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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사자와 행복한 아이들 ㅣ 네버랜드 꾸러기 문고 2
야노쉬 글.그림, 문성원 옮김 / 시공주니어 / 200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받아 보았을 때 '아이코 잘못 샀구나' 싶었다. 한마디로 유아용 그림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당시 7살이었던 큰 딸아이가 읽기엔 글이 너무 많았고 한면이 온통 글로 뒤덮여 있는 데도 있으니까. 그런데 의외로 함께 산 예닐곱권의 책들 중에서 이 책이 제일 재미있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신이 나서 책의 내용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자신이 보기에도 들어주기 어려울 것 같은 아이들의 소원을 아빠 사자가 흔쾌히 들어주는 것이 신기했었나 보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어보니 여러가지로 나를 부끄럽게 했다. 아이들이 요구하는 것들 중에 나의 편의를 생각해서 No!라고 했던 일들이 그 얼마나 많았던가! 때로는 어떻게 아이를 설득시키는가? 하는 것이 고민이기까지 했었는데 이책은 나에게 인식의 방향 전환을 요구하고 있었다.
아빠 사자는 아이들의 요구를 모두 들어주었다. 공짜로 전차를 타고 싶어 하는 아이를 위해 몰래 표를 구입해 운전사에게 주는가 하면 선장이 되고 싶은 아이를 위해 대야에 물을 받아 배를 띄워주고 우주인이 되고 싶은 아이를 위해 나무 막대기에 불꽃을 묶어 로켓을 발사시켜주고....
심지어는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거부하는 아이에게는 가슴아프지만 그아이가 원하는 대로 그냥 내버려두기까지 한다. 그것이 지금 그 아이에게는 제일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해서 말이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되어야 함을 조용히 일러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