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리네 집 꽃밭 민들레 그림책 2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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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책을 보면 우선 마음이 푸근해진다. 외국 그림책을 보면서 마음이 불편하지 않아서 좋다.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그림책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국수주의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우리의 정서가 담긴 책을 더 가까이에 두고 보는 것이 아이가 어리면 어릴 수록 좋으리라 생각한다. 한국인은 누가 뭐래도 한국인이므로.
책을 펼치면 가까이에서 볼 수 없는 코큰 사람이 아니라 늘 우리 곁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이 나와서 낯설지가 않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읽혀줄 우리 그림책은 흔하지가 않다. 그래서 그림책을 사면서 느끼는 씁쓸함을 지우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책장을 넘기면서 그 그림에 매료된다. 내용도 따스하다. 오소리 아줌마가 학교 정원을 보고 꽃밭을 만들려고 하지만 지천으로 피어있는 들꽃을 보고 그대로도 꽃밭이라고 생각하고 정원만들기를 포기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꽃밭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도 아니다. 조지 아저씨네 정원의 경우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정원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은연중에 받게 되는데 오소리네집 꽃밭은 그런 이원론을 극복하고 지천에 깔린 들꽃을 보며 만족해 하는 오소리 부부를 아기자기한 강산이 감싸안는 것으로 끝이난다.

데이지꽃은 익숙해도 패랭이꽃이나 잔대꽃 용담꽃 같은 들꽃은 낯설게 느껴진다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엄마가 그러니 아이들은 오죽할까 싶으니 한심스럽기까지 했다. 식물도감이라도 들고 동네 산자락에라도 가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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