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 조절법 -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송남용 지음 / 전나무숲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오랜만에 줄치며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 책을 만났다.

 

책에 대한 소개를 하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만 하자면,
나는 이제 결혼 3년차로 접어든 맞벌이 주말 부부다.
남들보다 연애를 오래 하지 않아서였는지
아니면, 잠깐씩 만나는 것이 아쉬워서였는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결혼을 했으니
신혼 초의 불붙는 싸움은
그 어느 부부보다 심했다-_-
일명 길들이기, 주도권쥐기의 싸움이라해야 했을까??

 

그러다가, 나랑 같이 살아야 하는 반쪽이
안쓰럽고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쯤 반쪽이 쫌 많이 아팠다-_-;)
내가 보살피고, 아껴야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왠만한 건 반쪽의 뜻대로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내가 다 하자..라는 마음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이 든 것이
결혼한 지 6개월이 되어갈 무렵이었고
신혼 초-서로에게 맞춰가기..가 끝났기 때문에
우리 부부 사이의 싸움은 잦아드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곤했다.

 

그렇게 또 2~3년을 살아오면서
최근 우리 부부의 싸움(?) 형태를 살펴보면
반쪽에게 섭섭한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뽀로통한 표정을 짓기 일쑤였고
그러면.. 반쪽은 내 뽀로통한 표정과 기운을 느껴내고는
내 주변을 맴돌면서.. 내가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혼자 알아내려 애를 쓰곤 했다.


그러나, 30여년을 서로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사람들이
서로의 감정과 그 감정의 원인을 찾아내는 게 어디 쉬운가..
그것도, 남자-여자로 성별이 다른 사람끼리 말이다.


결국.. 반쪽은 '도대체 왜 그러냐고' 화를 내게 되고
나는 그냥 혼자 속이 상해서 눈물을 글썽이는 것이 우리 싸움의 형태였다.


반쪽에게 크게 화가 났다기보다,
그런 상황에서 섭섭해하는 내 자신이 속상하고 안쓰럽고..
그런 것이 내가 눈물을 글썽이는 이유였기 때문에
반쪽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이상한 시츄에이션이 반복되고..
여튼, 나에게(?) 또는 우리 부부(?)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심히 고민을 하던 차였다.

 

나는 문제의 원인은, 반쪽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이 분노를 잘 제어하지 못하는 성격이기 때문이야...라고 말이다.

 

최근 분노와 우울증에 관한 책을 여럿 읽게 된 이유도
반쪽을, 또는 내 자신을 변화시키고 나아지게 하고자 하는 뜻이 숨어 있었다.

 

그러다가,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난 것이다!!!

책은, 전나무숲이라는 생소한 출판사에서
종교적인 색채가 묻어있을 법한, 송남용 목사님이라는... 분이 지으셨다는
"화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내 감정 조절법]"이라는 책이다.

 

책의 겉표지는 조금 촌스러운 듯도 하고
책 표지나 제목만으로는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책이라는 게
조금 아쉽다 (사실 별 내용없이도 표지나 제목 때문에 독자의 시선을 확 잡아끄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아휴..)

 

책에서는
분노를 표출, 관리하는 방식으로 30가지 항목이 나열되어 나온다.


습관적으로 화를 낸다. 화가 나면 벽이나 책상을 내리친다. 고함을 지른다.
화가 나면 상대방을 비난한다. 화내느라 정작 문제해결을 하지 못한다.
화가 나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다. 화난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는다.
화를 내지 못한 자신에게 화가 난다. 술이나 과식, 쇼핑으로 화를 푼다. 분노를 약자에게 표출한다.
화가 나면 빈정거리는 태도를 취한다. 한숨을 쉬는 것으로 자신이 화가 났음을 표시한다.
화가 나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지 않음으로써 화를 푼다. 화가 나면 말을 하지 않는다.
등등.. 30여가지의 항목을 주욱~ 읽으며


자신에게 해당되는 것들을 조용히 생각하게 되는데..
나의 경우, 아니 우리 부부의 경우,
앞부분은 반쪽의 화내는 방식을 떠오르게 했고
뒷부분으로 갈 수록, 내가 취하고 있는 태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났다.

나는 화를 잘 내지 않는 것인데...라고 생각했는데
분노를 또 다른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일 뿐, 화를 내지 않았던 것은 아닌것이다.

 

저자는, 앞의 나열된 항목 중 앞부분 10가지에 해당되는 사람을
공격적 분노 표출형이라 명명하고 있다.
일명, 뒤끝이 없다..고 생각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형태의 사람들인 셈이다.
중간부분 10가지에 해당되는 사람은
화가났을 때 '꽁~'하고 있는 수동형 분노 표출형이라 언급하고 있다.
뒤의 10가지에 해당되는 사람은, 앞의 2가지 형태가 섞인
수동형 공격형 분노 표출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 3가지 형태가 모두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자기표현형 분노 표출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책에는..
우리가 왜 공격형, 또는 수동형 분노 표출형이 되었을지에 대해
점검해주는 부분이 나온다.
(나에게 대입해보면.. 상당부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많았다. 꼭 한번 읽어보시라..)

 

또한, 어떤 식으로 '자기 표현형 분노 표출형'으로 우리를 개선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다양한 상담 사례를 들어가면서
EEM - exploration (탐색하기), Evaluation (평가하기), Modification (수정하기)
의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우리 부부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또 입히던 최근 싸움(?)들을 떠올려가면서
EEM을 적용하다보니,
내가 내 감정을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의 서론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저술했는지에 대해
저자의 짧은 이야기가 나오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역시 많은 고민을 한 후에 지은 책이라 이렇게 값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은근히.. 반쪽이 읽도록 해야겠구만..하는 생각으로 짚어들었는데
책을 읽다가 완전히 자아반성의 시간을 가지고 말았다.

 

책의 뒷부분에는..
화의 악순환을 끊어버리라는 주제로
여러가지 조언들이 나온다.
특히, 변화를 위해서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200% 공감한다.
나를 변화시켜서, 
행복한 결혼생활과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본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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