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 제20회 문학동네작가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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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장강명의 소설은 큰 감정의 증폭이 없고 스토리라인도 평이하게 흘러가지만 주인공들의 감정변화와 그에 따른 사건의 진행은 한 개인이, 인간이 지니고 있는 큰 무게감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읽었던 <한국이 싫어서>의 계나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가치관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로 환경에 순응하기 보다는 개인적 열망과 비전을 찾아 거칠고 험난한 시간들을 대범하게, 끈질기게 견디고 결국 정답은 아니지만 나름의 수확을 갖고 살아가는 인물이었다면, 이번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의 두 남녀 주인공은 복잡다단한 자아확립 과정 가운데 크고 작은 상처를 받으면서도 사랑을 견지하고 있는 강인한 인물로 그려졌다고 생각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는 적나라하게 사랑에 대해 논하고, 주변의 반대에 맞서 자신의 사랑을 지켜가는 드라마틱한 남녀의 애정사에서뿐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간절하게 또 깊이 있게 서로에게 스며드는 관계 가운데서도 나타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생을 지배하는 과거의 상처와 사건, 그로 인해 불투명해져 버린 미래와 끈질기게 따라붙는 과거의 그늘에 가려진 현재.

소설 속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겪고 가늠하면서 함께 만나 서로의 내면을 헤집어 놓거나, 모른척 넘어가기 보다는 함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줄 아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모든 거짓말들은 다 잊더라도, 이 말만은 기억해줬으면 해. 널 만나서 정말 기뻤어. 너와의 시간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들이었어. 나 그걸 절대로 후회하지 않아. 고마워. 진심으로.”

 

읽고 난 후의 여운이 긴 작품.. 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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