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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그릇에 담은 보배 - 연약하기 때문에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신비
권수경 지음 / 복있는사람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질그릇에 담은 보배] 권수경 제목:이 책은 질그릇에 담은 보배가 맞다. 글쓴이: 최병유
권수경... 익숙치 않은 설교자이다. 그리고 설교집을 읽어본지가 꽤 오래되었다. 읽을 필요를 느끼지 않았고, 남의 설교를 표절하는 것 같아서 멀리했다. 그런데 내 손에 한 무명목사의 설교집이 들어왔다. 그의 학력은 화려하다. 일단 서울대이고, 유학파이다. 그리고 예일대 종교철학 전공에 박사이다. 한인목회도 17년을 하셨다. 그의 번역서 가운데 [루이스 벌코프의 조직신학]이 있다. 조직신학자이며, 종교철학자라는 이력이 그의 책이 어떤 성격일 것인지를 알려주는 듯하다.
일단 그의 책은 속도가 나지 않는다. 천천히 저자와 생각을 같이 하며 읽어야 한다. 쉽게 반짝 반짝 읽어 치우기에는 그 담은 내용이 참 진지하다. 그러나 지루할 것 같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그는 생각의 끈을 매듭매듭 지어가는 능력이 있다. 쓸모없는 변론으로 글을 쓰지 않는다. 내 생각이 멈춘 결론에서 또 하나의 생각을 열어준다. 그는 하나의 입장을 정리하며 또 다른 입장도 있음을 설명해낸다. 그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하나를 위해 다른 것들을 잘라내야 선명해진다. 그런데 그는 잘라내지 않고 조화롭게 꾸며낸다. 잘라내야 할 그것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또한 가지 그는 결론까지 가는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생각을 전개한다. 비약과 생략이 없다. 때론 길어진다는 느낌이 들지만, 그때는 잠시 책을 놓으면 된다. 다시 책을 펼쳐들었을 때는 흥미진진한 또 다른 생각들이 나를 기다린다. 그의 책 제목은 [질그릇에 담은 보배]이다. 6가지의 소주제를 이 제목에 담아 끝까지 끌고간다. 그의 신학적 깊이는 신뢰할 만하다. 탄탄하다. 그의 생각의 가지는 풍성하다. 맺힌 열매도 꽤많다. 목사들이 이런 설교집을 읽는다면, 쉬운 책만 읽고 어려운 신학책은 가까이 하지 않는다는 비판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것 같다. 책표지도 질그릇색깔이다. 정말 질그릇에 보배를 담은 것처럼, 목회하며 고민을 만날 때 다시 꺼내 읽게 될 책이다. 질그릇에 담은 보배가 맞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