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는 고전이란 건 수능을 보기 위해 혹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읽어야 하는 must와 같은 개념이었다. 의무적으로 하는 공부나 책읽기가 얼마나 재미없는 일인지는 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대학생이 된 후에는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 때부터는 읽고 싶은 책을 읽다보니 공교롭게도 그 중에 서양 고전이 있었다. 이 책 제목처럼<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같은 때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인생의 위기를 맞이하였을 때. 유사이래 인간은 결국, 똑. 같. 다. (p.6)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의 작가는 서울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피디셨다. 그것도 내가 즐겨듣는 최.파.타.의. 그런 분이라 그런지 이토록 지겨울 수도 있는 동양 고전을 현대에 맞춰 해석해놓으셨다. 이런줄 알았다면 진작 고전을 읽을껄 그랬나. 나는 나이 마흔에 끝이라는 공자의 멘트에 등장하는 인물 같은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다. 왠지 모를 쾌감이 느껴져서 공자의 멘트를 읽을 때 혼자 킥킥 거리며 읽게 되었다. 공자께서 말씀했다. '나이 마흔에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끝이다.' (p.15) 시간에 대해 말해놓은 챕터에서 가난한 놈이든 부자놈이든 공평한게 하나 있는데 그것이 시간이라했다. 그것을 읽는데 뭐든지 공평한 것을 추구하는 communism 개념이 떠올랐다. 그건 싫던데. 어쨋든 시간을 진솔히 소비할 때만 우리를 평등하게 만든다는 얘기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전에 대해 얘기한 책이라서 그런지 '잼처'와 같이 가끔 사전을 찾아야하는 단어를 맞닥드렸다. 정치색이 들어가서 아쉽긴 하지만, 공자가 그렇게 외친 왕도 정치가 이루어지는 세상이 내가 사는 이 곳에도 얼른 왔으면 좋겠다. 특권층의 역겨운 행동을 안 볼 수 있는 때가 오길. 우리는 모두 나만의 우주를 지어놓고, 그 우주 안에서 살아간다. 내 마음이 우주요, 우주가 곧 마음이다. (p.31) 인문학을 현재형으로 해석해 알기 쉽게 읽히는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는 동양고전이 어렵게만 느껴지는 독자들에게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