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고양이 마투
에릭 바튀 글 그림, 최정수 옮김 / 문학동네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부터가 예사롭지가 않다. 생긴 것이 독특해서 일까 좀 색다른 고양인가 보다 새알을 보고도 식욕을 참을 수 있다니 말이다. 빨간 고양이 마투는 식사감으로 새알 보다는 새가, 아기 새 보다는 좀 더 큰 새가 더 낫겠다는 생각에 새알을 품는다. 그리고 급기야 알을 까고 나온 새를 키우게 된다. 그러다가 또 친구가 되어버렸다. 정말 즐거운 한 때를 보내지만 새는 따뜻한 나라로 날아가 버린다. 봄이 올 때까지 마투는 친구를 그리워하며 친구가 자기를 잊었다고 쓸쓸해한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가 돌아왔다. 그것도 여러 식구들을 데리고. 물론 마투는 그들 모두와 친구가 되었다.

빨간 고양이라는 캐릭터가 신선하게 느껴진다. 단순한 내용이지만 구성도 탄탄하다. 아쉬운 것은 마투가 새를 오랜 기간 그리워할 정도의 우정을 쌓았다고 하기에는 그들이 함께 보낸 즐거운 시간이 다소 가볍고 짧게 묘사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림 한 컷에 달랑 두줄. (비록 글이 없더라도 감정이 더욱 배가 될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의 묘미이긴 하지만) 그에 비해 마투가 새를 그리워하는 것은 더 없이 길게 느껴진다.

이 책에선 새가 마투에게서 도망갔다가 다시 마투 곁에 내려 앉은 뒤 한참동안 서로는 움직이지도 아무 말도 없이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 장면이 압권이라 하겠다. 작가가 말해주지 않아도 그 둘간에 오갔을 미묘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표현이 단순하고 생략이 많을수록 독자가 읽어내야 하는 부분이 더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못 읽어내는 것인지는 몰라도 그런 면에서 다소 아쉬운 점이 없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