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책 풀빛 그림 아이 22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샬롯 졸로토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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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이 그대로 살아 있어서 만지면 진짜 나무일 것 같다. 잠자는 책이란 제목은 이책의 내용에 비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아름다운 책이 그 제목에 사장되는 느낌이 든다. 나도 책 제목만 보고서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으니까.

책장을 넘기면 그림책 보다는 그림시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하다. 포근히 잠이든 곰의 모습과 행간을 달리하면서 몇 줄 안되는 글을 가지런히 정렬한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렇게 시작된 책은 책장을 넘기면서 비둘기, 물고기, 두루미, 하다못해 나방과 거미 등으로 이어진다. 그림책을 보면서 예술적 표현에 가슴이 아련히 떨리기는 참으로 오랜만인듯 (아니 처음같기도)하다.

두루미는 줄기에 맺힌 꽃송이가 되고, 나방은 꽃잎같은 날개를 접고 잠이든다. 그뿐인가 거미는 하얀 레이스 한 가운데 까만 잉크로 찍어 놓은 까만 점이 된다. 게다가 그 그림들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글과 그림이 기가 막히게 어울린다. 아름다운 글이 그대로 형상화 되어 있으니 말이다. 잠잘 때 이런 책을 읽으며 자는 아이들은 꿈속에서도 예쁜 꿈을 꿀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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