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바울과 편견
랜돌프 리처즈.브랜든 오브라이언 지음, 홍병룡 옮김 / 성서유니온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바울과 편견 랜돌프 리처드/브랜든 오브라이언 [바울의 도전장] 글쓴이 최병유
바울은 신앙인에게 있어서 넘사벽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니 어쩔 수 없는 넘사벽이지만, 바울은 "어떻게 인간이 그럴 수 있지...?"라는 생각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그런 바울에게 이 책은 "그래도 당신은 인간이야!"라고 도전장을 내민다. 그 도전장의 내용은 모두 8가지로 되어있다.
그 8가지는 "얼간이", "흥을 깨는 인간", "인종차별주의자", "노예제도 지지자", "남성우월주의자", "동성애혐오자", "위선자", "성경을 왜곡시킨 자"라는 바울에 대한 평가이다. 그 평가를 읽으며 세 가지로 바울을 생각하게 되었다.
1. 신실함vs고약함
과연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실한 사람인가?",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 고약한 사람인가?"라는 질문이 이 책의 출발점이다. 그의 신학과 가르침에만 관심을 둔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보여진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했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노력했다고 말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소심한 공격처럼 아주 조심 조심이었지만 그래도 바울은 무결한 인간이었을 것이라는 환상을 깨드려준다. 이 책의 첫번째 의도는 일단 성공했다.
2. 그는 "삼촌"이다.
이 책의 첫 번째 의도가 바울이 완벽하지 않은 인간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인간이었을까? 저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과 [오늘날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바울이 어떤 인간으로 보여야 하는지를 알려주려고 애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삼촌"이다. "바울은 우리가 관계를 단절할 수 없고, 그렇다고 양심적으로 찬동할 수도 없는 삼촌이 되고 만다."(p22) 저자의 이 말은 바울에 대한 8가지의 편견을 이해하게 하는 가장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한다. 바울은 신은 아니지만, 인간을 넘어서는 완벽주의자 같은 부담감을 준다. 그런 바울을 우리는 바르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는 정말 부모보다는 멀고, 남보다는 가까운 "삼촌"과 같다. 그의 신앙의 온전함은 신처럼 멀지만, 그의 인간성은 썩 완벽하지 않은 우리와 같다. 그래서 그는 "삼촌"이다. 그런데 어린시절 그 삼촌이 자꾸 생각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3. 그리고 도전
삼촌과 같은 바울의 모습이 늘 아련하고 멋지게 보이는 것은, 그때와 지금을 사는 "우리들"을 대하는 그의 신실함 때문이다. 그는 지금 시대에는 충분하지 않았지만, 그 시대에 만족하고 멈추지 않았던 "-ing"로 살았다. 그래서 오늘 이 책이 제시한 8가지 바울의 석연찮음은 차분하게 오늘로 이어진다. 오늘로 이어진 바울의 모습을 꺼내놓은 저자는 "그 바울처럼 당신은 살고 있는가?", "당신은 과연 그 바울을 본받고 있는가?"라고 도전한다.
사실 이 책이 바울에게 내민것은 도전장이 아니다. 바울의 진심을 대변해주고픈 '간절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간절함은 인간 바울을 다시 보게 만든다. 이 책은 그렇게 바울을 쳐다보는 우리에게, 바울의 목소리를 빌려온다. "나는 인간이요! 그리스도 안에서 더 나은 인간이 되려는 부족한 인간 말이요! 당신은 어떻소?" 바울이 다시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