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리움 - 자전거 타고 대한민국 멀리 던지기
이종환 지음 / 하늘아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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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여행을 해본 적 있는가...

여행이라고 하기 뭣하지만, 외국에서 지낼 때

기차로 1시간쯤 떨어진 곳.. (나중에 지도에서 찾아보니, 약 6~70 km  떨어진 도시이더군) 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 적이 있었다.

 

처음 시도할 때는 10시간이 넘게 걸렸었는데..

몇 번 가다보니, 4시간까지 줄어들더군~ㅎ

 

차로 이동할 때 밖의 풍경도 나름 멋있지만,

자전거로 이동하는 것은 정말 색다른 묘미가 있다.

천천히, 그러나 지루하지 않은 움직임이라고나 할까?

 

아무리.. 자전거를 좋아해도,

한국에서는 출퇴근 정도나.. 강변을 따라 타는 것.. 또 경주 같은 관광지에서 타는 것 이외에..

여행이라고 이름 붙일만큼 자전거를 타본 적이 없었는데

이종환씨의 '마침내 그리움'을 읽고 있으려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자꾸 들었다.

 

책 앞표지에 있는, 저자 소개도 그렇고..

서문에서도 그렇고...

무언가 풍기는 느낌이 내가 선호하는(?) 느낌이 아닌지라

(이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막걸리 마시는 아저씨 느낌이랄까?

아주 야하지는 않지만, 걸쭉한 입담을 풀어내는 느낌이랄까..?)

여튼, 책 서문을 읽어나가면서부터 이러한 선입견을 갖고 시작해서 그런지

책을 읽어나가는 데 서두가.. 좀 어색하고, 불편했는데

왠걸..

읽다보니.. 내가 여행을 하고 있었다-_-

 

노란 해바라기를 자전거 뒤에 매달고 다니다가..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을 때는, 해바라기를 안긴다는

저자의 동행자(?)가 다리를 다쳤을 때는

 나도 다리가 아팠고..

서울에서 친구들이 차를 타고.. 위문(?) 지원 공연차 와서

다 같이 지글지글 고기를 구워먹을 때는.. 내가 입맛을 다시게 되었다.

텐트가 짐이라 여겨.. 우체국에서 서울로 텐트를 붙이자 결심할 때는

그래그래.. 너무 짐스러워.. 하면서 맞장구를 쳤고,

동행자의 다리가 회복이 안 되어.. 혼자 여행을 결심하게 되었을 때는

마치.. 내가 혼자 낯선길을 가게 된 것처럼 가슴이 떨렸다.

 

구불구불 여러 국도들이 나올 때면..

내가 모르는 지명이 이리도 많던가.. 싶었고..

국내에서 자전거 여행이 엄두가 안 난다면..

자동차라도 끌고 가봐야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 책을 집어들었을 때는,

우리 나라 곳곳의 아름답고 인상적인 사진이 많을 것이라 기대를 했는데

비록.. 내가 기대하던 류의 사진들이 많지 않았음에도

기분이 차분해지는.. 한 편의 다큐를 본 것 같다.

마치, 영화를 특정 배우를 보는 것보다.. 소설을 읽으면서 머리로 주인공을 그렸을 때

훨씬.. 주인공이 생동감있게 그려지듯 말이다.

 

한가지 바라는 점을 굳이 찾아내자면..

책의 말미에..

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이후의

에피소드 등을 적어두었음 어땠을까.. 싶다.

말미가 좀 아쉽다고나 할까..ㅋ

 

어쨌든, 기대했던 책과 종류는 달랐지만

기대보다 훨씬 인상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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