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여우와 털장갑
니이미 난키치 지음, 손경란 옮김, 구로이켄 그림 / 한림출판사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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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아주 인상적이다. 겉표지의 재질도 아주 독특해서 직조된 헝겊을 만지는 듯하다. 파스텔톤의 그림도 부드러워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진 여우는 처음 보는 것같다. 그런데 그림에 비해 이야기 구성은 다소 엉성한것 같다.

추운 겨울 눈 밭에서 놀던 아기 여우는 손이 꽁꽁 얼어붙는 것같다. 손시려워 하는 아기 여우를 바라보던 엄마는 아기에게 장갑을 사주어야 겠다고 생각한다. 엄마 여우는 아기 여우와 사람이 사는 마을로 향한다. 그러나 엄마는 전에 인간에게 혼쭐이 났던 기억 때문에 마을에 들어가지 못하고 아기 여우만 장갑을 사러 보낸다. 가기전에 엄마 여우는 아기 여우의 한쪽 손을 사람의 손으로 만들고 꼭 사람의 손을 내밀라고 당부를 한다. 그러나 아기 여우는 당황해서 그만 여우의 손을 내밀게 된다. 그래도 아기 여우는 무사히 장갑을 사서 숲으로 돌아온다.

정말로 사람들은 착할까? 하고 생각하는 엄마 여우를 통해 인간의 자연 파괴에 대한 암시도 들어있는 것같지만 나는 좀 다른 시각에서 보고 싶다. 엄마 여우에겐 인간의 마을이 몹시 위험스런 장소이다. 최악의 상황에선 목숨도 잃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그런 장소에 아이 혼자 보내는 엄마의 이유가 설득력이 없다. 물론 엄마의 죽을 고비를 넘겼던 지난 일에 대한 엄마의 상처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목숨마저도 위험할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더 아기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엄마의 의무 아닐까?

여우의 손을 인간의 손으로 바꿀 수 있는 엄마 여우의 능력이나 여우에게 인간의 돈 은전 두닢이 있었다는 것 등이 장갑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설정된 느낌이 든다. 그런 능력이 있다면 위험한 인간의 마을까지 가지 않고서도 장갑을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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