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정확한 사랑의 실험
신형철 지음 / 마음산책 / 2014년 10월

개인적으로 영화 비평집을 읽는 것은 여느 소설이나 에세이, 문학비평서를 읽는 것 보다 어렵게 느껴진다. 영화의 줄거리는 물론 영상에 나타난 디테일한 요소들을 꼼꼼히 보지 않은 이상 비평가의 눈에 포착된 장면을 떠올리기가 수월치 않은 것은 물론, 오락거리로 가벼이 감상한 작품에 그렇게 많은 상징적 의미가 있으리라 예상하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학적 관점에서 살펴 본 영화라니...

<정확한 사랑의 실험>은 이 같은 독서 장애물을 포함한 분야, 즉 영화에 대한 단순 분석이 아닌 영화에 담긴 문학요소들을 되짚어 통찰한 글 모음이다.

거론된 영화들을 모두 본 사람들은 공감의 범위가 훨씬 넓을 것이다. 깊이 또한 다르겠지.

그러나 저자가 언급하고 분석한 영화들을 보지 않았고 또 그 영화에 대한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은 용감한 독자가 완독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작가의 관점에 대한 신선함 때문이었다.

책 홍보 문구에는 저자의 ‘글 맛’에 대한 칭찬이 제법 컸다. ‘얼마나 잘 쓴 글이길래...’ 하는 반발심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어느 순간 ‘아 이런 문장 때문이구나’라고 인정하게 됐다.

구체적으로 풀어내라면 뭐라고 해야 하나... 처음과 뒤, 중간 그 언저리를 파고드는 기존의 여러 비평서와는 달리 저자가 천착하는 어느 요소, 시점이 영화마다 어색하지 않게 드러난다고 할까....

기억력이 부족하고 메모 습관이 없어서 무슨 영화, 어느 대목인지를 밝히지 못하겠다.

하지만 사랑의 논리, 욕망의 병리, 윤리와 사회, 성장과 의미로 분류한 편편 마다 나의 공감을 덧대어 읽어 내려가는 즐거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