠오르는 책이었습니다.
​
읽는 내내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가도, 문득 울컥하는 순간들이 반복되었습니다.
​
메이비 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놀랐던 건 아이가 셋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가수로만 알고 있었던 분이었는데, 책 속에서는 무대 위 사람이 아니라 평범한 엄마의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
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울고 웃으며 하루를 버텨내는 이야기들이 너무 현실적이라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되었습니다.
​
저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책 속 장면들이 남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특히 아이가 어릴 때의 시간들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
저는 그 시절 가장 좋은 시간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습니다.
​
병원에서 오래 일했고 책임자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며 늘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
남들에게는 성실하고 열심히 사는 사람처럼 보였겠지만, 정작 저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놓치고 살았습니다.
​
출근해야 했기에 아이들을 시댁에 맡기는 날도 많았습니다.
​
퇴근 후 지친 몸으로 아이들을 데려오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때는 살아내는 게 우선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의 마음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
지금은 오히려 시간이 생겼고 마음의 여유도 생겼지만, 아이들은 어느새 훌쩍 커버렸습니다.
그 사실이 괜히 미안하고 아쉬워서 한참 책을 덮고 멍하니 있게 되었습니다.
​
작가님이 아이를 키우며 겪었던 소소한 일상도 참 공감이 되었습니다.
​
나를 위해 샀던 물건 하나가 아이 손에 망가졌을 때의 허탈함.
​
엄마라는 이름으로 버티며 하루를 넘기던 순간들.
그런 이야기들이 화려하지 않은 문장으로 담겨 있는데도 이상하게 더 깊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
저 역시 예전에 아끼던 립글로즈를 둘째가 망가뜨렸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때는 왜 그렇게 속상했는지 모릅니다.
​
육아에 지쳐 있던 시기라 작은 일에도 예민해져 있었고, 나를 위한 물건 하나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현실이 서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마저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었습니다.
​
책을 읽다 보니 아이를 안고 같이 울던 밤들도 떠올랐습니다.
​
잠을 자지 않아 지친 아이와, 그런 아이를 달래다 결국 눈물이 터져버린 제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 순간에는 너무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장면조차 그리워집니다.
​
엄마라는 건 그런 존재인 것 같습니다.
​
힘들어서 울다가도 지나고 나면 가장 사랑했던 시간으로 기억하게 되는 사람.
​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억지 위로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
엄마니까 행복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고, 가족이 있으니 무조건 감사해야 한다고 강요하지도 않았습니다.
​
대신 힘든 것도 사랑이고, 지치는 것도 사랑이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진심처럼 느껴졌습니다.
​
책을 읽으며 저는 지금의 제 모습도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병원을 그만두고 남편 정비소에서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많이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보다 아이들과 웃는 시간이 많아졌고, 책 읽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
예전에는 늘 일에 쫓기며 살았는데 이제는 천천히 하루를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더 크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가장 좋은 시절이라는 제목도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
우리는 늘 지나간 뒤에야 그 시간이 가장 반짝였다는 걸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아이들이 어릴 때도, 정신없이 살아가던 그 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 소중하고, 더 미안하고, 더 사랑스럽게 느껴졌습니다.
​
이 책은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에세이입니다.
​
아이를 키우며 자신을 잃어버렸던 사람.
​
열심히 살아왔지만 문득 허무해진 사람.
​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가끔은 혼자 울었던 사람이라면 분명 깊게 공감하게 될 것입니다.
​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책이었습니다.
​
읽고 나니 아이들에게 조금 더 다정해지고 싶어졌고, 지금 이 순간을 너무 늦기 전에 많이 안아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저에게는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게 만드는 책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더 사랑하며 살아가고 싶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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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대신 샌드백을 때리기로 했습니다
윤리 지음 / 모티브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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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병원에서의 긴 시간을 뒤로하고 남편의 정비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저에게 이 책은 유난히 깊게 다가왔습니다.
​
병원책임자라는 자리까지 올라가며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았고 늘 남을 먼저 챙기는 사람이었습니다.
​
바쁜 사람들을 배려하고 직원들의 분위기를 살피고 환자들을 응대하면서 저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제 감정보다 남의 기분을 먼저 살피는 일이 너무 익숙해졌고 결국 저는 제 자신을 잃어버리고 있었습니다.
​
퇴사를 결정했을 때 주변에서는 아깝다고 했지만 저는 이미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편 정비소 일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
처음에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
늘 맡던 알코올 냄새 대신 기름 냄새가 났고 수술장갑 대신 면장갑을 끼고 있었습니다.
​
병원에서는 익숙했던 제 모습이 여기서는 낯설게 느껴졌고 내가 정말 이 자리에 어울리는 사람인가 고민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작가님의 이야기와 제 모습이 너무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삶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을 때 느끼는 혼란과 불안 그리고 다시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참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
책은 단순히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애쓰며 살아온 사람들에게 잠시 숨을 돌려도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
완벽하려고 버티기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말해줍니다. 그래서인지 문장 하나하나가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
저는 정비소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일을 오래했던 경험을 살려 고객 응대도 바꾸고 마케팅과 콘텐츠 제작도 시작했습니다.
​
당근마케팅도 직접 공부했고 매출이 오르는 결과도 경험했습니다.
​
예전에는 늘 정해진 틀 안에서만 살아왔다면 지금은 제 생각과 감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
책을 읽다 보면 나를 자꾸 돌아보게 됩니다.
​
왜 그렇게 스트레스만 받으며 살았을까
왜 좋아하는 책 읽는 시간조차 아까워했을까
왜 늘 남에게만 친절했을까
그런 생각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
특히 비교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
남들 속도에 맞춰 살다 보면 내 호흡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작가님은 계속해서 자신의 속도를 찾으라고 말합니다.
그 문장을 읽는데 지금의 제 삶이 떠올랐습니다.
​
야외에서 몸 쓰는 일을 하다가 잠깐 시간이 나면 책을 읽는 지금의 일상이 예전보다 훨씬 저답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
이 책은 무너진 사람의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책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더 오래 남습니다.
​
삶이 갑자기 바뀌어 불안한 사람
​
남들 기대에 맞추며 지쳐버린 사람
​
지금 내가 잘 가고 있는 건지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내 호흡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조용히 알려주는 따뜻한 에세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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