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구두당
구병모 지음 / 창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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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모의 소설은 <위저드 베이커리>와 두어 편의 단편을 읽어봤을 뿐이다. 나는 모르지만 출판사 광고를 보니 믿고 보는 작가인 모양인데, 어쨌든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길래 호기심이 일어 읽어봤다.

기대가 컸는데 처음 2편 정도는 읽는데 시간이 걸렸다. 장면을 묘사하는 문장들이 의무감에 쓴 것 같은 느낌. 문법적으로 매끄럽긴 하지만 감정적으로 술술 읽히지 않는다고나 할까...

왜 이렇게 굳이 질릴 정도로 또박또박 묘사한걸까라는 의구심.

그러다가 그 문장에 익숙해지니 묘사에 따라 장면들이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알던 동화를 아름답게만 포장하지 않고 비틀거나 뒤집거나 다른 방향에서 찔러보거나 하는 작가의 노력이 엿보였다. 그래서인지 구태여 하지 않아도 될 디테일의 묘사, 장면의 비틀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변화되는 읽는 이의 감정 변화가 묘하게 조화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어느 편에서인지 모르지만 기대치않은 순간 !’하는 느낌이 오면서 끝까지 작가의 관점을 좀 따라가봐야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말할 수 있겠다.

 

홍보 문구를 보니 '잔혹동화'라고 써놨던거 같은데 한창 유행하던 동화 속에 감춰진 잔혹성을 드러낸 이야기는 아닌것 같다.  인간 심리가  포장하고 위장하여 퍼뜨리는 것만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솔직하게 그려낸거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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