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말을 건네다
황진숙 지음 / 부크크(bookk)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이 말을 건네다.] 황진숙 지음 

제목: 아이들이 본 멋진 세상을 그리다.  말하다.


책을 읽다가 내려놓았다. 그리고 두 권을 더 주문했다. 그림책을 그리고 싶어 꿈꾸는 이와 아이를 그림책처럼 키우고 싶어 할 한 엄마가 생각나서이다.


책을 읽으며 빨리 글을 쓰고 싶어 안달이 났다. 어떤 책인지, 어떻게 놀라고 있는지 다른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먼저 이 책을 쓴 이는 황진숙 교사이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에게 그림책 수업을 한다. 그들과 함께 했던 그림책 이야기가 책의 내용이다. 예쁘고 귀여울 아이들과 그만큼 예쁘고 신묘한 그림책으로 채워져 있다.


이 책은 좋은 관찰, 좋은 질문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맑고 아름다운 아이들의 목소리와 충만한 상상으로 가득하다. 순식간에 읽어 내려 갈 만큼 쉽지만, 결코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렇게 뛰듯이 읽다가는 너무 많은 것을 놓치게 된다. 아이들은 그림책을 통해 무한히 상상하고, 그 상상을 기뻐하는 선생님의 존중과 인정 앞에 어마어마하게 멋진 수업을 경험한다.


아이들의 상상에서 놀란다. 그림을 보고 제목을 맞추어 간다. 아이들은 한 없이 쭉쭉 자라올라가는 나뭇가지처럼 뻗는다. 어른인 나는 모르겠다는 말만으로 다음 장으로 넘긴 그림들에 순식간에 댓글 달리듯 제목이 붙는다. 하나같이 감탄이 나온다. 우리는 이 아이들의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생각에 얼마나 많은 잔인한 가위질을 해댄 것일까? 자책이 나온다. 저자도 막내딸에게는 그저 잔소리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어른 됨을 속상해한다.


한 아이가 말한다. “콧물이 나서 코가 아팠지만 그래도 참을 수 있었다.” 아이는 그림책 수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지금 자신을 가장 괴롭히는 콧물과 아픈 코를 참아냈다. 결기 가득한 어른의 인내와는 지극히 비교되는, 너무 예쁜 아이의 훌쩍거림에 “정말 힘들었구나~ 그래도 어려운 걸 잘 참고 견뎠네~ 수고했다!”라고 마땅히 먼저 찾아가 격려와 칭찬을 해주고 싶다.


책을 내려놓았다. 마지막장을 덮고 깨어난 듯 정신이 든다. 갑자기 훌쩍 커버린 아들들이 생각난다. 손을 잡아 끌던 아이가 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멋진 아이의 세상을 함께 바라봐주지 못했던 흘러간 시간이 한 없이 미안하다. 마당으로 나가 들풀의 모습을 봐야겠다. 내가 또 무엇을 놓치고 살았는지 찾아봐야겠다.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기꺼이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