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정복자 - The Conqueror of English
이상준 지음 / 영어정복자(리더스)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몇 일전 신문의 한 면을 장식한 이 책의 저자에 관한 특집기사를 읽고 서점에서 영어정복자를 찾았다. 이미 몇 권의 수준 높은 영문법 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문법책을 사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의 저자가 우리 나라 최고의 외국어교육기관의 교수로서 40여 년간 가르친 분이라 생각하니 사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서점에 가면 외국어 교재는 많이 나와있다. 깊이 있고 다양한 책들이 있지만 그래봐야 또 한 권의 영어교재 일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 책은 특이하게도 자전적 소설의 형식을 빌려 쓰여졌기에 읽기도 쉬웠다. 나의 일상생활이 바쁘다 보니 픽션류는 이제 거의 읽지 않는데 회고록은 조금 읽히는 편이다.

나의 독서 경향이 이러 할 때 실감나는 경험담을 실어 영문법 책을 쓰다니 얼마나 읽기 좋은가. 갖고 있는 영문법 책은 성문종합영어 말고는 끝까지 읽은 게 없는데 이 책은 기왕의 영문법지식을 바탕으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책을 단숨에, 그것도 수준 높은 영문법 책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게 이 책의 미덕인 것 같다.

예전과 달리 중 고등학교에서는 문법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고들 하는데 굳이 5형식을 강조하는 교수법은 오랜 교육철학에서 나온 듯 했다. 나 자신도 이제 영문을 읽을 때 문장형식을 찬찬히 훑어보는 습관을 버리려는 참인데 뜻밖에도 5형식을 강조하는 영문법 책을 접하다니. 아무튼 나는 영문학자가 아니니 이 부분은 논외로 하기로 한다.

그런데 이 책은 내용면에서는 영문법책으로 손색이 없는데 형식면에서는 내가 갖고 있는 약 2천권의 책중 최하위에 속한다. 저자는 글을 많이 써본것 같지 않다. 저자는 약 4천권의 영어원서를 갖고 공부를 하고 가르쳤다는데 생각을 문장으로 다듬는데 왜 이렇게도 서툴까. 중언부언하는 표현은 여기에 예시하지 않아도 제대로 된 독자라면 알 것이다.

또한 저자는 알아야한다. 독자들은 자기 자랑하는 책은 읽기에 거부감을 느낀다는 것을. 이책을 낸 출판사에는 교정보는 사람이 없나보다. 한글97만 있어도 그 많은 오자는 가려낼것을, 이미많은 이들이 이책으로 공부한듯한데 그들은 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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