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
마이크 둘리 지음, 권경희 옮김 / 김영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어제 새롭게 알게 된 단어는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 이다. 이 단어는 인물이나 사물을 극단적으로 확대해서 보여주는 촬영 기법을 뜻한다. 슬픈 영화나 드라마에서 툭 치면 눈물이 주르륵 흐를 것만 같은 주인공의 글썽이는 눈이 화면 가득 찼던 장면을 생각하면 쉽다. 그런 장면들을 설명할 때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으로 찍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은 화면의 인물이나 사물의 국소 부위를 확대하여 강렬한 감정이나 의미심장한 복선을 시청자에게 전달하기위해 활용된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모든 장면이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 관객들은 너무 자세하고 미세한 것들만이 몇 시간 내내 보이는 통에 영화가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는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자세한 것이 지나칠 때 우리는 아무것도 알 수 없게 된다. 삶에 어려운 문제가 닥쳤을 때도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점점 더 깊이 문제의 원인을 파고든다. 카메라를 줌인하며 사물을 당겨 보듯이 우리의 머릿속 영상은 익스트림 클로즈업 숏 기법으로 촬영한 장면들로 가득 차게 된다. 그런 상태가 계속되면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나…….” 싶은 순간이 찾아오며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세부적인 것들에 집중하다 보면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대신 원래 알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잊고 다른 영 틀린 방향의 정보만을 수집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길을 잃었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처음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처음으로 돌아가 더 큰 상위 목적을 기억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정신없는 나날이 계속될수록 원래 하려고 했던 것을 이해하고 다시 맥락을 잡아야 한다.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는 많은 은이들이 열광했던 책 <시크릿>에 영감을 준 저자 마이크 둘리가 삶의 맥락을 잡아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는 저자 마이크 둘리가 쉰 살이 넘어 얻게 된 딸에게 전하고 싶은 짧은 편지들을 엮은 책이다. 아버지로서 딸에게 전하는 편지이기에 책에 담긴 잠언들은 따뜻한 동시에 솔직하다. 마이크 둘리는 딸이 지나칠 수많은 시간을 이미 지나쳐 와 본 선배의 입장에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조언을 건넨다. <우주를 여행하는 초보자를 위한 안내서>는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엮은 글이기에 순서와 상관없이 어디를 펼쳐도 유익한 조언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삶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과 더불어 그 행복을 성취하기 위해 짊어져야 하는 책임까지도 분명히 밝혀 기록되어 있다. 마이크 둘리는 슬픔을 위로하는 방식으로 독자를 응원하지 않는다. 분명히 성취 가능한 행복과 행복을 얻는 성숙한 인간이 되는 과정에서 져야 할 책임을 말한다. 그는 삶은 가치 있다는 확신으로 독자에게 다가간다. 삶을 연민하지 않고 긍정하는 태도야말로 막 길을 나서거나 길을 나섰으나 잠시 길을 잃은 이들에게 필요한 모습 것이다. 지구에 사는 우리는 지구를 보지 못한다. 우리가 지구를 보는 방법은 지구 밖에 있는 인공위성의 힘을 빌려 지구의 사진을 보는 것이다. 어쩌면 삶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방법도 같을지 모른다. 해결책은 문제 상황 속에 있는 우리보다 이미 그것을 지나쳐 온 사람에게 있다. 행복한 삶에 대해 고민하는 중이라면 잠시 마이크 둘리의 말에 기대보는 것은 어떨까?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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