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와 곶감 한국의 민화 2
위기철 글, 김환영 그림 / 국민서관 / 1992년 5월
평점 :
절판


어릴적 잠잘 때 듣던 이야기였다. 그리고 역시 내아이에게 잠자기전 들려주던 이야기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옛날 이야기이지만 늘 들어도 재미있는 것은 무서운 대상을 희극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도깨비가 그렇듯이. 하지만 옛날 이야기에 나오는 호랑이는 꼭 희극적이거나 순박하지는 않다. 나쁜 호랑이도 있다. 어쨌든 힘세고 무서운 존재가 멍청하거나 우습게 나오는게 더 재미있는 건 사실이다. 이 이야기의 호랑이도 그렇다. 멍청하기 보다는 순진하다고 하는 것이 어울릴 것이다. 곶감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나무 구멍 속에 있는 소도둑이 토끼 꼬리를 잡고 놔주질 않자 드디어 토끼가 곶감에게 걸렸다고 생각하고 줄행랑을 치는 모습이 말이다. 남보다 약아야 하고 더 똑똑해야 하는 시대에 어딘가 모자라고 순진한 호랑이야 말로 우리 아이들에게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쉼터가 되지 않을까? 우리의 옛날 이야기는 그런 푸근함이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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