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심리학 가위바위보 - 일상 속 갈등과 딜레마를 해결하는
렌 피셔 지음, 박인균 옮김, 황상민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가위바위보를 할 때..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할까?

 

점심 먹고, 후식내기를 위해
여러명 모여서 종종 가위바위보를 했기에
'가위바위보'라는 책이 게임이론에 관한 책이라니
슬쩍 웃음이 나왔다.
게임이론까지 들먹일 필요가 뭐있을까..싶어 말이다.

 

그런데, 책 중간에 살펴보니
물고 물리는.. 가위바위보 와 같이
팽팽한 균형이 자연계에도 존재하고,
심리게임으로 이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가볍게 생각해보면, 나 '바위'낼께.. 해놓고
가위바위보를 할 때도 있지 않은가..)

 

사회 생활을 해서 그런지,
아니면, 사람에게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난, 사람들의 심리에 관심이 많다.
본능적으로 눈치(?)가 빨라서 그런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기존에 그 사람의 행동과 결과를 떠올려내고
그 사람의 행동 이면에 깔린 마음을 유추해내고
그런 것들을 재미있게 생각하니 말이다.

 

그저그런..얄팍한 심리에 대해 관심을 가지던 내게
'가위바위보'는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강하게 가져왔다.

 

더우기, 책 뒷표지에 적혀있는
몇가지 예를 읽고 있자니 더더욱!!
그 중 몇 개를 내가 겪은 상황들과 연결해보면..
자전거를 타고 좁은 길을 가고 있는데, 앞쪽에서 사람 또는 자전거가 오고 있다
누가 비켜서야 할까..
나름 양심있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만, 그렇다고 손해를 보고 싶지는 않다
공연장에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갑자기 일어서서 잘 보이지 않게 되버렸다.
나도 일어서버릴까?

 

이런 무수한 갈등과 딜레마의 상황에서
사람들이 움직이는 나름의 법칙이 있다니..
뭐, 나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가 그러한 행동결정을 내릴 때
깔려있는 심리가 무엇이고,
그런 것들을 잘 알면.. 필요할 때 역으로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가위바위보'는 구성이 깔끔할 뿐 아니라
실례가 많아서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가 있는 책이다.
또한 앞 부분에 신문 등에서 많이 보던
딜레마들을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대충 어떤 갈등상황인지 알 것 같긴 하지만
정확히 그 뜻을 모르던 용어들을
간단한 어구로 설명해주고 있다.
남들이 하겠지.. 하는 '무임승차'
나 하나쯤이야.. 하는 '공유지의 비극'
갈 데까지 가자..하는 '치킨 게임'
내가 왜 먼저?..하면서 미루는 '지원자의 딜레마'
위험해도 좋아..하는 '사슴사냥'
등 7개의 딜레마에 대해 풀어 설명하고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에는 노조가 있다.
조합원이 되려면, 월급의 일정부분을 조합원비로 낸다.


그런데.. 노조가 사측과 열심히 협상을 벌여
임금협상 등의 이득을 갖고 오면
그 이익이 조합원에게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전체 노동자들에게 고르게 다 적용된다.

 

노조가 조합원 수를 늘리려 노력할 때
비조합원들은, 내가 굳이 조합원이 되지 않아도
그 혜택을 고스란히 누리는데..
굳이 조합원비를 내면서 조합원이 될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즉, 아무렇지도 않게 무임승차를 하려는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이다..

 

조합원들이 노조에, 그러한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서라도
협상의 결과를 조합원들에게만 적용해주면 어떻겠느냐..라고 항의하자
노조 운영진이 다음과 같이 말을 하더군
사측에서.. 조합원 수가 많아져서 힘이 세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전체에게 이익이 가도록..
무임승차를 방조한다고.

 

'가위바위보'에 따르면
최소한의 효과적인 협력 지점을 찾아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이라는데
우리 회사의 경우 사측에서 그 지점을 알아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할 정도로만
혜택(임금인상 등)을 부여하고
노동자들의 협력을 막고 있구나 싶어 씁쓸하더군..

 

생각보다 진지한 책이라
빨리 읽히는 류의 책은 아니지만
게임이론에 관심이 많거나
아니면..신문 등에서 '무임승차' '치킨게임' 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무슨 뜻인지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사람이라면
관련책들을 알아가는 첫 발검으로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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