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무당벌레니? - 풀밭에서 만나요 1 풀밭에서 만나요 1
주디 앨런 글, 튜더 험프리스 그림, 이성실 옮김 / 다섯수레 / 2000년 5월
평점 :
절판


네가 무당벌레니? 하고 물으면서 시작하는 이 책은 처음엔 그 시도가 너무 놀랍고 재밌기도 했다. 내용도 물론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도 배우는 내용이 많다. 과학동화가 자칫 지루하기 쉬운데 반해 대화체의 문장과 독자를 무당벌레로 단정하고 이끌어가는 대화이기에 그 자체 만으로도 흥미롭다. '후후 내가 무당벌레 라니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 시리즈를 몇권 읽다 보니 눈에 거슬리는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바로 책의 끝부분이었다. 사람인 독자를 무당벌레라고 단정했으니 다시 사람으로 돌려 놓는 부분에서 무당벌레가 들으면 정말 화가 날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무당벌레는 무당벌레고 사람은 사람이다. 이 두 생명체를 놓고 우열을 가린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있으면 마치 책을 읽고 있는 우리가 무당벌레가 아니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사람이 무당벌레가 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이나 무당벌레가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는 것이 마찬가지 아닌가. 게다가 무당벌레에게 있어서 진딧물은 아주 소중한 것인데 사람인 우리가 진딧물을 절대로 절대로 먹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해서 말하고 있는 것은 편협된 시각에서 보고 있는 것이다. 무당벌레를 이해하고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무당벌레에 대한 편견을 알려주고 있는 것같아서 씁쓸했다. 좋은 기획의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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