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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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명'이라는 작가의 이름, 이 책이 그의 첫 작품은 아니라는 사실, 그리고 미디어의 힘에 대해 복합적으로 생각하게 한 소설이다.

 

각 일간지 토요판 북리뷰 섹션을 즐겨 읽으면서 다양한 신간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 <한국이 싫어서>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에 일단 끌렸고, 기자의 리뷰를 보고 호기심이 일었다.

읽을 책 리스트업을 할 때는 올린 순서가 아닌 마음이 끌리는 책을 우선 보게 되는데 이 작품은 수첩에 적으면서 '가급적 빨리 읽을 소설'로 분류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90페이지 남짓한(그것도 판형이 무지 작은 사이즈) 텍스트는 한 번 잡은 책은 끝을 볼 때 까지 놓지 못하는 독자에게 아주 부담 없는 분량이다. 게다가 소설이므로 마지막 장을 읽는 건 식은 죽 먹기.

 

한국이 싫어 이민을 결정한 주인공 계나의 용기는 소설을 읽을 때 미처 느끼지 못한 이 이야기만의 힘이다.

어렵게 꿈을 이룬 전남친 지명이 매일 꿈에 대한 성취감을 새록새록 느끼며 그 동력으로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면 계나는 소박하지만 현실적인 감정과 감각의 충족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등장인물들의 면면에 몰입하면서 아주 작은 단역이라도(가령 그의 외국인 남자친구들, 리키와 같은) 내가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가치관이나 성장배경을 가진 수 많은 인간군상 중 하나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선하다.

 

결혼을 했다고, 직장을 다닌다고 해소되지 않는 현실의 문제, 인간적 갈등은 누구나가 겪는 일이겠지만 불평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고 불평을 양산하면서 그 자리에 퍼질러 앉는 계나 친구들의 모습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극히 현실적이다.

 

결국, '그녀의 삶에 도전 받았어'라는 말까지 나오지 않더라도 뚜렷한 가치관으로, 삶의 양식을 갖고 척박한 현실을, 인생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에 조금의 위로를 얻는다.

 

구구절절 잡소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그저 '재밌네' 다.

지루하지 않다, 억지스럽지 않다,  현실감 있다. 이 정도면 최근 나온 소설 중 제법 많은 미덕을 갖춘 작품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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